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141 - 챕터 1150

2771 챕터

제1141화

여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반지훈은 웃음을 터뜨렸다.“연기 잘하네. 그러면 페르시아만 프로젝트...”“사람 짜증 나게 하네.”여준우는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 비에 젖은 차가운 얼굴에서 짜증이 보였다.반지훈은 병실 안으로 들어간 뒤 의자를 당겨 앉았다.“바람둥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준우가 여자 한 명 때문에 이 꼴이 되다니, 참 보기 드문 일이야.”’여준우는 창가에 기대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차게 식었다. 그는 차갑고 습한 빗물이 느껴지지 않았다.“웃기지 않아? 나도 웃겨.”그가 말했다.“알게 된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은 여자인데 그녀를 마음에 품고 있는 내가 너무 웃겨. 얼굴도 그리 예쁜 건 아니고, 몸매는 괜찮지만 성격은 안 좋아. 똑똑해 보이지만 사실 바보 같고 순진해.”반지훈은 손목시계를 만지작거리다가 시선을 들어 그를 보았다. 반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준우의 시선은 여전히 창밖에 머물러 있었다. 그의 눈빛은 어두웠다.“내가 그녀를 신경 쓴 건 그녀의 레이나처럼 바보 같은 면에 끌려서였어. 처음에는 그저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여준우의 목소리가 뚝 그쳤다.여준우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손가락으로 창문을 툭툭 두드렸다. 그의 눈가에서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빗방울인지, 아니면 눈물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반지훈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케니 가문의 딸이 죽었어. 알고 있어?”여준우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는 시선을 내려뜨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요 하고 평온한 모습이었다.같은 시각, 케니 가문의 사람이 샌디에이고 저택에 도착했다. 양측 사람들은 서로 대립하고 있었다. 맨디의 아버지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냉정하게 차를 마시는 여정희의 모습을 바라봤다.“이게 무슨 뜻입니까?”여정희는 찻잔을 들면서 미소 지었다.“제 뜻은 아주 명확할 텐데요. 맨디 씨의 죽음은 저희 준우랑 무관합니다. 게다가 맨디 씨가 무슨 짓을 했는지, 누구에게 미움을 샀는지, 그게 우리 여씨 가문이랑 무슨 관련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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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네.”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 씨.”명승희가 문가에 서 있었다. 그녀는 남자의 딸이 입던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사이즈가 맞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입을 수 있었다.명승희는 밖으로 나와 수염을 기른 아저씨에게 말했다.“스콧 씨, 죄송해요. 제가 부른 친구예요.”스콧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담배를 물고 일을 계속했다.명승희는 강성연을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비록 시내에 있는 저택들처럼 호화스럽고 널찍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방 안에는 그들을 제외하고 어린 남자아이와 노부인이 있었다.“안녕.”강성연은 미소 띤 얼굴로 그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고 남자아이는 쑥스러운 듯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노부인은 듣지 못한 건지 반응이 없었다. 명승희가 말했다.“스콧 씨 어머니세요.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해요.”강성연은 당황했다. 그녀는 뭔가 떠올린 건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여준우 씨는 당신이 죽은 줄로 알던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명승희는 흠칫하더니 시선을 내려뜨렸다.“여준우 씨의 약혼녀 맨디 씨가 날 납치해서 내 몸을 더럽히려 했어요. 그래서 난 내가 반드시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명승희는 소파에 앉아 이미 치료된 상처를 매만졌다.“스콧 씨가 절 구했어요.”케니 가문은 갱단과 엮이게 되었고 스콧은 젊었을 적 갱단을 돕는 일을 했었는데 그의 딸이 18살 되던 해, 케니 가문의 사람이 그의 딸을 죽였다.그리고 그 범인은 맨디였다. 스콧의 딸은 맨디와 같은 학교에 다녔었는데 그의 딸이 맨디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며 맨디가 명승희에게 쓰려고 했던 방법을 사용해 사람을 시켜 그의 딸을 강간하게 하다가 실수로 죽였다. 그러고는 자살로 위장했다.스콧은 자신의 딸이 자살했다는 걸 믿지 않았고 조사를 계속하다가 케니 가문을 조사해 냈다. 하지만 현지 경찰은 감히 나서지 못했다. 케니 가문은 현지에서 세력이 무시무시했고 갱단과도 관련이 있었기에 괜히 성가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스콧은 도저히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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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강성연은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고개를 들었다.“어떻게 알았어요?”반지훈은 그녀의 콧등을 살짝 긁었다.“그 시체는 케니 가문 딸의 시체였잖아. 짐작하고 있었어.”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스콧은 딸의 복수를 하기 위해 그들이 딸에게 했던 짓을 맨디에게 똑같이 했을 것이다.강성연이 물었다.“케니 가문에서 가만있지는 않겠죠?”반지훈은 웃었다.“가만있지 않으면 뭘 어쩌겠어? 정말 원수가 그랬다면 케니 가문은 상대가 누군지 파악하기 전에 절대 일을 크게 벌이지 않을 거야. 그리고 여준우도 절대 그들을 봐주지 않을 거고.”강성연은 그의 품에 기댄 채로 그의 단추를 만지작댔다.“여준우 씨는 명승희 씨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겠죠.”반지훈은 강성연을 안아 소파에 내려놓았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그건 여준우 일이지.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이틀 뒤, 명승희는 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병실에 여준우가 없어 간호사에게 물었다.“며칠 전 여기 있던 그 남자분은 어디 있죠?”“여준우 씨를 보러 오신 건가요?”간호사는 미소 띤 얼굴로 뭔가 아는 듯 얘기했다.“여준우 씨는 어제 퇴원했어요. 참, 여준우 씨께서 당신이 그에 관해 물어본다면 이 편지를 건네라고 하셨어요.”간호사는 명승희에게 편지 한 통을 건넸다.명승희는 당황하더니 천천히 편지를 건네받았고 간호사는 편지를 건네준 뒤 떠났다.명승희는 벤치에 앉아 편지를 뜯었다. 편지를 보니 그의 글씨체였다.“이 편지를 봤다면 명승희 씨가 날 찾으러 왔다는 걸 증명하겠죠. 보지 못했다면 아마 Y국을 떠난 거겠죠. 미안해요. 난 이기적이게도 당신을 데려왔으면서 당신을 지키지 못했어요. 레이나의 죽음은 내 트라우마예요. 그녀가 떠난 뒤 내 마음도 그녀와 함께 죽었어요. 난 내가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당신 말이 맞아요. 애초에 당신을 건드린 건 나예요. 그러니 내가 이 모든 걸 끝내야 했죠. 하지만 당신은 순진하고 바보 같은 여자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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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반지훈은 시선을 내려뜨리면서 웃었다.“그들의 일이니까 알아서 하겠지.”*명승희는 Z국으로 돌아온 일주일 뒤 프로그램 출연 요청을 받았다. 그 프로그램 진행자는 뭐든 다 묻는 사람이었고 무대 아래 관중들이 있는데도 그녀와 여준우 사이의 스캔들에 대해서 물었다.카메라가 명승희를 비췄을 때 명승희는 잠깐 침묵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사실이에요.”진행자는 놀란 표정이었다.“정말이에요?”명승희는 미소 지었다.“네. 하지만 저랑 여준우 씨의 관계는 조금 특별해서 숨기는 걸 선택했죠.”진행자가 짓궂게 말했다.“승희 씨는 정말 솔직하시네요.”그녀가 또 물었다.“그러면 여준우 씨랑 지금은 어떤 사이시죠?”명승희는 귀걸이를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옅은 화장에 녹색의 민소매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아름다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지금은...”그녀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여준우 씨가 지금 해외에서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무대 아래 감독과 진행자는 놀랐다. 다행히 진행자가 제때 반응했다.“승희 씨가 오늘 저희 프로그램에 나오신 건 여준우 씨에게 할 말이 있어서였군요. 저도 듣고 싶네요. 무슨 말일까요?”명승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더니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여준우 씨, 우리는 사귄 적이 없죠. 시작을 안 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귀국했다는 건 우리가 헤어졌다는 걸 의미하지 않아요. 당장 씻고 저 기다리고 있어요. 난 당신에게 후회할 기회를 주지 않을 생각이니까요. 오늘부터 난 당신을 쫓아다닐 거예요.”#명승희 프로그램 진행 중 여준우에게 고백#그날 뉴스와 SNS는 명승희에 관한 화제로 뜨겁게 달구어졌다. 누리꾼들은 명승희가 과감한 사람이라며 감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남의 연애사를 직관하게 됐고 심지어 대부분 네티즌은 명승희의 솔직하고 대담한 성격 때문에 그녀의 팬이 되었다.엘리엇 엔터테인먼트.최민아가 작업실로 쳐들어왔다.“승희 언니, 진심이에요?”명승희는 앉아서 잡지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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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명승희는 노트북을 들어 스크린을 봤다. DM 창에 기다리고 있겠다는 내용이 있었다.한 달 뒤, 명승희는 Y국 럭셔리 브랜드 행사에 초대받아 행사에 참여했다. 그녀는 맞춤 제작된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연한 파란색 그라데이션 바탕에 반짝이는 큐빅이 빛나고 있었다. 어깨에 드리워진 크레이프가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하늘거렸다.명승희는 레드카펫 위에 서서 미소 띤 얼굴로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곧이어 그녀는 직원을 따라 사인벽 앞에 서서 사인을 했다.그런데 갑자기 소란이 일었다. 고개를 돌린 명승희는 여준우가 브랜드 측 사람들과 천천히 걸어오는 걸 보았다.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넓은 어깨에 얇은 허리,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는 명승희가 한 달 동안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환한 조명 아래 그의 이목구비는 완벽했다. 그의 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화려함에 빛을 잃었다.그는 변한 것 같기도 하고, 변한 것 같지 않기도 했다.여준우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명승희는 여전히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옆에 있던 직원에게 펜을 건넸다. 그녀와 여준우가 서로를 지나치는 순간, 여준우의 손끝이 명승희의 손가락에 얽혔지만 아무도 그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주 가벼운 움직임이었지만 마음이 설레기에는 충분했다.명승희는 걸음을 내디디며 자리를 떴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아름다운 호선을 그렸다.저녁에 호텔로 돌아온 뒤, 최민아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벨이 울렸다. 명승희는 이미 자신이 챙겨온 슬립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문을 열자마자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할 새도 없이 그녀는 벽에 밀쳐지며 키스 당했다.명승희는 팔을 뻗어 그의 목을 감았다.“여준우 씨, 나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급해요?”여준우는 명승희를 안아 들고 소파에 내려놓았다. 그는 명승희의 뺨에 입술을 붙인 채로 말했다.“한 달을 기다렸잖아요. 혹시나 날 바람맞히면 어쩌나 걱정했어요.”명승희는 웃음을 터뜨렸다.“기다리라고만 했지 당장 비행기 타고 찾아갈 거라고 하지는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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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명승희는 강성연과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다."이것도 나름 인연이네요."강성연이 한쪽 손으로 턱을 괴고 말했다."저랑 지훈 씨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준우 씨가 평생 혼자 살까 봐 걱정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반지훈이 웃으며 말했다."37살이나 먹었으면 빨리 연애할 때도 됐지."여준우가 반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세 살 밖에 차이 안 나거든?""됐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내놈들이 왜 아직도 어린애처럼 말다툼하는 거냐. 성연이랑 승희가 보고 있는데 부끄럽지도 않아?"여 노부인은 말로만 투덜거릴 뿐,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있었다.명승희와 강성연은 애써 웃음을 참고 있었다."승희야."여 노부인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내가 준우의 어머니를 대신해 너한테 사과하마."명승희는 잠깐 멈칫하다가 황급히 술잔을 들어 올렸다."저... 그게...""준우 어머니 유나가 우리 여씨 집안사람이니 내가 대신 사과를 해도 되겠지?"여 노부인이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유나뿐만 아니라 레이나도 있었군."명승희는 술잔을 꽉 잡으며 여준우를 바라봤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유나도 자기 아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래. 태생이 이기적인 데다가 아들이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워서 그런 짓을 한 모양이야."여 노부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레이나의 일은 전적으로 여씨 집안 잘못이야. 우리가 레이나는 구하지 못했지만 넌 다행히 살아남았으니 내 꼭 사과해야 할 것 같구나."명승희는 여 노부인이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따라서 마셨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게 아무래도 가장 좋은 결말인 듯 했다.저녁식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명승희는 등받이에 머리를 기댄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알코올의 작용 때문인지 그녀는 도무지 눈을 뜰 수가 없었다.여준우는 그녀를 품속으로 끌어안으며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도록 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그의 팔뚝에 닿았다."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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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며칠 후, S국.송아영은 잡지에서 여준우와 명승희가 연애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기사에는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둘이 진짜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육예찬은 커피를 마시면서 눈썹을 찡긋했다."좋은 소식 아니야?""당연히 좋은 소식이지! 승희 씨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앞으로 당신 생각을 안 할 거 아니야."송아영은 턱을 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자칫 커피에 사레 걸릴 뻔한 육예찬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지금 그걸 걱정하고 있었던 거야?"송아영은 웃으며 답했다."장난이야. 걱정이라기보다는..."송아영은 시선을 떨구며 이어서 말했다."승희 씨가 당신 6년이나 좋아했는데 헤어지는 게 쉽지 않았겠다 싶어서. 하지만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겠지. 참 다행이지 않아?"육예찬은 웃으며 말했다."맞아, 다행이지."송아영은 잡지를 내려놓고 배를 만졌다. 그녀는 금방 밥을 다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배가 고픈 것 같았다."나 또 배고파."육예찬은 머리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러다 비만이라도 되면 어떡하려고 그래."송아영은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투덜거렸다."지금 살쪘다고 놀리는 거야?"육예찬이 머리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아니."육예찬은 몸을 일으켜 송아영의 곁으로 가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간식거리라도 만들어 줄게."송아영은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이튿날, 체중계 위로 올라간 송아영은 믿을 수 없는 숫자에 절규했다."내가 5kg나 쪘다니!"송아영은 전보다 훨씬 두꺼워진 허리를 만지작대며 생각했다.'어쩐지 요즘 예찬 씨가 얌전하다 했더니 내가 살이 쪄서였구나...'"예찬 씨!"송아영은 부리나케 방으로 쳐들어갔다. 한창 잘 자고 있던 육예찬은 영문도 모른 채 혼 나고 말았다."어제까지만 해도 놀리는 게 아니라고 하더니... 나 살쪘잖아. 살찌고 예전처럼 예쁘지 않으니까 요즘 뜸해진 거 아니야?"육예찬은 가로누워서 손으로 머리를 짚은 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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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송아영은 얼빠진 표정으로 배를 만지며 밖으로 나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임신에 그녀는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육예찬은 쉴 틈 없이 먹을 것을 만들어 주고, 일찍 자도록 잔소리하고, 좋은 음식만 먹게 하고, 하이힐을 못 신게 할 뿐만 아니라, 뛰지도 못하게 하는 걸 봐서 진작에 발견한 듯했다.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육예찬은 송아영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안아줬다."왜 빨리 말 안해줬어?"육예찬은 시무룩한 표정의 송아영을 바라보며 물었다."혹시...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당연히 아니지."송아영이 황급히 말했다."하지만 미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할 거 아니야. 하루아침에 임신 소식을 알고 나니까 약간 무서워..."육예찬은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미안해,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어. 빨리 알려주면 혹시 아이를 지우지 않을까 해서 감히 말 못 했어."육예찬은 3개월 차에 들어설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때가 되면 쉽게 아이를 지우지 못할 테니까. 아이가 너무 간절한 나머지 그는 송아영의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누가 지운대?"송아영이 울다가 웃다가 하며 말했다."나는 그냥 아플까 봐 무서울 뿐이야."윤예찬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이마에 뽀뽀했다."내가 계속 같이 있어 줄게.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의사를 찾아서 무조건 고생하지 않도록 해 줄게."송아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만약에... 나랑 아이가 다 위험해지면 누구부터 살릴 거야?"육예찬은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당신부터 구해야지. 아이는 다시 만들 수 있지만 아내는 아닌걸."송아영은 키득키득 웃으며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가끔가다 내가 아내를 만난 건지, 딸을 만난 건지 알 수가 없어. 이렇게 툭 하면 눈물을 흘리니...""뭐라고?""아무것도 아니야."육예찬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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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여준우는 미간을 찌푸렸다."넌 양심도 없냐?"'여기서 또 나를 얼마나 더 귀찮게 하려고?'반지훈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덤덤하게 말했다."우리 얘기에 양심이 왜 필요하지?"여준우는 피식 웃더니 테이블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강성연 씨도 알고 있나? 네가 얼마나 뻔뻔한지?"반지훈은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뻔뻔하지 않고 어떻게 연애를 해?""..."강성연과 명승희는 마침 위층에 있었고, 명승희는 강성연의 팔을 툭툭 치며 물었다."저 두 사람 원래 저런 식이에요?" 강성연은 머리를 돌려 명승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야 발견했어요? 30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유치함이죠."명승희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것만 같았다. 얼음보다 차갑다던 전설 속의 반지훈이 여준우만 만나면 약간 이상해지니 말이다. 어찌 보면 두 사람이 사이좋은 커플이고 명승희와 강성연이 방해꾼 같았다.강성연은 명승희의 어깨를 톡톡 치며 말했다."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어요. 지훈 씨는 누굴 만나든 다 같은 태도거든요. 예전은 구천광 씨, 지금은 여준우 씨. 그래도 아직 할아버지를 상대로 투덜거리는 건 본 적 없네요."명승희는 미소를 지으며 강성연과 함께 방 안으로 돌아왔다."어찌 됐든 성연 씨한테만 잘 해주면 됐죠."강성연은 침대의 끄트머리에 앉으며 말했다."그건 준우 씨도 마찬가지잖아요."명승희는 커튼을 열고 창가에 맺힌 물방울을 바라봤다."확실히 전보다 훨씬 잘 해주기는 해요."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를 완전히 인정하기 전에는 얼마나 속을 태웠는지 모른다. 그녀는 몸을 돌려 강성연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서로 좋아하는 것과 짝사랑은 완전히 다른 거더라고요. 저는 이제야 발견했어요."강성연은 몸을 일으켜 창가로 왔다."제가 보기에 승희 씨는 행운아예요."명승희는 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창 밖을 바라봤다.비는 점차 줄어들었고 우중충하던 하늘도 서서히 맑아졌다. 강성연과 반지훈은 슬슬 떠날 준비를 했다. 강성연은 떠나기 직전에 무언가 생각난 듯 명승희의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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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반지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벌써 반지까지 선물한 거야?""그럼요."강성연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다른 브랜드에서 반지를 맞추기 전에 제가 선수 쳐야죠."반지훈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그래, 네 말이 맞아."이때 강성연의 휴대전화가 울리고 메시지 하나가 들어왔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송아영이었다.메시지를 확인하고 난 강성연은 기쁜 말투로 반지훈을 불렀다."지훈 씨, 아영이가 임신했대요."반지훈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나도 좋은 소식이 있어. 구천광이 딸을 낳았대.""벌써요?"강성연은 머리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반지훈은 덤덤하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았다."방금 문자 받았어."반년 후, 늦가을.반지훈과 강성연은 soul 주얼리가 S국에서 자리를 잡은 후 바로 서울로 돌아왔다.강성연은 양손 무겁게 선물을 들고 아이를 낳은 김아린을 만나기 위해 구씨 저택으로 왔다. 김아린은 이루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물건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뭘 이렇게 많이 들고 왔어?""당연히 많이 들고 와야지. 우리 집 유이가 언니가 될 이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강성연은 아이의 침대 곁으로 가서 앉았다. 아이는 젖병을 문 채로 새근새근 자고 있었는데 그 모습마저도 아주 귀여웠다.김아린은 팔짱을 끼고 곁에서 웃었다."아영이도 곧 아이를 낳을 테니 유이가 소원을 제대로 이루겠네.""그러게. 31주라고 하던데 올해 안에 낳을 것 같아."강성연은 아이의 볼을 찔러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러다 희나를 깨우겠어. 희나를 달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희나?"강성연이 머리를 들며 물었다."벌써 이름을 지었어?"김아린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천광 씨가 지었어, 구희나라고.""희나야."강성연이 아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언제 다 커서 우리 집으로 시집올래?"김아린은 웃으면서 말했다."나는 이 혼사에 동의한 적 없어. 아직 한 살도 안 된 아이를 벌써 며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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