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181 - 챕터 1190

2771 챕터

제1181화

강유이는 의아해했다.“불편하게 느껴지는 행동이라는 건 어떤 거예요?”옆에 있던 강해신이 입을 열었다.“끌어안고 뽀뽀하고, 그런 거겠지. 아빠가 그러셨어.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를 막 만지면 안 된다고. 예의 없는 일이라고 했어.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있잖아. 그리고 아빠가 그러셨어. 네가 자라면 오빠인 나도 마음대로 널 안으면 안 되고 의심 살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강성연은 하마터면 사레가 들릴 뻔했다. 반지훈이 교욱 하나는 철저하게 시킨 것 같았다.강유이는 깨달았다는 표정이었다. 어쩐지 예전에는 오빠와 함께 잘 수 있었는데 지금은 혼자 자야 했다. 그리고 이제 더는 오빠가 자신을 안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그런데 무언가 떠올린 강유이가 물었다.“엄마, 그러면 머리를 쓰다듬는 건요?”강성연은 헛기침했다.“머리를 쓰다듬는 건 지나친 일이 아니야.”“그러면 안거나 뽀뽀하지만 않으면 돼요?”강유이가 또 물었고 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성연은 강유이의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넌 아직 어려. 네가 성인이 되고 연애할 나이가 되면 안거나 뽀뽀하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야.”강유이가 또 물었다.“그러면 아빠랑 엄마가 끌어안고 뽀뽀하는 건요?”강성연은 이마를 짚었다. 아이에게 이런 방면의 지식을 알려주는 건 꽤 어려운 일이었다. 강성연은 심호흡한 뒤 말했다.“유이야, 잘 들어. 네가 끌어안고 뽀뽀한 남자아이가 있다면 넌 앞으로 그 애하고만 결혼해야 해. 그러니까 절대 남자아이랑 쉽게 뽀뽀하고 끌어안으면 안 돼. 알겠어?”강유이는 강성연을 바라보며 입을 달싹였다.“그러면... 그러면 전 태군 오빠랑도 안았는데 태군 오빠랑 결혼해야 해요?”강성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다음 날, 안예지는 세수한 뒤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정원에서 아버지의 화가 난 음성이 들었다.“당신이 뭔데 감히 그런 요구를 하는 거야?”안예지는 의아한 표정으로 문가로 향했다. 그녀는 선희수가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마당에 서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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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선희수는 좋은 어머니가 아니었다. 당시 그녀는 단호히 딸을 버리면서 다시는 딸과 만나지 않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자기 아들을 위해 존엄을 내려놓고 그의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아버지.”안예지의 목소리가 정원 안의 분위기를 깨부쉈다. 선희수는 울음을 그치더니 멍한 표정으로 안예지를 바라보았다.안지성이 안예지를 보았다.“예지야, 너 설마 다...”“다 들었어요.”안예지는 평온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초점 없는 눈빛으로 선희수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그녀의 뒤쪽을 바라보는 것 같기도 했다.“할게요.”안지성뿐만 아니라 선희수마저 놀랐다.“예지야, 너...”“제가 도와주는 이유는 우리 아버지 때문이에요.”안예지의 어조는 덤덤했다.“그리고 아이들은 죄가 없으니까요. 그냥 좋은 일 하는 거라고 생각할게요. 골수 검사받고 수술 마치면 다시는 저와 아버지의 삶을 방해하지 마세요.”선희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힘없이 알겠다고 대답했다....반지훈은 직접 운전해서 강성연을 주얼리 회사로 데려다줬다. 강성연은 반지훈에게서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놀랐다.“안예지 씨가 선희수 씨 아들을 위해 골수를 기증할 거라고 했다고요?”반지훈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여전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본인이 원한 거래.”강성연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선희수가 딸을 찾은 이유는 아들의 골수 검사를 위해서였다. 선희수는 딸은 비정하게 버렸으면서 아들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부었다.안예지에게 있어 그녀는 무책임한 엄마였지만 결과적으로 안예지는 승낙했다.반지훈은 손을 뻗어 강성연의 손등을 잡았다.“이 일에서 우리는 제삼자야. 그들의 일은 네가 크게 걱정할 필요 없어.”“내가 뭘 걱정했다고 그래요?”강성연은 입을 비죽였다.“그리고 안예지 씨는 우리 디자이너예요. 난 그녀의 사장이니까 부하직원을 신경 쓰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는 웃음을 터뜨렸다.“넌 남편인 내게 많이 신경 쓰면 돼.”강성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당신 걱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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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강성연은 웃었다.“성숙해진 거죠. 자기가 선택한 것을 확고히 할 줄 알게 된 거예요.”문이 천천히 열리자 강성연과 손유린은 웃으면서 밖으로 나왔고 때마침 반크가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걸 보았다.그 직원은 고개를 끄덕인 뒤 떠났고 강성연 곁을 지나칠 때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안부를 물었다.“안녕하세요.”반크는 강성연과 손유린을 보고 살짝 놀라더니 이내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손유린을 바라보았다.“여기 일부러 온 거예요?”강성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아줌마가 아저씨 배고플까 봐 걱정돼서 오셨대요. 사랑이 담긴 도시락까지 챙겨오셨어요.”손유린은 들고 있던 도시락을 그에게 건네며 일부러 불평하듯 말했다.“다음번에는 가져다주지 않을 거예요.”반크는 웃었다.“알겠어요. 다음번에 외출할 때는 도시락 들고나올게요.”그들을 바라보는 강성연은 내심 기뻤다.같은 시각, 병원.선희수는 초조하게 병실 밖을 배회하고 있었다. 골수 검사 성공률이 어느 정도일지 그녀도 알지 못했다. 친부모의 성공률이 아주 높다고 하지만 그것도 절대적인 건 아니었다. 그녀와 민준혁 모두 검사해 봤었지만 두 사람 다 실패했다.그리고 안예지는 선희수가 낳은 딸이었기 때문에 유일한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안지성은 벤치에 앉아 줄곧 침묵을 유지했다. 의사가 다가오자 그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선희수가 앞으로 나갔다.“의사 선생님, 어떤가요?”의사는 마스크를 벗으며 고개를 저었다.“완전히 적합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선희수는 당황했다. 그녀는 의사를 붙잡고 흥분해서 말했다.“완전히 적합한 건 아니라니요? 저랑 아이 아빠도 안 됐어요. 예지는 제 딸인데 왜 제 딸도 안 된다는 건가요?”그녀는 유일한 희망을 안고 안예지를 찾았지만 그 희망마저 부서졌다.하늘이 그녀에게 벌을 주는 것이 틀림없었다. 모두 그녀의 업보였다. 그런데 그 벌을 받는 것이 왜 그녀가 아닌 걸까?의사는 곧바로 그녀를 위로했다.“사모님, 진정하세요. 의학적인 각도로 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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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네, 선생님이 책을 많이 읽으면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민서율은 미소를 지었고 안예지는 아이를 보았다. 겨우 11살짜리 남자아이가 병 때문에 입원했으면서도 공부하는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안지성은 병실 문을 열었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안예지는 책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향했다.“아빠.”안예지는 시선을 내려뜨렸다.“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니?”“의사 선생님이 다시 한번 검사 받아보래요. 골수천자 방법으로요.”안예지의 대답에 안지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 방법은 아주 고통스러울 거야. 예지야, 하고 싶지 않으면 그냥 포기해. 아빠는 네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안예지는 병실 쪽을 보았고 병실 안 남자아이도 그녀를 보았다.*이틀 뒤, 강유이는 운동장 옆 큰 나무 아래 서 있었다. 강유이는 민서율에게 장난감을 돌려주고 싶었지만 민서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강유이는 뺨을 긁적였다.“이상하네. 오빠가 잊은 걸까?”“천사 동생!”한 남자아이가 강유이를 향해 달려오더니 숨을 가쁘게 쉬며 말했다.“서율이 기다리지 마. 걔 아파서 입원했어.”강유이는 당황했다.“아파서 입원했다고요?”강유이는 민서율이 아프다고 했던 걸 기억했다. 아이는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을 그에게 건넸다.“그러면 저 대신 서율 오빠한테 돌려줘요. 엄마가 서율 오빠가 준 장난감 계속 받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 다음번에 저한테도 장난감 생기면 오빠한테 빌려줄 거예요.”남자아이는 강유이에게서 비눗방울을 건네받았다. 민서율이 이렇게 유치한 물건을 사서 동생에게 놀라고 주다니?그의 다섯 살짜리 여동생도 비눗방울은 놀지 않았다. 인형 같은 걸 줘야 하는 게 아닐까?하지만 천사 동생의 나이에 아직도 인형을 가지고 놀까?*안예지는 골수천자를 통해 조혈모세포를 수집했고 그 뒤로 이틀 동안 아파서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밤에 잘 때도 아파서 깨어나기 일쑤였다.안지성은 딸이 무척 고통스러워하자 눈시울을 붉히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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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예지야, 미안하다...”선희수는 마음이 저렸다.“미안하단 말은 필요 없어요. 저희는 서로에게 빚진 게 없으니까요.”안예지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는 한없이 덤덤한 표정이었다.이틀 뒤 안예지는 퇴원했고 안지성은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안예지는 회사에 한 번 가볼 셈이었지만 안지성이 그녀를 말렸다.안예지는 겨우 하루 쉬고 이튿날 바로 soul 주얼리로 향했다. 회사로 가는 길에 카페가 보였는데 정신이 좀 맑아지려고 커피 한 잔을 샀다.계산할 때가 되어서야 안예지는 자신이 현금을 챙기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 왠지 멋쩍었다.“죄송해요. 제가 지갑을 두고 왔네요. 일단 여기에 두고 돌아가서 지갑 가져올게요.”직원이 웃으며 대답했다.“저희 카페는 인터넷 뱅킹으로 결제 가능하세요.”“인터넷 뱅킹이요?”안예지는 당황했다. 그녀는 문득 송아영과 함께 쇼핑할 때 송아영이 휴대폰으로 결제한 사실을 떠올렸다.직원이 의아해했다.“모르세요? 지금 현금 쓰는 사람들 그렇게 많지 않아요. 대부분 휴대폰으로 결제하거든요. 본인 휴대폰이랑 계좌 연결하시면 결제할 수 있어요.”안예지는 입술을 짓씹었다.“제가... 그걸 안 해서요.”지금 인터넷 뱅킹이 유행하는 걸까? 그녀는 알지 못했다.한 직원이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봤다.‘세상에, 지금 인터넷 뱅킹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휴대폰을 쥔 안예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가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할 때 손 하나가 갑자기 그녀의 곁에서 튀어나왔다.“제가 대신 계산할게요. 얼마예요?”직원이 대답했다.“아메리카노 시키셔서 5,000원입니다.”안예지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선 늘씬한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휴대폰으로 결제에 성공했다.곧이어 커피를 건네받은 그는 몸을 돌려 그것을 안예지에게 건넸다.“받으세요.”안예지는 당황했다. 눈앞의 남자는 병원 복도에서 휠체어에서 넘어진 어르신을 부축했었던 남자였다.안예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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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조각공예 외에도 금은 형판 공예, 보석 절단, 액세서리 세팅, 연마 등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물론 3D, JCAD 소프트웨어 기술도 익혀야 해요.”강성연은 장갑을 꼈다.“예지 씨는 보석 디자인에 재능이 있어요. 이런 건 해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예요.”만약 안예지가 사고를 당하지 않고 음악 학원 합격 자격도 포기했더라면 그녀는 아마 보석 디자인 전공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보석 디자인 전공 수업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안예지는 테이블 위 도구들을 바라봤다.“직접 가르쳐주시려고요?”“난 예지 씨를 잘 키워보려고요. 예지 씨가 모든 기술을 익히게 되면 다른 디자이너들 몇 명 더 뽑을 거예요. 그때가 되면 혼자 할 수 있을 거고요.”안예지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열심히 배울게요.”*한 달 뒤, 겨울.강성연은 타지의 패션위크 행사에 초대되었다. 패션계 거물급 인사들 외에 유명한 연예인들도 있었다.강성연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사람은 반크와 남여진이었다.강성연은 과감한 스타일의 레트로 스타일을 시도했다. 웨이브가 들어가 분위기 있는 머리카락은 옆으로 넘겼고, 새빨갛고 아름다운 입술과 입체적인 이목구비가 기자들의 카메라를 완전히 압도했다.강성연은 금속 단추로 된 남성용 블랙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의 얇은 망사 블랙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허리선이 강조되어 몸매를 돋보이게 했고 어깨와 목 근처의 검은색 아플리케 디자인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그리고 검은색 레이스 장갑을 착용해 요염하면서도 멋졌다.그리고 그녀는 에메랄드 반지와 월계꽃 디자인의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독특하고 아름다워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패션계에서 유명한 부인이 남여진과 인사를 나눴다. 그녀는 강성연을 보며 말했다.“성연 씨가 착용한 주얼리 예쁘네요. 이런 스타일은 본 적 없는 것 같아요.”강성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이건 soul 브랜드에서 새로 출시한 맞춤 제작 상품이에요.”부인은 깜짝 놀랐다.“성연 씨가 디자인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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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이... 이렇게 꾸몄는데 누가 알아보겠어요?”강성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얼굴을 꽁꽁 감추고 모자도 쓰고 옷도 검은 옷을 입었는데 누가 그를 반지훈이라고 생각하겠는가?반지훈이 강성연의 턱을 쥐었다. 그는 강성연의 요염하고 정교한 얼굴을 봤다.“나 진짜 조금 전에 너한테 맞을 뻔했어.”강성연은 고개를 홱 돌렸다.반지훈은 그녀의 뺨과 목에 입을 맞췄고 강성연은 몸을 떨었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반지훈의 가슴팍을 밀어냈다.“여기 복도예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요?”반지훈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그러면 방으로 돌아가자.”방으로 들어간 뒤 반지훈은 그녀를 안고 곧장 침실로 향했다. 반지훈은 강성연과 함께 침대위로 향했고 마치 굉장히 아름다운 꽃병을 바라보듯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그의 시선에 불편함을 느낀 강성연은 손으로 그의 머리를 밀어냈다.“왜 그렇게 쳐다봐요?”반지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강성연의 손목을 잡더니 그녀의 손등과 손끝에 입을 맞췄다.“오늘 밤 너무 아름다워서.”강성연은 키득거리며 웃더니 몸을 일으켜 그와 자리를 바꾸었다. 그녀는 반지훈의 몸 위로 올라타고는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을 만지작거렸다.“보석이 아름답다는 거예요?”반지훈은 태연한 얼굴로 사람이 아름답다고 했다.강성연은 허리띠를 풀어 그의 두 손을 묶었고 반지훈은 당황하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나쁜 것만 배웠네.”“이렇게 먼 곳까지 따라오다니, 날 스토킹했어요?”강성연은 그를 내려다보면서 그의 단추를 풀었다.반지훈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스토킹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따라온 건데.”“그런데 왜 나한테 얘기 안 했어요?”반지훈은 웃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어서 그랬지.”강성연은 그에게 딱 달라붙어 말했다.“경악이 아니라 서프라이즈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반지훈은 그렇다고 했다. 그가 침을 삼키면서 눈빛이 점점 더 그윽해지자 강성연은 그만뒀다. 그녀는 곧바로 그의 몸에서 내려와 도망쳤고, 반지훈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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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강성연은 말문이 막혔다.“당신 정말 가끔 개 같을 때가 있어요.”반지훈은 덤덤히 대답했다.“그건 너한테만 그래.”“성연아.”남여진이 때마침 패션계 거물급 인사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강성연은 웃으면서 그녀를 맞이했다.“할머니, 일찍 깨셨네요.”“나 같은 늙은이는 늦잠 자는 습관이 없어.”남여진이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강성연에게 함께 온 사람을 소개했다. 그들도 패션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이었다.강성연은 공손하게 그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반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난 뒤 강성연을 향해 걸어갔다.업계 내 사람들은 당연히 반지훈을 알고 있었다. 그들도 반지훈의 출현이 의아한 듯 보였다.“반지훈 씨도 계셨네요.”“네. 제 아내랑 같이 왔어요.”반지훈도 정중하게 대답했다.한 부인이 웃으며 대답했다.“업계 내에서 반지훈 씨가 아내를 무척 아낀다는 소문이 있던데 지금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네요.”“이렇게 아름다운 아내를 어떻게 아끼지 않을 수 있겠어요? 게다가 반지훈 씨 아내는 젊은 나이에 soul 브랜드를 창립했으니 능력도 좋으시잖아요.”“그건 반지훈 씨 덕분이겠죠.”강성연의 입꼬리에 걸렸던 미소가 살짝 굳었지만 티가 나지 않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그 말에 사람들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그 말을 한 사람은 좀 젊은 나이의 여자였는데 그녀 역시 자신이 말 실수를 했음을 인지한 건지 입을 틀어막았다.“아, 죄송해요, 강성연 씨. 제 말은 반지훈 씨가 잘 챙겨주시니까 그렇게 수고스럽지는 않겠다는 뜻이었어요.”강성연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가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반지훈이 느긋하게 말을 이어받았다.“전 soul 브랜드 일은 도운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얘기해서 soul 브랜드가 우리 TG 산하에 있는 덕분에 제게 돈도 많이 벌어서 줬죠. 그리고 전 아내에게 2000억을 빚졌는데 아직 갚지도 않았어요. 지금 보면 제가 계속 제 아내 덕을 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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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곧이어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났다.반지훈은 손바닥에 외롭게 남은 과일 맛 사탕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점심때 강성연은 반크와 함께 볼링을 치러 갔다. 반크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그녀에 관한 소문을 알려줬다.강성연이 손에 들고 있던 볼링공을 굴려 보내자 첫 번째 줄의 볼링핀이 쓰러지면서 단 하나만 남았다.강성연은 의자 옆에 두었던 생수 뚜껑을 딴 뒤 반크에게 휴대폰을 건네달라고 하고는 잠금을 풀고 SNS를 확인했다.그녀를 겨냥한 댓글이 몇 개 있긴 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을 말싸움에 끌어들이려는 것 같기도 했다.“이 댓글들 아이디 주소 조사했어요?”반크가 대답했다.“서울시였어.”그는 잠깐 뜸을 들였다.“네가 아는 사람이야.”강성연은 천천히 물을 마실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그녀와 반지훈의 일을 타당하게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그들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역시나 그녀는 얌전히 보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반크는 뭔가를 봤다.“반 대표 게시물 새로 업데이트했는데?”강성연은 반지훈이 방금 업데이트한 게시물을 보았다. 그와 해신이 게임하는 사진이었다.#아내가 돈 벌고 난 집에서 애를 보지. 악플러들은 이런 걸 아나 몰라.#강성연이 아이를 이용해 억지로 그와 결혼했고, 심지어 반지훈의 재력을 이용했다는 루머가 그 게시물 하나에 완전히 무너졌다. 구천광이 댓글을 썼다.#악플러들은 모르겠죠. 악플러들은 아마 반지훈 씨가 아내 일 시키고 본인은 편히 지낸다는 것만 알 걸요?#육예찬의 댓글은 이랬다.#정말 뻔뻔하네요.#희승도 댓글을 달았다.#제발 출근 좀 하세요!#여준우도 댓글을 썼다.#네 아내는 네가 이렇게 얄미운 걸 알고 있어?#반지훈이 답장을 했다.#다들 꺼져.#강성연은 어이가 없었다. 이상한 방법으로 악성 루머라는 게 밝혀졌지만 효과만큼은 대단했다.이틀 만에 인터넷 여론은 반지훈의 게시물 때문에 뜨겁게 달궈졌다. 그의 게시물 아래 댓글을 단 건 다들 영향력이 대단한 사람들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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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어디 헬스장인데? 내가 찾아갈게.”강성연은 택시를 타고 김아린이 보내준 주소로 그녀를 만나러 갔다. 헬스장에 도착하니 김아린이 운동을 마치고 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그녀는 타월로 목의 땀을 닦았다.“너 바쁘지 않아? 갑자기 나는 왜 찾아왔대?”강성연은 문가에 기대었다.“일이 좀 있어서.”“나 대충 씻고 옷 좀 갈아입고 나올게.”김아린은 탈의실로 들어갔고 잠시 뒤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녀는 적당한 두께의 겉옷을 입고 있었다.비록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11월의 서울은 그다지 춥지 않았다.“나는 왜 찾아왔어?”강성연이 귓가에 대고 속삭이자 김아린은 깜짝 놀랐다.“나더러 가보라고?”“내 동생이랑 약속했거든. 걔한테 손 쓰지 않기로.”강성연은 어깨를 으쓱였다.“그런데 누군가는 좀 혼쭐을 내줘야지 않겠어? 그렇지 않으면 얌전해지는 법을 배우지 못할 테니 말이야.”김아린은 허리띠를 한 뒤 눈썹을 치켜올렸다.“별거 아니네. 나한테 맡겨.”*바 안에서 귀청이 떨어질 듯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손님들은 술을 마시며 주사위를 굴리고 있었고 화려한 조명 아래 섹시한 차림의 여자들이 폴댄스를 추고 있었다.강예림은 바에 출근해서 메이드복을 입고 손님들과 술을 마시는 것으로 팁을 받았다.그녀의 옆에는 배가 나오고 금목걸이에 금반지를 한, 한눈에 봐도 졸부인 남자가 앉아있었다.그는 손으로 강예림의 허벅지를 쓰다듬었고 강예림은 얌전히 그의 품에 기대며 그에게 술을 따라줬다.“이 사장님, 다음번에 호텔 잡을 때 저 꼭 불러주세요.”이 대표는 강예림의 턱을 잡더니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네가 말만 잘 들으면 매일 와서 돈 써서 네 실적 올려줄게.”강예림은 발가락으로 그의 바지를 잡아당겼다.“말을 잘 들으라는 건 어떤 거예요?”이 대표는 그녀의 암시에 마음이 끌려 다른 사람이 건네준 술도 마다했다.“방탕하긴. 벌써 기대하는 거야?”강예림이 그의 귓가에 대고 뭐라고 속삭이자 이 대표는 곧바로 술잔을 내려놓더니 그녀를 끌어안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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