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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그가 그녀한테서 시선을 거두고 시동을 걸었다.

V 아파트로 돌아온 뒤 윤티파니는 곧장 샤워하러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침대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던 한지욱이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껐다.

“내일 집에 다녀와도 좋아요.”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한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윤티파니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뻣뻣하게 그의 품에 안겨 그의 키스를 받아낼 뿐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동요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는 그녀를 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한껏 취하며 구석구석 키스를 퍼부었다. 방안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시리기만 했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그의 눈에 담긴 안쓰러움을 보지 못했고, 그는 그녀의 눈에 가득 실린 증오를 보아 내지 못했다.

이튿날, 윤 씨 저택.

약속대로 한지욱은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었다. 윤티파니가 막 차에서 내리자 강현숙이 빠르게 달려 나왔다.

“딸!”

그녀가 윤티파니를 꼭 끌어안았다. 너무나 후회스럽고 가슴이 아파 목이 메어왔다.

“엄마가 잘못했어.”

그녀는 윤티파니를 놓아준 후 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왜 이렇게 야위었어. 잘 못 지냈던 거야?”

말을 마친 그녀가 차에서 내린 한지욱을 보고 인상을 썼다.

순간 윤티파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가 잠긴 목소리로 겨우 말을 꺼냈다.

“엄마 저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강현숙은 딸이 억지로 웃는 모습에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자신의 딸이 잘 못 지내고 있다는 걸 충분히 눈치챌 수 있었다.

“집에 왔으면 여기 서있지만 말고…”

그녀가 윤티파니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윤티파니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꿈쩍하지 않고 한지욱만 바라보았다.

강현숙은 자신의 딸이 자기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한지욱의 눈치를 보자 순간 울컥하여 소리쳤다.

“내 딸을 무사히 집까지 데려다줘서 고맙네. 그런데 설마 가족 간의 만남도 간섭하려는 건 아니지?”

한지욱이 웃었다.

“그럴 리가요.”

그가 윤티파니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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