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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예지야, 미안하다...”

선희수는 마음이 저렸다.

“미안하단 말은 필요 없어요. 저희는 서로에게 빚진 게 없으니까요.”

안예지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는 한없이 덤덤한 표정이었다.

이틀 뒤 안예지는 퇴원했고 안지성은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안예지는 회사에 한 번 가볼 셈이었지만 안지성이 그녀를 말렸다.

안예지는 겨우 하루 쉬고 이튿날 바로 soul 주얼리로 향했다. 회사로 가는 길에 카페가 보였는데 정신이 좀 맑아지려고 커피 한 잔을 샀다.

계산할 때가 되어서야 안예지는 자신이 현금을 챙기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 왠지 멋쩍었다.

“죄송해요. 제가 지갑을 두고 왔네요. 일단 여기에 두고 돌아가서 지갑 가져올게요.”

직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희 카페는 인터넷 뱅킹으로 결제 가능하세요.”

“인터넷 뱅킹이요?”

안예지는 당황했다. 그녀는 문득 송아영과 함께 쇼핑할 때 송아영이 휴대폰으로 결제한 사실을 떠올렸다.

직원이 의아해했다.

“모르세요? 지금 현금 쓰는 사람들 그렇게 많지 않아요. 대부분 휴대폰으로 결제하거든요. 본인 휴대폰이랑 계좌 연결하시면 결제할 수 있어요.”

안예지는 입술을 짓씹었다.

“제가... 그걸 안 해서요.”

지금 인터넷 뱅킹이 유행하는 걸까? 그녀는 알지 못했다.

한 직원이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봤다.

‘세상에, 지금 인터넷 뱅킹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휴대폰을 쥔 안예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가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할 때 손 하나가 갑자기 그녀의 곁에서 튀어나왔다.

“제가 대신 계산할게요. 얼마예요?”

직원이 대답했다.

“아메리카노 시키셔서 5,000원입니다.”

안예지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선 늘씬한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휴대폰으로 결제에 성공했다.

곧이어 커피를 건네받은 그는 몸을 돌려 그것을 안예지에게 건넸다.

“받으세요.”

안예지는 당황했다. 눈앞의 남자는 병원 복도에서 휠체어에서 넘어진 어르신을 부축했었던 남자였다.

안예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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