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131 - Chapter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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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1화

명승희는 심호흡했다.“기쁘지 않은 거예요?”“기뻐요.”여준우는 이를 악물더니 미소를 지어 보였다.“명승희 씨는 너무 똑똑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너무 멍청하다고 해야 할까요?”명승희는 힘겹게 침을 삼키며 헛웃음 쳤다.“남자들은 달래기 참 어렵네요.”“달래는 건 어렵지 않아요.”여준우는 바닥으로 흘러내렸던 가운을 다시 그녀의 몸에 둘러주었다.“그저 명승희 씨에게 달랠 마음이 없는 것뿐이죠.”명승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화장대를 짚었다.“그러면 이제 저 나가봐도 될까요?”여준우는 입고 있던 정장의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시선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다행히도 여준우는 결론적으로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 그들은 뮤지컬을 보러 갔고 여준우가 공연장을 통째로 빌려 커다란 공연장에 관중은 두 사람과 경호원뿐이었다.명승희는 그 뮤지컬에 크게 관심이 없었기에 보는 내내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졸린 듯 연신 하품했다.“졸리면 돌아가요.”여준우는 여전히 무대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명승희는 그가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해 깨려고 노력했다.“안 졸려요.”여준우의 입가에 잠깐 엷은 미소가 걸렸지만 그는 이내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두 시간짜리 뮤지컬인데 명승희는 한 시간 삼십 분 동안 버티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녀는 배고 고프다는 핑계를 댔고 여준우는 경호원에게 레스토랑을 예약하라고 했다.명승희는 여준우의 옆에서 걷고 있었다. 쇼핑센터의 럭셔리 브랜드 광고 포스터에 그녀가 있었다. 명승희는 몇 분간 걸음을 멈추고 서 있었다. 예전에는 걱정이라고는 없던 세계적인 모델이었는데 지금의 그녀는 어떤가?우리에 갇힌 채로 사육당하는 카나리아와 다를 바 없었다.여준우는 팔로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았다. 그녀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여준우는 그녀의 얼굴에 마스크를 씌워 아름다운 눈동자만 내놓게 하고 다른 곳은 철저히 가렸다.쇼핑센터의 환한 조명이 두 사람 위로 드리워졌다. 여준우는 명승희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다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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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맨디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살짝 경직된 얼굴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전 그저 이분 얼굴이 궁금해서 그런 건에요.”여준우는 맨디의 손을 뿌리치더니 경고했다.“당신이 내 어머니랑 뭘 꾸미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맨디는 안색이 살짝 달라지더니 이내 자연스레 시선을 피했다. 그녀는 여준우에게 조금이라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여준우 씨, 당신이 오해한 거예요.”맨디는 누군가를 봤는지 우쭐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애슐리.”여준우는 고개를 돌렸다. 조명 아래 걸어오는 여자의 모습이 점점 더 뚜렷해지자 그의 몸이 눈에 띄게 경직됐다. 명승희를 끌어안고 있던 손도 내려놓았다.“레이나...”명승희는 고개를 돌려 여준우를 봤다가 섬세하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여자를 바라봤다. 그녀의 이목구비는 빚어진 듯했고 실재한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의 아름다운은 아주 공격적이었다.여준우의 반응을 본 맨디는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레이나와 비슷하게 생긴 애슐리는 성형을 한 얼굴이었고, 여준우는 여전히 레이나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그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애슐리는 그녀의 편이었고, 여준우의 곁에서 이 여자를 쫓아낸 뒤에 애슐리는 쓸모가 없어지니 말이다.맨디의 시선이 명승희에게 닿았다.애슐리는 살짝 미소 지었다.“미안해, 맨디. 나 좀 늦었어.”맨디는 애슐리에게 다가가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나도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어. 참, 이 사람은 내 약혼자, 여준우 씨야.”애슐리는 여준우를 바라보더니 예의 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 여준우는 그녀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며 침묵했다.맨디는 여준우를 바라봤다.“당신이 레이나를 잊지 못했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얘는 레이나가 아니라 애슐리예요. 애슐리를 만났을 때 나도 많이 놀랐어요. 이 세상에 레이나랑 이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거든요.”여준우는 여전히 아무 말 없었다.맨디는 그의 눈동자에 레이나와 지나치게 닮은 애슐리만 있는 걸 보고 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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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레이나 씨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준우 님께서는 레이나 씨가 돌아가셔서...”경호원은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명승희는 그가 하려던 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준우는 사랑하던 사람이 세상을 뜨자 여자들을 가볍게 만나고 다녔을 것이다.그는 오늘 밤 레이나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여자를 만나고 크게 동요했다.하지만 이건 명승희에게 오히려 좋은 결과였다. 여준우가 비슷한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애슐리를 사랑하게 된다면 분명 자신을 놓아줄 것이니 말이다.그렇다면 떠날 수 있지 않을까?명승희는 시선을 내려뜨렸다. 기분이 이상했다. 상상했던 것처럼 그렇게 기쁘거나 기대가 되지 않았다.경호원이 핸들을 꺾으며 코너를 돌았는데 갑자기 차 한 대가 튀어나와 그들의 차량을 들이박았다.같은 시각, 레스토랑.여준우는 앞에 놓인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 맨디는 애슐리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이따금 여준우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어쩐지 정신이 딴 데 팔린 듯했다. 맨디는 미소를 살짝 거두어들이며 물었다.“여준우 씨, 왜 그래요?”애슐리도 그를 바라보았다.여준우는 애슐리와 눈빛이 마주쳤음에도 평온한 표정이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파문 하나 일지 않았다.“이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네요.”나이프를 들고 있던 맨디의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런데도 그녀는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여준우 씨,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레이나는 죽었어요.”여준우는 자세를 바꾸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비슷하게 생긴 여자를 내 앞에 데려온 이유는 날 시험하기 위해서인가요?”애슐리의 안색이 살짝 창백해졌다. 그녀의 얼굴은 유나 부인이 손보라고 해서 손본 것이었고, 그녀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맨디는 여준우를 바라봤다.“여준우 씨, 정말 오해예요. 난 당신이 레이나를 잊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난 단지 당신이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길 바라는...”여준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몸을 뒤로 젖히더니 등받이에 팔을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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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아직 두 조각 더 남았어요. 환자분, 조금만 참으세요.”의사는 피로 물들어진 유리 조각을 트레이 위에 올려놓은 뒤 계속해 유리 조각을 뽑았다.옆에 있던 간호사가 명승희를 눌렀다. 명승희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로 턱을 덜덜 떨었고 이마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마지막 조각까지 뽑아낸 뒤 간호사는 상처를 처리하고 다시 마취를 놓고 상처를 꿰맸다.명승희는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상처를 꿰맬 때는 유리 조각을 뽑을 때만큼 아프지는 않았지만 개미가 물어뜯는 듯한 아픔에 자꾸만 앓는 소리가 났다.여준우가 병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겉옷을 미처 입지 못했고 넥타이는 풀어 헤쳐져서 삐뚤빼뚤했다. 그의 흰 셔츠는 땀에 젖어 그의 건장한 몸에 달라붙었는데 탄탄한 복근이 아른거렸다.그는 뺨에 손바닥을 가져다 댄 뒤 심호흡하며 자신의 감정을 다스렸다. 평온을 되찾은 그는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간호사는 명승희에게 거즈를 붙여주고 있었다. 명승희는 문을 등지고 있었고 왼쪽 어깨와 팔을 드러낸 채였다. 그녀는 간호사가 상처를 치료해 주는 것만 알고 있었지 여준우가 온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간호사가 치료를 마치고 떠나자 명승희는 그제야 창문을 통해 등 뒤에 누군가 서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살짝 당황하며 고개를 돌려 여준우를 바라봤다.“왜 여기 왔어요?”여준우는 그녀의 앞으로 걸어가 그녀의 턱을 쥐고 뺨을 돌려봤다. 그녀의 오른쪽 얼굴에 희미하게 긁힌 자국이 있었다. 여준우는 손가락으로 그 상처를 살살 쓸어보았다.“또 어디 다쳤어요?”명승희는 넋을 놓고 있다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그의 손을 밀어냈다.“다친 데 없어요.”명승희는 천천히 소매에 팔을 넣으려 했지만 어깨의 상처가 당기는 느낌에 앓는 소리를 냈다.여준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입지 말고 그냥 누워요.”명승희는 또 한 번 당황했다. 옷을 제대로 입기도 전에 여준우가 그녀의 허리를 부축해 눕게 했고 이불까지 덮어줬다.명승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여준우를 바라봤다.“운전해 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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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경호원은 조금 머쓱했다.“명승희 씨,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사실...”문가에 서 있는 여준우를 본 경호원은 말을 멈췄다.“준우 님?”명승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어머, 깨어났어요?”여준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쉬지 않고 왜 이곳에 온 거예요?”“심하게 다친 것도 아니고 다리도 멀쩡한데 뭘 쉬어요?”명승희는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당신 경호원이 나보다 더 심하게 다쳤어요. 쉬어야 할 사람은 이분이죠.”여준우는 심호흡했다.“그러면 왜 이곳까지 와서 남 쉬는 거 방해해요?”명승희는 말문이 막혔다.“난... 그냥 감사 인사하려고 왔죠. 기사님이 운전 실력이 좋지 않았으면 우리 두 사람 다 황천길 건넜을걸요.”경호원은 여준우를 바라봤다.“준우 님.”그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지만 둘이서만 얘기해야 하는 주제였다.여준우는 당연히 그 뜻을 알아챘다. 그는 명승희를 부축해서 세운 뒤 그녀의 흐트러진 머릿결을 정리해 줬다.“일단 돌아가서 쉬어요. 자꾸 쏘다니지 말고.”명승희는 당황했다. 어젯밤부터 여준우는 굉장히 이상했다. 명승희는 그들을 힐끗 보더니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섰다.경호원은 명승희가 떠난 걸 확인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어젯밤 사고는 누군가 일부러 낸 거예요. 제 추측으로는 명승희 씨를 노린 것 같습니다.”다행히 어젯밤 그는 다른 곳에 정신을 팔지 않았다. 그 차는 그들의 차를 전복시킬 만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비록 차가 전복되지는 않았지만 뒷좌석이 크게 충격을 받아 차가 기울어지는 동시에 그가 핸들을 돌려 차가 풀숲 쪽으로 쓰러졌고 그로 인해 명승희가 깨진 유리 조각에 어깨를 찔리게 된 것이었다.여준우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이번 사고로 그는 다시금 레이나를 떠올렸다.이번에도 사고가 아니었다.명승희는 병실로 돌아와 최민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최민아는 여태 그녀가 여행하는 줄로 알고 있었다.명승희가 최민아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할 때, 병실 밖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여자는 비싼 옷차림에 우아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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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유나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유나는 명승희의 얼굴에서 그녀의 속셈을 파악하고 싶은 듯했다.여준우는 문밖에 서 있던 경호원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여긴 왜 오셨어요?”유나는 명승희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여준우를 바라봤다.“내가 뭘 하러 왔는지 알고 있을 텐데.”여준우는 냉소를 흘렸다.“어머니께서 손을 쓰셨다는 걸 인정한 거네요.”유나의 눈동자에 노여움이 스쳐 지나갔다.“난 반드시 너 대신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야 해. 네가 이 여자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나도 절대 이 여자가 편히 지내게 하지 않을 거야.”명승희는 다소 놀랐다.손을 썼다는 건 뭘까? 설마 어젯밤 그 일이 그냥 뜻밖의 사고가 아니었단 말인가?여준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한참 뒤, 여준우는 명승희의 앞으로 걸어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데려갔다.유나가 소리를 질렀다.“여준우,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여준우는 걸음을 멈췄고 명승희의 어깨를 잡았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고개를 돌린 그는 눈이 벌게져서 분노에 찬 눈빛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봤다.“어디 한 번 해보세요.”유나의 표정이 굳었다.여준우가 겨우 여자 한 명 때문에 자기 말에 반항하자 유나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녀는 아들이 컸다고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걸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여준우는 명승희를 안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는 명승희를 차 뒷좌석에 앉힌 뒤 운전기사에게 그녀를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뒷좌석 문을 닫으려던 여준우는 갑자기 명승희를 바라보더니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입을 맞췄다. 명승희의 동공이 움츠러들면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여준우는 미련을 두듯 입술을 뗐다. 그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 그녀의 얼굴 전체를 드러냈다. 그는 여전히 손으로 명승희의 얼굴을 잡고 있었다.“당신 여권은 프런트 데스크에 뒀으니까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요.”“당신...”명승희는 살짝 놀랐다. 그가 이렇게 빨리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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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명승희는 순간 호흡을 멈췄다. 고개를 돌려 보니 두 남자가 문을 열었고 여자 한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다름 아닌 여준우의 약혼녀 맨디였다.맨디는 미소를 지었다.“죄송하네요. 이런 방법으로 모셔 와서.”“모셔 왔다고요?”명승희는 웃었다.“납치랑 다를 바가 없는데요.”“납치면 뭐 어떤가요?”맨디는 개의치 않았다.“Y국에서는 경찰도 감히 우리 가문의 심기를 거스르지 못해요. 혹시 신고라도 하려고요?”명승희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심호흡했다.“뭘 어쩔 셈이죠?”맨디는 팔짱을 두른 채로 그녀에게 다가갔다.“난 여준우 씨를 무척 좋아해요.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했죠. 그가... 레이나를 사랑했을 때부터요.”맨디는 명승희의 옆으로 걸어가면서 느긋하게 말했다.“여준우 씨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난 어차피 그랑 결혼할 거니까요. 레이나가 죽은 뒤 여준우 씨의 마음도 레이나와 같이 죽었어요. 준우 씨가 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다른 여자들도 받아들이지 못할 거예요.”명승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런 얘기를 왜 나한테 하는 거죠?”맨디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맨디의 눈동자에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준우 씨가 당신이랑 가볍게 만날 생각이었다면 그냥 못 본 척했을 거예요. 그의 주위에는 여자들이 널렸고 준우 씨가 진심이 아니라면 상관없으니까요.”맨디는 명승희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턱을 쥐었다.“그런데 당신을 대하는 준우 씨의 태도가 다르더라고요.”맨디의 손을 쳐낸 명승희는 상처가 아파와 이를 악물었다.“맨디 씨, 여준우 씨가 나한테 자기 연인 노릇 하라고 강요한 거예요. 그리고 난 그저 그의 수많은 연인 중 한 명일 뿐이고요. 심지어 그는 날 Y국에 가둬두려고 했어요. 그게 남다른 건가요?”맨디는 당황했다. 그녀는 갑자기 재밌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명승희는 거즈가 젖은 게 느껴졌다.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맨디 씨, 난 당신에게서 여준우 씨를 빼앗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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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맨디가 미소를 거두었다.“반드시 사랑으로 결혼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난 그냥 준우 씨 아내가 되면 만족해요. 그가 날 사랑하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니까. 나랑 그 사람은 천생연분이에요. 오직 나만이 그에게 어울린다고요!”맨디가 밀치는 바람에 명승희는 벽에 부딪혔다. 맨디는 갑자기 발을 들어 명승희 어깨의 상처를 힘껏 짓밟았다.명승희는 헛숨을 들이키면서 고통을 참았다. 피가 거즈에서 흘러나와 그녀의 옷자락을 빨갛게 물들였다.“많이 아파요?”맨디는 몸을 숙혀 그녀를 바라보며 음산하게 웃어 보였다.“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요. 난 당신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하루를 선사할 거예요.”맨디는 손을 들어 남자 3, 4명을 불렀고 명승희는 표정이 굳으면서 안색이 창백해졌다.맨디는 명승희의 팔을 잡고 그녀를 남자들의 앞으로 끌고 갔다. 그녀는 명승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준우 씨는 다른 남자가 자기 장난감에 손을 대는 걸 싫어해요. 그러니까 당신을 망쳐야만 준우 씨가 완전히 마음을 접어요.”샌디에이고 저택.여준우는 와인을 한 잔 따랐고 붉은색 액체가 천천히 유리잔을 타고 흘러내렸다. 여준우는 와인잔을 잡고 살살 흔들더니 시선을 들어 옆에서 지키고 있는 검은색 옷을 입은 경호원을 바라봤다.“지금 날 가둔 거예요?”유나가 위층에서 내려왔다.“준우야, 이건 다 널 위해서야. 넌 그 여자랑 너무 많이 엮이면 안 돼.”여준우는 천천히 술을 들이켜더니 웃음을 터뜨렸다.“나랑 그 여자는 이미 끝났어요.”유나는 가라앉은 얼굴로 멈춰 섰다.“그래? 네가 그 여자를 떠나보내긴 했지만 네가 다시 그 여자를 찾아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잖아.”여준우는 미소를 거두고 자신의 어머니를 노려봤다.“그래서요.”유나는 미소를 지으며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준우야, 넌 엄마가 키운 훌륭한 아이야. 별거 아닌 여자 때문에 이렇게 변해버리면 안 되지.”“제가 이 꼴이 된 건 어머니 탓인데요.”여준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술잔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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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당신은 절 낳아준 제 친모니까 제가 어머니께 손을 쓸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 목숨은 어머니가 제게 준 것이니 제가 다시 돌려드릴 수는 있어요.”여준우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어머니, 전 37년 중 전 25년 동안 어머니의 통제를 받으며 살았어요. 전 단 한 번도 어머니를 미워한 적 없어요. 어머니는 절 사랑하는 게 맞으니까요. 하지만 전 이제 어머니의 사랑을 감당하지 못하겠어요. 레이나는 아무 잘못 없어요. 제가 잘못한 거죠. 레이나를 사랑했으면 안 됐는데. 명승희 씨도 잘못은 없어요. 잘못한 건 저죠. 제가 그녀를 건드렸으니까요. 그런데 어머니는 무슨 짓을 하셨죠? 절 망가뜨리면 어머니도 이젠 그만하시겠죠.”“여준우... 총 내려놔. 착하지. 넌 내 목숨만큼 소중한 아이야. 난 너 없으면 안 돼...”유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이토록 숨 막히는 기분은 느껴본 적 없었다. 친아들이 총을 머리에 가져다 대면서 본인의 목숨으로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여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전한 뒤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안 돼!”유나는 심장이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처절하게 소리쳤다.“보내줄게. 보내주면 되는 거지?”여준우는 그제야 총을 내려놓고 겉옷을 집은 뒤 옆에 서 있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을 밀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유나는 힘없이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고 손도 덜덜 떨렸다. 그녀는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여준우는 도로 위를 질주했다. 그는 뺨을 꿈틀거리더니 이를 악물고 액셀을 밟았다.차는 교외의 허름한 곳에 다다랐다. 그곳은 외딴곳이었는데 철문은 닫혀있었고 오로지 철조망에 가로막힌 창문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밖에는 차 두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중 하나는 맨디 차의 번호판이었다.여준우는 총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안에서 두 남자가 걸어 나오자 여준우는 총을 들었고 남자가 그를 발견한 순간, 총을 쐈다.두 번의 총소리에 안에 있던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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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죽어야 할 사람은 그였고, 잘못을 저지른 것도 그였다.결국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지 못했다.*의사 선생님, 제 아들 깨어났잖아요. 이미 일주일이 지났어요. 그런데 왜 이런 상태인 거예요?”유나는 의사의 어깨를 잡고 히스테리를 부르며 물었다.의사는 깨어난 뒤 좀비 같아 보이는 여준우를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사모님, 죄송합니다. 저희는 최선을 다했어요. 환자분의 상태를 보니 아마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심리적인 문제라니...유나는 멍한 표정으로 의사를 놓아줬다.“왜 이렇게 된 거죠?”“준우가 이렇게 된 건 다 너 때문 아니냐?”여준우의 고모, 여정희가 지팡이를 짚고 들어와 유나의 뺨을 때렸고 유나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녀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반지훈과 강성연은 문밖에 서 있었다. 그들은 여정희와 같이 온 것이었다.유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형님...”“여지우가 너한테 집안의 일을 맡겼지. 난 널 믿었어. 그래서 Y국을 오랫동안 떠나서 있었고. 그런데 그사이가 여씨 가문의 분위기를 이렇게 흐려?”여정희는 지팡이로 땅을 힘껏 내리치며 화를 냈다.유나는 흠칫했다.“형님, 제가 잘못했어요...”“네 잘못을 알아? 준우가 저 꼴이 됐으니 네가 잘못을 깨달았다고 해도 이미 늦었어.”여정희는 고개를 들었고 그녀의 눈동자는 벌겠다.“유나야, 네 의도가 좋았었다고 해도 준우에 대한 너의 사랑은 너무 이기적이야. 걔한테 숨 쉴 기회조차 주지 않았잖아.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건 너처럼 걔를 통제하고 걔 인생을 장악하는 게 아니야. 놔줄 줄 알아야지. 그리고 준우는 이미 37살이야. 세 살 짜리 애가 아니라고.”입을 꾹 다문 유나의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녀는 이내 얼굴을 가리고 통곡하기 시작했다.“넌 준우랑 레이나가 만나는 걸 탐탁지 않게 생각해서 레이나가 사고를 당하게 만들었어. 그런데 그거 아니? 넌 그때 이미 네 손으로 직접 네 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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