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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1화

“유혜선은 죽었어요.”

한지욱은 거리를 좁히며 복잡한 얼굴로 말했다.

“앞으로 당신은 유혜선 대신 제 옆에 있어요. 어때요?”

윤티파니는 어깨를 움찔 떨더니 눈물을 흘렸다.

“전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저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당신은 아무 짓도 안 했지만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우리가 같이 묶여 있다는 거죠.”

한지욱은 윤티파니의 목을 움켜쥐고 그녀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두 눈이 벌겠다.

“당신이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당신이 없었다면 저랑 혜선이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랬다면 혜선이도 결말로 죽음을 택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윤티파니의 눈꼬리에서 눈물 한 방울이 툭 흐르자 한지욱은 그녀를 밀어내고 돌아서서 그녀를 보지 않으려 했다.

“일이 이 지경이 돼버렸으니 이미 틀린 바에 끝까지 틀려야죠. 윤티파니 씨, 이 사진들이 당신 부모 손에 들어가지 않길 바란다면 얌전히 제 곁에 있어요. 우리 아이의 목숨 빚을 갚을 때까지 말이에요.”

한지욱이 떠났고 문이 닫혔다. 윤티파니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분명 실내에 있는데도 얼음창고에 갇힌 것처럼 뼈가 시릴 정도의 한기가 느껴졌다.

*

사무실 문을 두드린 안예지는 허락이 떨어지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날 찾았어요?”

강성연은 책장 앞에 서서 책을 펼쳐보고 있었다. 몸을 돌려 안예지를 본 그녀는 책을 다시 책장 안에 꽂아 넣더니 웃으며 물었다.

“주말에 같이 캠핑 갈래요?”

안예지는 당황했다.

“캠핑이요? 회사에서 주최하는 워크숍인가요?”

“당연히 아니죠.”

강성연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내가 기획하는 거예요. 인원은 얼마 되지 않을 거예요. 아영이 다음 달이 출산 예정일이거든요. 아영이 출산하기 전에 같이 캠핑 가서 조금 쉬려고요. 예지 씨는 아영이랑 사이가 좋잖아요. 그러니까 같이 가요.”

안예지는 웃었다.

“그래요. 꼭 갈게요.”

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안예지가 나간 뒤 김아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시각, 혜안 아파트.

김아린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달래서 재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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