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241 - 챕터 1250

2771 챕터

제1241화

“네.”안예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맞은편 자리에 앉았고 양진우는 그녀를 훑어보면서 웃었다.“이율 씨는 생각보다 단정하게 생기셨네요. 전 또...”“또 뭐요?”양진우는 웃었다.“이율 씨 어머니께서 묘사하신 모습이랑은 많이 달라서요.”안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양진우는 뭔가 떠올랐는지 메뉴판을 들고 말했다.“드시고 싶은 거 있나 한 번 보세요.”안예지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웃으며 말했다.“죄송해요. 전 이미 먹었어요. 만나 보고 싶다고 하셔서 나온 겁니다.”“그래요. 그러면 뭐 마실래요?”양진우가 적극적으로 나와 안예지는 커피 한 잔을 시켰다.그는 식사하면서 일에 관해 물었다. 안예지도 soul 주얼리에서 일하기 때문에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일에 관해 말하던 양진우는 안예지가 마음에 든 듯했다.“이율 씨는 업무에 굉장히 진심이시군요. 결혼한 뒤에는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결혼한 뒤?안예지의 속눈썹이 떨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아무 생각 없는데요.”양진우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결혼한 뒤 계획이 없으신가요? 이율 씨는 결혼한 뒤에 계속 일하실 셈이신가요?”“결혼했는데 왜 일을 못하죠?”안예지는 의아했고 양진우는 당황했다.“일과 가정을 둘 다 돌보는 건 여자들에게 어려운 일 아닌가요? 그리고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여자들은 아이를 돌봐야죠.”안예지는 흠칫했다. 그녀는 여전히 의아했다.“여자가 결혼을 하면 반드시 일을 포기해야 하나요?”양진우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 그는 조금 전보다 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율 씨, 결혼한 뒤에 아이가 생겨도 일을 선택하겠다는 뜻인가요?”그는 그녀의 생각이 우습다고 생각했다.“전 엔지니어링 일을 하고 있어요. 월급은 2000만 원이라 제 가족은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어요. 그리고 전 제 아내의 수입이 얼만지 신경 안 써요. 그저 제 아내가 자신의 역할에 전념하기를 바랄 뿐이에요.”안예지는 그를 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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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양진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안예지는 순간 몸이 경직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양진우는 웃었다.“감정은 저희가 키우면 되는 거고. 저한테는 이율 씨처럼 단정하고 현숙한 아내가 필요해요.”안예지는 손을 빼냈다.“죄송해요. 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양진우는 그 말을 듣더니 안색이 달라지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좋아하는 남자일 뿐이잖아요.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둘이 사귀어요? 아니면 결혼을 했나요? 이율 씨 부모님이 알게 되더라도 두 사람을 허락할까요?”안예지는 깜짝 놀랐다. 힘을 썼으나 손을 빼낼 수 없었다. 그녀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양진우 씨, 이 손 놓으세요.”“이율 씨, 전 이율 씨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첫눈에 봤을 때부터 이미 이율 씨를 좋아하게 됐어요.”양진우는 그녀의 손을 끌어와 입을 맞췄다. 안예지는 순간 소름이 돋으면서 역겨워 그의 손을 힘껏 쳐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양진우 씨, 자중하세요!”레스토랑의 다른 손님들이 그들에게로 시선을 던졌다. 양진우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렸다.“왜요? 제가 마음에 안 들어요?”“이율 씨, 얼굴 좀 예쁘다고 잘난 척하는 건 그만하는 게 좋을 거예요. 이율 씨 그 얼굴이 아니었다면 매달 몇 백만 원밖에 못 버는데 어떤 남자가 이율 씨를 마음에 들어 하겠어요? 아니면 부잣집 도련님이랑 결혼하려는 헛된 망상을 품은 건 아니죠?”“여자들은 하나같이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죠. 예쁘게 생긴 여자들은 더해요. 능력도 없으면서 고가의 예물을 바라죠. 고가의 예물을 받았으면서 가정주부는 하고 싶지 않고, 우리 남자들이 집에서 부처처럼 받들어 줘야 해요?”그의 말은 갈수록 더 듣기 거북해졌다. 주위에서 수군대는 소리도 점점 더 커졌다.안예지는 주먹을 쥐었다. 그가 모욕하는 사람이 안예지는 아니었지만 그녀는 이율 대신 이 자리에 나온 것이었기에 이율의 입장을 생각해 봤을 때 분통이 터졌다.안예지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컵을 들어 그의 얼굴에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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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안예지는 잠깐 뜸을 들였다. 내려뜨려진 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몰라요. 난 우리가 무슨 사이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의범 씨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잖아요. 난 감정에 있어서 경험이 없어요. 하지만 남녀가 키스를 하는 건 사귀는 사이일 때 하는 친밀한 행위라는 건 알아요. 그런데 우리는 아니잖아요. 어쩌면 난 의범 씨에게 아무것도 아니겠죠.”구의범은 화가 나서 헛웃음이 났다. 그는 안예지의 앞에 꼿꼿하게 섰다.“내가 예지 씨를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아닌가요?”안예지는 눈시울이 빨갰다. 억울한 토끼 같았다.“당연하죠.”구의범은 벽을 짚으며 그녀에게로 몸을 기울였다.“내가 예지 씨를 가지고 놀 생각이었다면 예지 씨랑 키스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냥 잤겠죠.”안예지는 겁을 먹은 건지 꼼짝하지 못했다. 그녀는 멍하니 구의범을 바라볼 뿐이었다. 구의범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거 알아요? 남자들은 여자를 가지고 놀 생각이라면 마음을 너무 많이 쓰지 않아요. 그저 욕망을 풀려고 할 뿐이죠. 남자들은 욕망과 감정을 분리할 수 있어요. 내가 남자들을 너무 좋게 생각하지 말라고 한 적 있죠. 특히 저 같은 남자 말이에요.”구의범은 손을 거두어들인 뒤 몸을 돌렸다.“예지 씨 아버지는 예지 씨를 잘 보호해 줬어요. 밖의 화려한 세상을 본 적이 없고 각양각색의 인간들이 가면을 쓰고 스스로를 감춘다는 걸 모르죠. 예지 씨는 날 믿는다고 했지만 날 알지는 못해요.”“난 예지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내 명성이 얼마나 나쁜지 예지 씨도 들어봤을 거예요. 난 내 아버지가 여러 여자들이랑 만나면서 외도한 영향을 받아서 17살 때부터 밤 생활을 시작했어요. 여자를 옷 바꾸듯 바꿨죠. 저희 할아버지가 절 훈련 캠프에 보내서 훈련을 받게 한 뒤에야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내가 여자들의 감정을 가지고 놀았던 건 사실이에요.”그는 고개를 돌려 놀란 표정의 안예지를 바라봤다.“난 한성연 씨에게 된통 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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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안예지가 대답하지 않자 구의범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데이트하기 싫어?”“그건 아니고...”‘먼저 말놨으니 나도 편하게 해도 되겠지? 데이트면 사귀는 거니까…?’안예지는 몇 초간 당황하더니 작게 물었다.“우리 지금부터 연인인 거야?”안예지의 어깨를 끌어안고 있던 구의범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안예지를 더욱 가까이 끌어당겼다.“누가 봐도 그렇지 않나? 그런 질문을 하다니, 바보 같네.”구의범을 바라보는 안예지의 눈동자에 웃음기가 가득했다.다음 날, soul 주얼리.“안예지 씨, 어제 일 정말 고마워요. 저희 엄마가 그러던데 소개팅 상대가 엄마한테 연락해서 앞으로 저 안 만나겠다고 했대요. 그리고 저희 엄마에게 사과를 해서 엄마가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요.”이율은 아침 일찍 안예지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했고 안예지는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에요. 저야말로 이율 씨에게 고마워요.”이율 대신 소개팅을 나가지 않았더라면 구의범을 마주치지 못했을 것이다.“저한테 고맙다고요?”이율은 난처했다.“뭐가 고마운데요?”안예지는 시선을 내려뜨렸다. 어제부터 그녀는 기분이 달라졌다. 안예지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본 이율은 안예지를 지긋이 바라봤다.“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걸 보니 설마 연애하는 거예요?”연애라는 말에 안예지의 볼이 빨개졌다. 그녀는 점점 더 감추지 못했고 이율은 깜짝 놀랐다.“진짜예요?”안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율은 더욱더 궁금해져서 바짝 다가가 물었다.“누구예요?”안예지는 시선을 내려뜨렸다.“이율 씨도 아는 사람이에요.”이율은 잠깐 당황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설마 구의범 씨예요?”안예지의 표정을 본 이율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정말 그 사람이에요?”안예지는 웃으며 말했다.“그 사람 아니면 누구겠어요?”“대체 그 사람 어디가 좋은 거예요? 걱정되지 않아요? 그 사람...”이율은 말을 이어가지 않았지만 안예지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고 있었다. 안예지는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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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안예지는 입을 꾹 다물었다.안지성은 그녀가 들고 있던 간식을 보고 미간을 구겼다.“예지야, 아까 그 사람... 구씨 집안의 둘째 아들이니?”안예지는 순간 심장이 철렁하며 긴장했다. 하지만 감히 숨길 수 없었다.“네. 미안해요, 아빠. 아빠한테 비밀로 해서는 안 됐는데.”“언제부터야?”“어제부터요...”“아빠는 언제부터 쟤랑 알게 됐는지 물어본 거야.”안지성은 미간을 잔뜩 구겼다.“거의 한 달 됐어요.”안예지는 계속해 말을 이어갔다.“아빠, 예전에 제 연애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하셨잖아요. 전 구의범 씨 아주 좋아해요.”안지성은 심호흡하더니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아빠는 네 연애에 간섭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것도 상대를 봐야지. 예지야, 구의범은 너한테 어울리지 않아.”“아빠, 저도 구의범 씨가 예전에 명성이 좋지 않았단 걸 알아요. 하지만 전 그의 과거는 신경 쓰지 않아요.”안예지는 처음으로 아버지의 말에 반박했다.안지성은 딸이 정말로 구의범을 좋아하는 것 같자 안색이 흐려졌다.“예지야, 넌 너무 단순해. 구의범 같은 남자는 네가 컨트롤할 수 없어. 아빠는 네 앞날을 위해 그러는 거야.”안예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전 모르겠어요. 예전에 행실이 바르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그의 인성을 단정하는 건가요?”“예지야...”“아빠, 저 이제 성인이에요.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저도 구분할 수 있어요. 의범 씨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에요.”안예지는 안지성의 손을 잡았다.“아빠, 저희한테 증명할 시간을 좀 주세요. 전 그를 믿어요.”안지성은 겉으로는 별말 안 했지만 속으로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구의범이 예전에 어땠는지, 그의 과거에 관한 소문은 지금도 충분히 알아낼 수 있었다.구의범이 검찰청으로 들어가게 된 건 오로지 그의 능력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안지성은 감히 딸의 행복을 걸 수 없었다. 게다가 그의 딸은 식물인간이 되었던 사이 남자와 접촉해 본 적이 없었기에 감언이설에 쉽게 속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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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화

반지훈은 그릇에 국물을 담으며 피식 웃었다."네가 음식을 만드는 건 바라지도 않아. 넌 돈을 벌어서 나를 먹여 살려야 하니까."강성연은 그릇을 받아 들며 활짝 웃었다"지훈 씨를 먹여 살리려면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야겠는데요."반지훈이 마침 말하려고 할 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은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야?"휴대전화 건너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반지훈은 짧게 대답하며 말했다."저녁에 갈게."통화가 끝난 후, 강성연이 반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반지훈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나 저녁에 밥 먹으러 나가야 해. 당신 동창도 있다고 하던데?"강성연은 반지훈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제 동창이라면 당신 사촌 동생이기도 하잖아요."반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이젠 당신 시동생이기도 하지."어둠이 내려앉고 등불이 켜졌다. 호텔 레스토랑의 VIP 룸에는 업계에서 상당히 유명한 사람들이 잔뜩 모였다. 진씨 집안에서 상업 확장을 위해 만든 자리이니 대부분 사람이 다 참석했다. 반지훈뿐만 아니라 안지성도 물론 참석했다.반지훈과 진여훈은 사촌이었다. 두 사람의 사이에 대해 몰랐던 다른 사람은 그저 그가 진씨 집안의 체면을 차려 주기 위해 왔다고 생각했다. 그는 몇몇 사람과 술잔을 기울이기는 했지만 한 입도 마시지 않았다.이때 안지성이 그의 딸 안예지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안예지는 자신이 왜 이곳으로 와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들어온 다음에야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자식을 데리고 왔다는 것을 발견했다.안지성은 반지훈을 향해 걸어갔고 반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끄덕였다."아저씨, 오셨어요.""그래. 이번에는 예지도 데리고 왔어. 조만간 이 바닥 일에 익숙해져야 하니 말이야."안지성이 웃으며 말했다.안예지는 살짝 머리를 끄덕이며 인사치레 말을 했다. 이때 한 사람이 안지성을 불렀고 그는 안예지에게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라고 당부하고는 멀어져갔다.아는 사람이 없었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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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그래요? 만나서 반가워요."안지성은 술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진여훈도 따라 술잔을 들어 올리며 답했다."만나서 반가워요, 안 회장님. 페르시아만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된 후 줄곧 만나 뵙고 싶었어요."안지성은 흠칫하며 미소를 지었다."페르시아만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많은 사람의 도움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진여훈이 와인을 마시고는 말했다."너무 겸손하시네요.""그나저나 제 딸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이신가요?"안지성은 진여훈과 안예지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진여훈은 잠깐 고민하다가 되물었다."이분이 회장님의 따님이셨어요?""네, 보통은 이런 자리에 데리고 오지 않는데 오늘은 경험 해보라고 같이 왔어요.""그러셨구나..."진여훈은 느긋하게 말했다."저희는 얼마 전 연회에서 만난 적 있어요."안지성과 진여훈의 대화를 들으며 안예지는 머리를 숙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예민한 편인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일부러 부잣집 도련님과의 인맥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는 것을 눈치챘다. 안지성은 여전히 구의범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지 못한 모양이다.반지훈은 천천히 술을 마시며 그들을 바라봤다. 이때 강성연에게서 집에서 야식과 함께 기다리고 있을 테니 술을 적게 마시라는 문자가 왔다. 그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아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그는 사업이고 나발이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대표님."안예지는 반지훈의 앞으로 와서 조심스럽게 말했다."잠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나요?"반지훈은 안예지와 함께 복도로 나갔다. 그는 안예지가 자신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무슨 일이죠?"안예지는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제 아버지와 사이가 꽤 좋으시죠. 혹시 아버지가 구의범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도록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반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역시 안지성이 안예지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 이유를 알고 있었다."제가 무슨 수로 설득해요.""대... 대표님 말씀이라면 그래도 듣지 않을까 해서요."안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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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화

"어쩐지 안 회장님이 따님을 데리고 왔다 했어요. 두 사람이 이런 사이인 줄은 또 몰랐네요."안지성은 작은 목소리로 수군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안예지가 진여훈 같은 훌륭한 사람들이랑 더 많이 만나기를 바랐다.저녁 9시, 반지훈은 먼저 블루 오션으로 돌아왔다. 강성연은 그가 이렇게 빨리 돌아온 것을 보고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왜 벌써 왔어요?"반지훈은 넥타이를 풀고 외투를 벗으며 말했다."만날 사람도 없고, 당신도 보고 싶어서 먼저 왔지."강성연은 피식 웃으며 반지훈의 외투를 받아서 들었다."왜요? 그 흔한 미인도 없던가요?"반지훈은 백허그를 하면서 피식 웃었다."네가 아닌 다른 여자는 내 눈에 남자랑 다를 바 없어."강성연은 몸을 돌려 그의 입술을 톡 치며 말했다."말은 참 듣기 좋게 하네요."반지훈은 옷소매를 거둬 올리며 말했다."참, 나 오늘 안예지 씨 만났어."강성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안예지 씨도 그곳에 있었어요?"반지훈은 소파로 가서 앉더니 미간을 누르며 말했다."안 회장이 데리고 왔어. 아무래도 진여훈이랑 만나게 하려는 모양이야."강성연은 순간 멈칫했다.'진여훈이랑 만나게 하려는 모양이라고?'강성연은 또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안 회장님은 예지 씨랑 의범 씨가 어떤 사이인지 모르세요...?""알지. 그래서 안예지 씨가 안 회장이 구의범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 묻더라고."강성연은 반지훈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지훈이 이어서 말했다."어찌 됐든 이건 두 사람 일이니까 내가 개입하기 좀 그래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어."강성연은 침묵에 빠졌다.반지훈의 대답은 틀리지 않았다. 안지성이 구의범에게 편견이 생긴 이유는 예전의 안 좋은 소문들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는 자식이라고는 안예지 한 명밖에 없었고 걱정되는 마음에 구의범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안예지는 대학 시절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약 10년 동안이나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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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입에서 구의범의 칭찬을 들은 안예지는 머리를 들며 물었다.“대표님도 의범 씨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내가 훈련 캠프에 보름 정도 있은 적 있거든요. 그때의 의범 씨는 엄청 활발했어요.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주 어른이 다 됐죠."강성연은 그릇 안의 국물을 저으며 말했다.안예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저... 저는 예전의 일에 대해 잘 몰라요. 그리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요.""예지 씨는 의범 씨 어디가 좋아요?"구의범은 강성연과 똑같은 질문을 세 번이나 한 적 있었다. 안예지는 시선을 떨구며 말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좋아요."병원에서 남을 도와주는 모습을 봐서인지, 카페에서 얼굴도 모르는 자신의 커피값을 대신 내줘서인지, 아니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도움을 받아서인지... 안예지도 말하기 어려웠다.강성연은 턱을 괴고 말했다."두 사람이 진짜 만나기로 결심했다면 회장님도 어찌하지 못할 거예요. 두 사람의 진짜 위기는 회장님의 허락을 얻는 게 아닐까요? 같이 손잡고 노력한다면 무조건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안예지는 시선을 떨구며 미소를 지었다."반 대표님한테 들으셨어요?""사실 지훈 씨 할아버지도 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훈 씨는 포기하지 않았죠. 우리는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많은 일을 겪었어요. 생사가 걸린 문제도 있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강성연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안예지는 약간 멈칫하다가 금세 강성연의 말뜻을 이해했는지 미소를 지었다."알겠어요. 저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같은 시각, 검찰원.구의범은 동료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안지성이 밖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는 함께 있던 사람과 몇 마디 주고받더니 안지성을 향해 걸어갔다."회장님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안지성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연히 자네를 찾아왔지."안지성이 무슨 얘기를 할지 대충 예상 갔던 구의범은 머리를 끄덕였다."예지 씨때문에 오셨어요?""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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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얼마 후 구의범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안예지는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구의범의 말을 들은 안예지는 표정이 확 변했다.병원.안예지는 후다닥 병실까지 달려갔다. 병실 안에는 구의범뿐만 아니라 중년 남자, 즉 그의 아버지인 구세호도 있었다.구의범은 왼발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깁스한 왼발 빼고 크게 문제없어 보였다. 그는 침대에 기대 안예지를 바라보고 있었다.구세호가 물었다."이쪽은..."구의범이 덤덤하게 답했다."친구예요.""그래. 편히 쉬고 있어."구세호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안예지는 시선을 떨군 채로 침대 곁으로 다가가 구의범을 바라봤다."괜찮아?""응. 살짝 스쳤을 뿐이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구의범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안예지는 머리를 숙인 채 입술을 깨물었다."미안해. 문자에 답장이 없길래 전화했을 뿐인데... 나 때문에 사고를 당할 줄은 몰랐어.""아니야. 네 잘못 아니야."구의범은 이불을 허리까지 끌어올리더니 베개에 기댔다."예지야,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안예지는 잠깐 멈칫하다가 머리를 끄덕였다.구의범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너는 내가 얼마나 좋아?"구의범은 아직도 안지성이 했던 말을 잊지 못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어서 이렇게 물었다.안예지는 멈칫하며 그의 질문을 되새겼다. 그리고 강성연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심호흡했다."영원히 함께 있고 싶을 정도로 좋아."구의범은 안예지를 바라봤다. 그녀는 시선을 떨구고 있었지만 미소를 숨길 수가 없어 보였다."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좋아."구의범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모든 사람이 우리를 부정해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안예지는 주저 없이 대답하려다 말고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내... 내 아버지는 너한테 약간의 편견이 있을 뿐이야. 내가 꼭 설득할게."구의범은 마른 세수를 하며 피식 웃었다."너 너무 바보 같은 거 아니야? 더 좋은 사람이 있었을 텐데 왜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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