공유

제1265화

“임신 준비 검사요.”

간호사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본인이 엄청 임신을 원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현재 빈혈기도 심하고 거기다 염증 수치도 높아서 임신이 어려운 상태거든요.”

강성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간호사 말이 맞는다면 윤티파니 팔목에 있는 묶인 흔적은 학대로 보기 충분했다. 그런데 임신을 원하다니…

강성연은 어쩐지 이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그녀가 깊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몇 년 전 그녀의 모습이 생각났다.

당시 윤티파니는 거만하고 제멋대로 날뛰는 티몬 그룹의 철없는 아가씨였다. 모두가 그녀를 사랑해 줬고 떠받들었기에 두려울 것 없이 귀하게 자란 부잣집 아가씨가 바로 그녀였다.

하지만 너무 사랑만 받았던 탓일까, 그녀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졌고 세상에 본인만 잘난 것처럼 행동했다. 그렇게 어리석었기에 손쉽게 강미현의 손에서 놀아났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윤티파니가 지금 이런 꼴이 된 건 결국 그녀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까.

강성연은 복도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윤티파니도 결국은 다혈질적인 불쌍한 사람에 불과하지 않았다.

“성연아.”

김아린이 그녀한테 다가왔다.

“전화받으러 어디까지 간 거야? 한참 찾았잖아.”

강성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는 얼굴을 봐서 말이야.”

“아는 얼굴 누구?”

강성연이 시선을 떨구며 답했다.

“티몬 그룹의 아가씨.”

김아린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한지욱과 혼담 깨진 그 부잣집 아가씨?”

그녀가 팔짱을 꼈다.

“너 그 여자랑 친해?”

강성연이 웃었다.

“친하다고 할 수도 있지. 그런데 그쪽은 아마 나랑 친해지고 싶지 않아할걸?”

*

V 아파트.

윤티파니는 티비도 켜지 않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어스름한 불빛만이 그녀를 감싸고 있어 그녀가 현재 어떤 표정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의 손이 저도 모르게 덜덜 떨려났다.

현관에 들어선 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