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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구의범은 흠칫 하더니 안예지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그는 최선을 다해 안예지를 끌어안았지만 마음속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예지야, 나도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넌 다른 여자랑 달라. 그래서 내가 아는 방식으로 함부로 대하지 못하겠어."

구의범은 그녀의 어깨를 꽉 잡으며 말했다.

"진작에 이럴 줄 알았으면 너한테 가까이 가지도 않았을 텐데."

안예지는 눈초리를 파르르 떨며 아무 말도 못 했다. 구의범은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닦아줬다.

"나는 너처럼 좋은 사람한테 어울리지 않아."

구의범이 몸을 돌린 순간 안예지가 또다시 그를 끌어안았다. 그는 애써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예지야..."

"잠깐만 이러고 있자."

안예지는 눈을 감고 그의 온기를 마지막으로 느꼈다.

얼마 후, 안예지는 손을 빼면서 말했다.

"너도 나를 좋아한다면 됐어."

구의범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머리도 돌리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머리를 돌릴 만한 용기가 없었다. 혹시라도 안예지에게 자신의 붉은 눈시울을 들킬까 봐서 말이다.

며칠 후.

"약혼이요?"

안예지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진여훈을 바라봤다.

"지금... 장난하는 거죠?"

두 사람은 가짜로 사귀는 사이였기에 안예지는 약혼 얘기가 나올 줄 전혀 몰랐다.

진여훈은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허울뿐인 약혼 말이에요."

진여훈은 컵을 내려놓으며 자세를 바로 했다.

"그냥 소문만 내고 약혼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어요."

안예지는 이해가 안 됐다.

"혹시 이것도 여훈 씨 할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하는 건가요?"

"그런 셈이죠."

진여훈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리고 구씨 집안의 둘째 도련님이 이 소식을 듣고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하지 않아요?"

안예지는 생각에 잠겼다. 사실 그녀도 약혼 소식을 들은 구의범이 축하할지 질투할지 궁금했다.

"우리 내기할래요?"

안예지는 머뭇거리며 물었다.

"뭘요?"

진여훈은 웃으면서 말했다.

"구의범 씨가 약혼을 막을지 말지요."

안예지는 시선을 떨구며 주먹을 꼭 쥐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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