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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구의범은 불더미 앞에 앉아 장작을 더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그는 바위에 기대어 있는 안예지를 보았다. 안예지는 추운 건지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구의범은 몸을 일으켜 그곳으로 걸어가 그녀의 앞에 앉았다. 손을 들어 이마를 짚어보니 뜨겁지는 않고 미열이 있는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구의범은 말린 외투를 그녀에게 덮어주고는 곧이어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안예지는 살짝 당황했다. 추워서일까, 그의 품에 안기는 순간 따뜻하고 편안했다.

“졸리면 눈 좀 붙여요.”

그는 안예지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눌렀다.

안예지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의 뜨거운 심장 박동을 느끼며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구의범은 시선을 내려 그녀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바라봤다.

“무슨 꿈이요?”

안예지는 온몸이 나른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허리를 끌어안더니 그의 품에 머리를 비볐다.

“좋아해요...”

구의범은 안예지가 흐리멍덩한 상태로 말하는 걸 듣고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잠시 뒤 구의범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어디가 좋아요?”

안예지의 긴 호흡이 들려오자 구의범은 잠이 든 안예지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안예지는 그의 어깨에 뺨을 기댄 채로 얕은 호흡을 내뱉었다. 뜨거운 김이 그의 목 언저리를 스쳐 지났다.

고개를 돌린 구의범은 안예지를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에 드리워진 머리카락을 넘겨줬고 그녀의 입술에 잠시 시선이 머물렀다.

반지훈과 구천광, 그리고 육예찬 세 사람이 불빛을 따라 그들을 찾아냈다. 구천광은 뭔가를 본 건지 곧바로 두 사람을 다른 쪽으로 끌고 갔다.

육예찬은 당황했다.

“왜 그래요?”

구천광은 조용히 하라는 듯 손짓하며 산기슭을 바라보았다.

“안전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굳이 방해할 필요는 없죠. 날이 밝으면 알아서 돌아올 거예요.”

“아니, 우린 두 사람을 찾으러 온 건데...”

육예찬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반지훈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구천광의 말이 맞아요. 우리는 이만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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