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231 - 챕터 1240

2771 챕터

제1231화

“유혜선은 죽었어요.”한지욱은 거리를 좁히며 복잡한 얼굴로 말했다.“앞으로 당신은 유혜선 대신 제 옆에 있어요. 어때요?”윤티파니는 어깨를 움찔 떨더니 눈물을 흘렸다.“전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저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당신은 아무 짓도 안 했지만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우리가 같이 묶여 있다는 거죠.”한지욱은 윤티파니의 목을 움켜쥐고 그녀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두 눈이 벌겠다.“당신이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당신이 없었다면 저랑 혜선이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랬다면 혜선이도 결말로 죽음을 택하지는 않았을 거예요.”윤티파니의 눈꼬리에서 눈물 한 방울이 툭 흐르자 한지욱은 그녀를 밀어내고 돌아서서 그녀를 보지 않으려 했다.“일이 이 지경이 돼버렸으니 이미 틀린 바에 끝까지 틀려야죠. 윤티파니 씨, 이 사진들이 당신 부모 손에 들어가지 않길 바란다면 얌전히 제 곁에 있어요. 우리 아이의 목숨 빚을 갚을 때까지 말이에요.”한지욱이 떠났고 문이 닫혔다. 윤티파니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분명 실내에 있는데도 얼음창고에 갇힌 것처럼 뼈가 시릴 정도의 한기가 느껴졌다.*사무실 문을 두드린 안예지는 허락이 떨어지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날 찾았어요?”강성연은 책장 앞에 서서 책을 펼쳐보고 있었다. 몸을 돌려 안예지를 본 그녀는 책을 다시 책장 안에 꽂아 넣더니 웃으며 물었다.“주말에 같이 캠핑 갈래요?”안예지는 당황했다.“캠핑이요? 회사에서 주최하는 워크숍인가요?”“당연히 아니죠.”강성연은 제자리로 돌아갔다.“내가 기획하는 거예요. 인원은 얼마 되지 않을 거예요. 아영이 다음 달이 출산 예정일이거든요. 아영이 출산하기 전에 같이 캠핑 가서 조금 쉬려고요. 예지 씨는 아영이랑 사이가 좋잖아요. 그러니까 같이 가요.”안예지는 웃었다.“그래요. 꼭 갈게요.”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안예지가 나간 뒤 김아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같은 시각, 혜안 아파트.김아린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달래서 재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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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김아린은 옆에 서서 구천광이 그와 통화를 마치는 걸 보다가 물었다.“동의했어?”구천광은 휴대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은 뒤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동의하긴 했는데 그날 우리가 걔랑 다른 사람을 이어주려는 걸 알게 된다면 아마 화를 낼 거야.”김아린은 그의 옷깃을 정리해 줬다.“성연이가 말했어. 두 사람 잘 될 확률이 팔구십 퍼센트라고.”“그렇게 확신한대?”구천광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그 여자가 누군지 궁금한 듯했다. 고개를 든 김아린은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캠핑 당일, 강성연과 반지훈은 두 아이를 데리고 먼저 도시 외각에 도착했다. 그곳은 산과 호수가 있고 경치가 아름다워 캠핑하기에 적당했다.호수는 깊이가 아주 얕았고 물도 맑아서 호숫가에 서 있으면 호수 바닥에 깔린 자갈과 수초가 보일 정도였다.“아빠, 엄마, 여기 올챙이가 엄청 많아요!”호숫가에 쭈그리고 앉은 강유이는 물속의 올챙이 떼가 깜짝 놀라 바위 틈으로 숨는 걸 보면서 즐거운 듯 활짝 웃었다.강해신은 불만스레 말했다.“올챙이가 뭐 볼 게 있다고. 걔네도 크면 못생긴 개구리가 될 텐데 말이야.”강성연과 반지훈은 텐트를 치고 있었는데 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바라봤다.“너희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그 옷 아주 비싼 거야.”반지훈은 시선을 들어 강성연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웃었다.“옷이 중요해? 아니면 아이들이 중요해?”강성연은 생각지도 않고 대답했다.“옷이죠.”게다가 호수는 몹시 얕아 두 사람의 무릎에도 오지 않았으니 물에 빠져 익사할 리도 없었다.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러면 아이들이 중요해? 아니면 내가 중요해?”강성연이 대답했다.“아이들이죠.”“...”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다가갔다.“아이도 중요하지만 남편은 하나뿐인걸요.”그녀의 대답에 반지훈은 그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바비큐 그릴도 준비되었다. 그들이 반쯤 해놓았을 때 육예찬 일행은 그제야 도착했다. 바비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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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김아린은 두 아이에게 구의범을 소개했다.“이 아저씨는 구천광 아저씨 사촌 동생이야.”“그렇군요.”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예의 바르게 말했다.“안녕하세요, 아저씨.”구의범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두 아이가 강성연과 반지훈의 아이일 것이라 생각했다. 확실히 닮은 구석이 있었다.김아린은 구천광을 바라봤다.“그러면 난 가서 도와주고 올게.”구천광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김아린은 두 아이를 데리고 캠핑장 쪽으로 향했다. 구의범은 텐트를 힐끔 보더니 팔짱을 둘렀다.“나 뭔가 속임수에 당한 것 같은데.”구천광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더니 구의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이미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잖아?”구의범은 혀를 차더니 다시 캠핑장 쪽을 바라봤다. 누군가를 봤는지 그는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안예지는 강성연의 옆에 쭈그리고 앉아 바비큐 그릴을 설치하고 불을 피웠다. 강성연은 안예지를 보고 말했다.“익숙해 보이네요?”안예지는 웃었다.“학교에서 캠핑을 했었거든요.”옆에 있던 송아영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맞아. 대학교 2학년 때 예지가 우리 팀 리더였어.”강성연은 시선을 들어 구천광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구천광도 때마침 고개를 돌려 구의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뭔가 눈치를 챈 건지 구의범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돌아갈 생각이라면 배웅은 안 할게.”말을 마친 뒤 그는 캠핑장 쪽으로 향했다.구의범은 웃으면서 다가갔다.“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죠.”안예지는 주변 움직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구의범의 목소리가 들리자 손놀림을 잠깐 멈추고 놀란 표정으로 육예찬과 함께 땔감을 옮기는 구의범을 바라봤다.구의범과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안예지는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옆에 있던 강성연은 뭔가를 깨닫고는 일부러 모르는 척 웃으며 말했다.“저 사람은 구씨 집안 둘째 도련님이에요. 만난 적 없죠?”안예지는 정신을 차리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웃었다.“몇 번...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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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구천광은 본인의 잔에 와인을 따랐다.“맞아. 넌 임산부잖아. 남편인 나도 널 걱정해야 하는 판인데 말이야. 안예지 씨는 다른 사람이 챙겨줄 거야.”송아영은 미간을 구겼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임산부가 뭐 어쨌단 말인가? 그녀는 단지 안예지가 어색해할 것 같아서 그녀를 곁에 앉히고 싶었던 것뿐이다.육예찬은 뭔가를 눈치챘는지 구의범과 안예지를 바라봤다. 그는 이내 곁에 있던 송아영을 끌어안았다.“맞는 말이야.”송아영은 불만스러운 듯 팔꿈치로 그의 허리를 쿡 찔렀다.강성연은 술병을 받아들고 느긋하게 술을 따랐다.“내가 챙길 거야. 안예지 씨는 지금 soul 주얼리의 유일한 디자이너니까 당연히 내가 잘 챙겨야지.”송아영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 걱정하지 않았다. 안예지는 입을 앙다물었다. 구의범 곁에 앉았는데 그녀가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안예지에게 말했다.“예지 씨, 과일주 마실래요? 나 두 병 가져왔어요.”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안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안예지는 강성연이 건네준 과일주를 받아 들었다. 복숭아 맛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캔을 따려고 해도 따지지 않았다. 안예지가 한동안 진을 빼자 구의범은 손을 뻗어 그녀를 대신해 캔을 땄다. 그 과정은 무척이나 매끄러웠다.안예지는 캔을 건네받은 순간 심장이 쿵쾅댔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구의범은 짧게 대답했다.그림 같은 경치와 고즈넉한 숲속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넘쳤다. 그들은 잔을 들었다.“건배!”“이렇게 여유로운 생활은 정말 오랜만이네요.”김아린은 말을 마친 뒤 갑자기 웃으면서 제안했다.“우리 게임할까요?”“설마 또 진실 게임하려고?”송아영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아니면 임산부인 난 놀만한 게임이 없잖아.”“진실 게임은 무슨.”김아린은 포커를 꺼냈다.“우리 조커 뽑기 하자.”송아영은 당황했다.“조커 뽑기가 뭐야?”김아린은 조커 한 장을 뽑아서 설명했다.“돌아가면서 포커를 나눠줄 건데 조커를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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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육예찬은 이를 악물고 한 손으로 팔굽혀 펴기 50개를 했다. 곧이어 게임이 몇 판이나 더 진행되었지만 육예찬이 세 번 걸리고 강성연이 두 번 걸렸다. 구천광도 한 번 걸렸는데 오직 구의범 팀만이 걸리지 않았다.김아린은 이를 악물었다.“정말 믿을 수 없어요. 구의범 씨 팀은 운이 너무 좋은데요.”구의범은 팔짱을 두르고 태연하게 말했다.“그러게요. 재미없네요.”반지훈이 포커를 나눴다. 그가 포커를 공개하자 구의범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경직됐다. 안예지가 조커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안예지는 자신이 걸릴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녀는 순간 당황했다.“미안해요. 내가...”게임에서 걸릴 줄이야.김아린은 우쭐해하던 구의범이 아까부터 내키지 않았다.“역시 하느님은 보는 눈이 있으시다니까. 아까 재미없다고 하던 사람이 누구였죠? 이젠 그런 얘기 못하겠네요?”구의범은 심호흡한 뒤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체험한 셈 치죠.”반지훈은 강성연에게 미션을 정하게 했다.“네가 해.”강성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두 사람을 바라봤다.“이번에는 2인 미션으로 하죠.”강성연은 눈을 접으며 웃었다.“과자 먹기로 해요.”구의범은 미간을 구겼다.“과자 먹기가 무슨 미션이야?”“내가 시범을 보여줄게요.”강성연은 과자를 입에 물고 반지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반지훈은 곧바로 눈치챈 건지 강성연이 물고 있는 과자를 물었다.안예지는 그 광경을 보고 완전히 넋이 나갔다. 설마 그녀와 구의범이...송아영은 얼이 빠졌다.“이런 걸 시킨다고?”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안예지를 바라봤다.“이거 예지한테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야?”김아린은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게임일 뿐인데, 뭘. 그리고 진짜 키스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입만 닿지 않으면 되잖아.”송아영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키스라는 말에 안예지는 귀까지 빨개졌고 긴장해서 손깍지를 꼈다.“그걸 제외하고 다른 미션이 또 있어요?”구의범의 말에 안예지는 흠칫 놀랐고 다른 이들도 전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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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안예지는 웃어 보였다.“그래. 기다리고 있을게.”그녀는 숲속에서 주위를 둘러봤다. 숲속에서 가끔씩 소리가 들렸다.“예지 언니, 저 다 됐어요.”강유이는 나무 뒤에서 걸어 나오며 자신의 옷을 정리했다. 안예지는 눈앞의 예쁘고 착한 여자아이를 보자 참지 못하고 아이의 뺨을 꼬집었다.강유이는 뭔가를 본 건지 손가락으로 그곳을 가리켰다.“저쪽에 들꽃이 많아요. 우리 저기로 가봐요.”강유이는 그곳으로 달려갔고 안예지는 강유이의 뒤를 따랐다.“천천히 가.”캠핑장에서 호숫가로 간 강성연은 송아영과 강해신 두 사람이 조개를 줍는 걸 보고 주위를 둘러봤다.“유이랑 예지 씨는?”“두 사람은 저기...”송아영이 바라봤을 때 그들은 없었다.“어라?”’육예찬이 다가왔다.“예지 씨랑 유이 찾아? 두 사람 숲으로 들어갔어.”강성연은 흠칫했다.“숲은 왜 갔대?”강해신이 그때 허리를 펴고 대답했다.“유이가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해서 예지 누나랑 같이 갔어요.”“화장실 가는 건데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냐? 내가 가서 찾아봐야겠어.”강성연은 말을 마친 뒤 숲으로 걸어가려는데 육예찬이 그녀를 붙잡았다.“넌 안 가도 돼. 따라간 사람이 있거든.”강성연은 의아했다. 캠핑장 쪽을 바라보니 정말 한 명이 없었다.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 그러면 걱정 안 해도 되겠네.”송아영은 머리를 긁적였다.“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육예찬은 웃는 얼굴로 송아영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안았다.“별거 아니야. 오늘 너도 노느라 좀 피곤한 것 같은데 이만 쉬러 가자.”다른 한편.주위에는 낮은 언덕이 있었고 얕은 호수는 잔디로 갈라져 있었다. 그 위에는 수수하고 청아한 노란색, 흰색의 꽃들이 푸른 수풀 속에서 활짝 피어나 유독 아름다웠다.강유이는 눈을 반짝였다.“와, 이거 다 무슨 꽃이에요? 너무 예뻐요!”안예지도 숲속에 이렇게 아름답고 선경 같은 곳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수선화야.”“수선화요?”강유이는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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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처음엔 현금을 챙기지 않고 커피숍에 갔고, 두 번째는 다른 사람 차를 박았다가 하마터면 돈을 빼앗기고 맞을 뻔했고, 세 번째는 같이 거리를 거닐다가 비가 내렸고, 네 번째는 계단에서 미끄러져 그에게 안긴 채로 돌아갔다.안예지는 더욱더 난감해졌다. 구의범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구의범은 안예지에게 손을 내밀었고 안예지는 당황하며 고개를 들어 자신을 향해 손을 뻗은 구의범을 바라보았다.구의범은 그녀를 바라봤다.“내가 캠핑장까지 안아서 데려다줬으면 좋겠어요?”안예지는 깜짝 놀랐다.“당... 당연히 아니죠.”안예지는 구의범의 팔을 잡고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났다. 순간 발목이 따끔거려 안예지는 헛숨을 들이켰다.구의범은 시선을 내려 살짝 들린 안예지의 오른발을 바라봤다.“발 삐었어요?”안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구의범은 그녀를 부축해 나무 아래 앉게 했고 그녀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오른 쪽 신발을 벗기려 했다. 안예지가 손을 뻗었다.“내가 할게요.”“예지 씨가 하는 거랑 제가 하는 거랑 차이가 있나요?”구의범은 그녀의 양말까지 벗긴 뒤 시선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어차피 벗을 건데.”안예지는 입을 다물며 속으로 당연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발을 이렇게 만진 적이 있는 남자가 없었기 때문이다.“족발처럼 부었네요.”구의범은 마사지해 줬고 안예지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이내 입을 막았다.“미안해요.”구의범은 미간을 구기더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왜 사과하는 거예요?”안예지는 시선을 내려뜨렸다.“나 때문에... 시끄러울까 봐요.”구의범은 흠칫하다가 갑자기 그녀를 보았다. 안예지는 그의 시선에 어색함을 느낀 건지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돌렸다.한참 뒤, 구의범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예지 씨는 참 이상하네요.”안예지는 당황했다.“네?”“부잣집 아가씨면서 뭘 하든 항상 조심스럽잖아요. 또 겉보기에는 소심해 보이는데 가끔은 배짱도 두둑하고요.”안예지는 잠깐 넋을 놓고 있다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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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구의범은 불더미 앞에 앉아 장작을 더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그는 바위에 기대어 있는 안예지를 보았다. 안예지는 추운 건지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구의범은 몸을 일으켜 그곳으로 걸어가 그녀의 앞에 앉았다. 손을 들어 이마를 짚어보니 뜨겁지는 않고 미열이 있는 것 같았다.자리에서 일어난 구의범은 말린 외투를 그녀에게 덮어주고는 곧이어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안예지는 살짝 당황했다. 추워서일까, 그의 품에 안기는 순간 따뜻하고 편안했다.“졸리면 눈 좀 붙여요.”그는 안예지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눌렀다.안예지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의 뜨거운 심장 박동을 느끼며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구의범은 시선을 내려 그녀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바라봤다.“무슨 꿈이요?”안예지는 온몸이 나른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허리를 끌어안더니 그의 품에 머리를 비볐다.“좋아해요...”구의범은 안예지가 흐리멍덩한 상태로 말하는 걸 듣고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잠시 뒤 구의범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내 어디가 좋아요?”안예지의 긴 호흡이 들려오자 구의범은 잠이 든 안예지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안예지는 그의 어깨에 뺨을 기댄 채로 얕은 호흡을 내뱉었다. 뜨거운 김이 그의 목 언저리를 스쳐 지났다.고개를 돌린 구의범은 안예지를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에 드리워진 머리카락을 넘겨줬고 그녀의 입술에 잠시 시선이 머물렀다.반지훈과 구천광, 그리고 육예찬 세 사람이 불빛을 따라 그들을 찾아냈다. 구천광은 뭔가를 본 건지 곧바로 두 사람을 다른 쪽으로 끌고 갔다.육예찬은 당황했다.“왜 그래요?”구천광은 조용히 하라는 듯 손짓하며 산기슭을 바라보았다.“안전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굳이 방해할 필요는 없죠. 날이 밝으면 알아서 돌아올 거예요.”“아니, 우린 두 사람을 찾으러 온 건데...”육예찬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반지훈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구천광의 말이 맞아요. 우리는 이만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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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강성연은 다가가서 송아영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지 씨 걱정은 하지 마. 구의범 씨가 예지 씨를 괴롭힐 일은 없으니까.”“성연아, 너랑 아린이 오늘 진짜 이상해.”송아영은 강성연의 손을 치우며 뭔가 떠올린 듯 말했다.“어쩐지 너희 모두 뭔가를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 것 같다.”육예찬은 작게 기침했다.“네가 바보라서 그래. 깊게 생각하지 않잖아.”송아영은 육예찬의 발을 꾹 밟았고 육예찬은 심호흡하며 아내니까 때려서는 안 된다며 참았다.반지훈은 강성연의 어깨를 끌어안았다.“됐어요. 늦었으니까 다들 쉬러 가죠. 두 사람은 내일 아침 돌아올 거예요.”반지훈과 강성연은 텐트로 돌아갔고 김아린도 구천광을 텐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송아영은 육예찬을 잡고 늘어졌다.“얼른 얘기해 줘. 어떻게 된 일이야!”육예찬은 그녀를 안았다.“일단 텐트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천천히 얘기해 줄게.”송아영은 눈살을 찌푸렸다.“나 속이지 마.”육예찬은 어이가 없었다.“안 속여.”밤이 깊어지고 먹구름 사이로 달이 슬며시 나왔다. 그렇게 곧 새벽이 되었고 불더미는 어느샌가 꺼졌다. 안예지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는 더위 때문에 눈을 떴는데 밖은 희미하게 날이 밝고 있었다.두 눈을 완전히 떴을 때 안예지는 숨이 멈출 것 같았다.두 사람은 잘 펴놓은 건초더미 위에서 잠을 잤다. 구의범은 그녀 옆에 누워 그녀를 안고 있었고 안예지는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지척에 있는 그의 얼굴에 심장이 두근댔다. 구의범을 안고 자다니, 정말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안예지는 시선을 내려뜨리더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녀는 천천히 그의 품에 기대었다. 안예지는 자신이 미친 건 아닐까 생각했다. 너무 지나치게 좋았다.“안예지 씨.”정수리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안예지는 몸이 굳었다. 그녀는 마치 현장에서 잡힌 현행범처럼 난감해 죽을 것 같았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구의범의 시선을 마주한 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미안해요.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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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또 그 문제였다.안예지는 그를 보았다.“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요?”구의범은 웃었다.“나에 대해 얼마나 알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날 좋아한다니, 내가 나쁜 사람일까 걱정되지 않아요?”안예지는 고개를 숙이며 천천히 말했다.“나쁜 사람 아닌 거 알아요.”구의범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가를 쓸었다.“왜 그렇게 확신하는 거예요? 나랑 같이 있는 게 안전한 것 같아서 그래요?”안예지는 미간을 구기며 의아해했다.“정말 단순하네요.”구의범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남자를 너무 믿는 거 아니에요? 어젯밤 남녀 둘이 있었는데 다른 남자였다면 예지 씨가 무사히 밤을 보낼 수 있었을까요?”안예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구의범 씨는 그런 남자들이랑 다르잖아요.”“그렇긴 하죠. 난 참았으니까요.”구의범은 손을 놓은 뒤 그녀를 등지고 말했다.“남자를 너무 좋게 생각하네요.”구의범은 일어서서 불더미 옆에 두었던 옷을 주워 입었다. 그는 바깥 하늘을 바라봤다.“날이 밝았으니 이만 돌아가요.”안예지는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녀를 받아줄 마음이 없었다면 왜 그녀에게 키스한 걸까?구의범과 안예지가 캠핑장으로 돌아오자 캠핑장에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봤다. 김아린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얘기했지. 무사할 거라니까.”안예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뭔가를 들킨 사람처럼 조금 찔렸다.구의범은 미간을 구겼다.“정말 우리가 죽든 살든 관심이 없네요.”구천광은 웃었다. 그는 구의범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두었다.“어젯밤에 두 사람 찾으러 갔어. 그런데 오붓해 보이길래 방해하지 않았지.”마지막 말은 구의범만 들을 수 있었다.구의범은 당황했다.강성연은 안예지 곁으로 걸어갔다.“다치지는 않았죠?”안예지는 고개를 저었다.김아린은 웃었다.“구의범 씨가 있는데 다칠 리가 없지.”강성연은 안예지의 손을 잡았다.“배고프겠네요. 얼른 아침 먹어요.”아침을 다 먹고 점심이 되자 그들은 짐을 정리하고 돌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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