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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기분이 좋아진 소현식은 당연히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그녀의 술을 와인으로 바꿔주었다.

“술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원하는 걸로 마셔요.”

한지욱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하지만 그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회장님께서 제가 데리고 온 여자가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한 대표가 여자 보는 눈이 있네요. 확실히 마음에 듭니다.”

소현식이 소파 등받이에 팔을 걸치며 히쭉거렸다.

“내 마음에는 쏙 드는데 우리 한 대표가 이 계집을 나한테 줄 의향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술을 따르던 한지욱이 그대로 멈췄다. 그가 술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녀가 정말로 회장님 눈에 들었나 봅니다.”

“그게 말입니다. 이 계집은 보면 볼수록 분위기가 남달라요.”

소현식이 윤티파니의 몸을 훑어보며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지금껏 다른 업소에서 보아왔던 아가씨들하고는 느낌부터가 달라요. 언뜻 보면 단정해보기기도 하고요. 한 대표가 데리고 온 여자만 아니었으면 어디 부잣집 아가씨라고 해도 믿겠어요. 한 대표는 어디서 이렇게 괜찮은 아가씨를 구한 거예요.”

와인 잔을 들고 있던 윤티파니의 손에 힘이 실렸다. 한지욱이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미간에 주름이 짙어졌다.

“회장님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그가 손에 들린 술잔을 쭉 비워냈다. 그때 소현식이 업소 아가씨 두 명을 불러들이더니 한지욱의 양옆에 앉혔다.

“오늘 밤 너희들이 한 대표를 잘 모셔야 한다.”

“네, 회장님.”

두 여자가 선뜻 알겠다고 답했다.

술자리가 무르익는 동안 두 여자는 적극적으로 한지욱한테 치근덕거리며 술을 권했다. 한지욱은 줄곧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술을 마셨고 간간이 곁에 있는 여자들한테 대꾸도 해줬다.

소현식은 마치 귀한 보물이라도 얻은 듯이 윤티파니를 끌어안은 채 웃고 떠들어댔다. 윤티파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잔에 술을 따르기만 했다. 그러다 소현식이 그녀와 눈을 마주쳐오면 마지못해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때 한지욱이 쾅 하고 술잔을 내려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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