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111 - 챕터 1120

2771 챕터

제1111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보디가드가 여자를 돌아보았다.“죄송합니다. 아가씨,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여자의 얼굴이 괴이하게 이그러졌다. 자신이 방금 그 Y 국 젊은 갑부를 어떻게 꼬셨는데, 이렇게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한다고?그리고 방금 지나간 그 여자는 또 누군데?그 시각 명승희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녀가 막 차 문을 열려고 하던 그때, 웬 검은 그림자가 그녀를 홱 잡아채더니 자신의 품에 가뒀다. 그녀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 검은 그림자가 그녀를 차 문에 밀쳐세우더니 미세하게 벌어진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탐했다.그녀는 발버둥 쳤다. 그로 인해 거칠게 입술이 틀어막혀 곧 질식할 것만 같았다. 그가 손을 들어 그녀의 웃옷 단추를 잡아뜯었다. 싸늘한 냉기가 몸을 뒤덮자 순간 그녀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미쳤어요? 여준우 씨…”여준우가 그녀의 턱을 잡아채더니 다시 키스를 퍼부었다. 그때 주차장 안으로 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명승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녀의 어깨가 떨려왔다.“여기서 이러지 말아…”여준우가 그녀를 기둥 뒤 사각지대로 끌어당겼다. 그곳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에는 띄지 않을 구석이었다.그녀한테는 일분일초가 고통이었고 수모였다. 등 뒤에 있는 기둥이 그녀의 공포와 두려움을 막아주는 방패막처럼 느껴졌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 지옥에 내던져진 것만 같았다.두 사람 모두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공인이었지만 스캔들이 터졌을 때 망신을 당하게 되는 건 여준우가 아니라 그녀였다. 이런 일이 공개되었을 때 논쟁 대장이 되는 건 항상 여자 쪽이었으니까.그의 귓가에서 그녀의 흐느낌 소리가 들려왔다. 여준우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바늘로 자신의 심장을 콕콕 찌르는 것만 같았다. 결국 저도 모르게 점점 행동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그녀가 울 기력조차 없게 되었을 때, 여준우는 그녀를 안아들고 방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몸에는 그의 정장 외투가 둘러져 있었다. 외투에 가려져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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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여준우가 피식 비웃더니 몸을 일으켰다. 그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외투를 힐끗 바라본 후 입을 열었다.“깨끗하게 씻고 나와요.”그가 욕실 밖으로 나갔다.순간 탁하고 맥이 풀린 명승희가 겨우 욕실 벽에 몸을 기댔다. 그녀는 자조적으로 웃었다. 이게 다 그날 밤, 뭐에 씌우기라도 한 듯이 그를 받아들였던 탓이다. 결국 그녀가 다 자초한 것이었다.이게 바로 ‘나쁜 여자’의 말로란 말인가.샤워를 마친 그녀가 욕실 밖을 나왔다. 그녀는 거실 불을 켜지 않은 채 벽을 더듬으며 객방으로 향했다. 그때 순간 눈앞이 번쩍였다. 눈부신 샹들리에 불빛에 그녀는 눈을 찌푸렸다.등 뒤에서 여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 여자가 되기로 했으면 어디에서 자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죠.”명승희가 여준우의 옆에 누웠다. 그녀가 막 등을 돌리려고 하던 그때 남자가 말했다.“날 안아요.”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몸을 돌려 그의 가까이로 다가가 내키지 않는 팔을 억지로 뻗어 그를 안았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라도 편해지겠지.여준우가 팔을 뻗어 테이블 스탠드를 끈 후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주었다. 방안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명승희는 길고도 고요한 밤을 버텨내다가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었다.다음날.명승희의 활동을 가로막던 제재는 곧바로 철회되었다. 소식을 들은 최민아가 몹시 들떠서 그녀한테 축하 인사를 건네주러 다가왔다. 하지만 기뻐 보이기는커녕 어딘가 풀이 죽어있는 그녀를 확인하고 의아해했다.“왜 그러세요? 여준우 씨가 언니에 대한 제재를 거두어들였잖아요?”명승희는 화장대에 앞에 앉아 눈 밑에 생긴 다크서클을 화장으로 가리고 있었다.“이제 난 그냥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처럼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난도질당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기쁘겠니?”대가로 그 남자의 애인이 되다니. 만약 그녀의 부모가 이 일을 알게 되면 아주 기가 막혀 뒤로 넘어갈 것이다.그녀는 여준우가 자신한테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그녀의 몸을, 생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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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여준우가 손짓하며 그녀를 불렀다.명승희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다 아는 사이인데 한 판 할래요?”명승희가 미소 지었다.“좋죠.”구천광이 머리를 돌려 육예찬을 힐끗 보더니 아예 몸을 돌려 술잔을 들고 다가갔다.“명승희와 여준우는 언제부터 저런 사이가 된 거예요?”육예찬이 고개를 저으며 그가 들고 있는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모르죠.”여준우가 당구 큐대를 명승희에게 건네더니 육예찬을 돌아보며 말했다.“듣기로 육예찬 씨가 당구를 잘 친다던데. 한 판 안 하실래요?”육예찬은 여준우가 일부러 일을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구천광은 재밌는 구경거리를 찾은 것처럼 그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평소에는 이런 가십에 관심도 없던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처음으로 가십에 관심이 생긴 것이다.명승희는 여준우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알고 있었다. 이미 결혼한 전 남자친구와 당구를 치라니, 그녀를 공개적으로 우습게 만들려는 것이 분명했다.“육예찬 씨랑은 안 쳐요.”육예찬이 명승희를 돌아보았다. 다른 사람들 역시 하나 둘 그녀를 돌아보며 저들끼리 수군거렸다.“명승희는 육예찬의 전 여자친구이지 않아?”“이미 헤어진 지 몇 년이나 되었잖아요. 이젠 육예찬도 결혼을 했고. 최근에는 명승희랑 여준우 사장님에 대한 스캔들도 엄청 터져 나오잖아요.”여준우가 실눈을 뜨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명승희를 바라보았다. 명승희는 당구 큐대를 만지작거리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입을 열었다.“육예찬 당구 실력 엉망이에요. 쟤랑 치는 건 시간 낭비니까 저는 여준우 씨랑 치고 싶어요.”여준우가 피식 웃었다.“그래요?”“여준우 씨, 설마 무서우세요?”명승희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주 패기 넘치는 모습이었다.여준우가 소리 내어 웃으며 당구 큐대를 들었다.“난 내기가 걸린 게임을 좋아하거든요.”그가 공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단판 승부로 하죠. 지는 사람이…”그가 말을 멈추자 명승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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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그녀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여준우가 피식 웃었다.“혹시 저한테 기회를 준 건가요?”명승희가 그를 노려보았다. 그래, 확실히 운명의 여신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여준우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생각은 끝났어요?”명승희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가 아주 손쉽게 검은색 공을 포켓에 넣었다.그가 고개를 돌려 명승희를 바라보았다.명승희는 당구 큐대를 내던지더니 휙 하고 몸을 돌려 걸아가 양주를 땄다. 그때 육예찬이 입을 열었다.“이렇게 여자를 난처하게 만드는 건 여준우 씨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주위 사람들이 흥미진진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여준우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그녀가 기어이 저랑 내기를 하자고 했고, 약속대로 저는 내기에 응한 것뿐인데 제가 그녀를 난처하게 만든 건가요?”육예찬과 그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했다.“저는 여준우 씨의 저의를 잘 모르겠습니다.”여준우가 태연하게 말했다.“아무런 저의도 없답니다.”그때 구천광에 나섰다.“여준우 씨, 양주 한 병을 원샷 하는 건 좀 그러니까 맥주로 대신하는 건 어떨까요?”여준우가 피식 웃었다.“여기서 내가 얌전히 넘어가면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명승희가 그들을 돌아보았다.“당신들 도움 필요 없습니다. 고작 양주 한 병일 뿐인걸요. 두 병도 마실 수 있어요.”그녀가 양주 병에 입을 대더니 그대로 고개를 뒤로 꺾어 술을 들이켜기 시작했다. 와인은 그럭저럭 마셨지만 양주는 너무 독했다. 그녀의 입가에서 채 마시지 못한 양주가 흘러내려 옷을 적셨다. 절반쯤 마셨을까? 순간 위에서 강렬한 통증이 느껴져 몇 번이나 헛기침을 했다. 그러고는 이어서 술을 비워냈다.양주 한 병이 바닥이 나자 그녀는 이제 걸음도 똑바로 걸지 못했다. 위가 타는 듯이 아파났다. 그녀는 입을 틀어막고 주위 사람들을 밀치며 달려나갔다.명승희는 화장실로 달려가 곧바로 양주를 토해냈다. 몸이 뜨거워나기 시작했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토를 하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 눈에서는 눈물이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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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육예찬이 가볍게 피식 웃었다.“왜? 날 두고 명승희랑 다투었던 걸 후회해?”“누가 너 때문에 승희 씨랑 다투었다는 거야?”송아영이 휙 하고 고개를 돌렸다.“네가 먼저 나한테 매달린 거지.”그가 미소 지으며 송아영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턱을 그녀의 정수리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맞아. 내가 매달렸어. 네가 좋아 죽겠는데 어쩌겠어.”……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명승희가 눈을 떴을 때에는 이미 날이 밝아있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병실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겨우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온몸이 나른하고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간호 의자에 앉아있던 최민아가 그녀가 깬 것을 확인했다.“승희 언니 괜찮아요?”“누가 날 병원으로 데리고 왔어?”명승희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최민아가 답했다.“구천광 씨와 육예찬 씨가요. 육예찬 씨가 언니 곁에 있어주라고 저한테 전화를 주셨어요.”명승희는 그녀한테 자신을 일으켜달라고 부탁했다. 최민아가 한숨을 내쉬었다.“육예찬 씨가 저한테 말해줬어요. 여준우 씨가 그렇게까지 언니를 괴롭힐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참나, 어마어마한 부자면 뭐해요? 그래봤자 쓰레기잖아요. 듣기로 그 남자 어젯밤 내내 회관에 있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나갔대요. 옆에 웬 여자까지 끼고요!”“그래?”명승희가 무기력하게 웃었다.“잘 됐네.”이제는 그 남자도 더 이상 자신을 쫓아다니며 괴롭히지 않겠지.최민아는 그녀의 텅 비어버린 눈동자를 보고 놀라 굳어졌다.“승희 언니, 언니 혹시 여준우 씨한테…”“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명승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어젯밤 양주 한 병을 원샷 했더니 아직까지 속이 안 좋아. 아무것도 먹지 못할 것 같은데 또 배는 고파.”“그럼 제가 가서 죽이라도 사 올까요?”최민아가 물었다.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베개로 등을 받치고 침대맡에 기대앉았다.최민아가 병실을 나섰다. 명승희는 아직도 머릿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 잠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그때 누군가가 병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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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그녀 역시 왜 갑자기 과거의 꿈을 꾸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혹시 그녀가 점점 그때의 일을 잊어가고 있어서 기억이 그녀한테 잊지 말라 일침이라도 날린 건가?그녀가 여준우를 바라보았다.“여준우 씨가 이렇게 애인한테 엄격한 사람이었나요.”여준우의 시선이 그녀의 연분홍색 입술에 멈췄다.“어떤 것 같아요?”그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명승희가 손으로 그의 어깨를 밀어냈다. 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렸다.“나 어젯밤 토하고 양치도 못했어요. 괜히 여준우 씨 비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여준우가 피식 웃더니 그녀의 이마에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명승희가 뻣뻣하게 굳었다.이건 무슨 뜻이지?여준우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휴식 잘하고 있어요.”그가 몸을 일으켰다.“승희 언니 제가 죽 사왔…”포장된 죽을 들고 막 병실로 들어서던 최민아가 여준우의 모습을 보고 놀라 굳어버렸다.여준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병실을 나갔다.그가 나간 걸 확인한 최민아가 죽을 들고 침대 머리맡으로 다가왔다.“여준우 씨… 혹시 언니를 걱정하는 걸까요?”명승희가 침대에서 내려오며 헛웃음을 쳤다.“그 걱정 몇 번만 더 하면 다음엔 장례식장에서 날 만나게 될 거야.”최민아가 얼른 반박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언니는 분명 엄청 오래 살 거예요. 걱정 마세요.”명승희는 퇴원하고도 집에서 3일을 더 쉬었다. 그 사이 여준우는 그녀를 찾지 않았고 그녀 역시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4일째 되던 날, 감독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피로연에 참석하라는 전화였다.차창 밖으로 가랑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밝게 빛나는 네온사인 불빛이 어두운 차 안으로 비추어 들어와 명승희의 몸을 밝혔다.최민아가 백미러를 힐끔거리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언니, 그래도 명색에 두 번째 주인공인데… 정말로 그렇게 입고 가실 거예요?”명승희는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패션쇼도 아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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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첫 순서로 남녀 주인공이 무대에 올라 팬들과 인사를 하고 선물을 나누어 줬다. 다음 순서로 간단한 인터뷰가 이어졌다.될수록 카메라에 잡히고 싶지 않았던 명승희는 인터뷰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하품이 나서 입을 가리고 몰래 하품을 했는데 하필 카메라에 잡히게 되었다.순식간에 마이크가 명승희 앞에 도착했다. 사회자가 그녀한테 한 마디 할 것을 부탁했다. 당황하던 그녀는 곧바로 표정을 관리하며 마이크를 받아들었다.“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촬영하는 내내 제작진분들, 그리고 배우님들과 엄청 유쾌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저한테 연기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한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그때 갑자기 기자가 그녀한테 즉석 바이올린 연주를 부탁했다. 현장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명승희가 모델이었을 때 육예찬을 쫓아다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는 육예찬을 위해 특별히 바이올린을 배우러 다니기까지 했었다.그런데 피로연 무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라니. 이건 그녀한테 시비를 거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하지만 다행히도 명승희는 그 말에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답변했다.“피아노 연주로는 안 될까요?”기자는 그녀가 자신의 질문에 반박하지 않고 오히려 가볍게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모습에 더 이상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았다.명승희는 곧바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녀가 연주한 곡은 드라마 OST로 삽입된 《아픈 사랑》이었다. 마침 《청운의 꿈》의 홍보 효과도 되고 일석이조나 다름없었다.드라마 홍보 인터뷰를 마친 후 명승희는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를 대고 현장을 벗어났다.최민아가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며 말했다.“정말로 안 가실 거예요?”명승희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답했다.“나 지금 술은 보기만 해도 메슥거려. 이런 상태로 어떻게 파티에 참가해?”그리고 지금 파티장에 들어가면 여준우와 마주칠게 뻔했다.그녀의 말에 최민아가 멈칫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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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그녀가 의혹의 눈길로 물었다.“며칠을 함께 있는데요?”여준우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명승희가 갑자기 피식 웃었다.“다른 사람들은 안 만나도 돼요?”그가 그녀의 턱을 잡고 말했다.“내가 누구랑 만나야 되는데요?”그녀가 그의 손을 쳐내더니 이불로 몸을 감싼 채 몸을 일으켰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그녀는 손을 뻗어 옆에 놓인 목욕 타월로 몸을 감싸고 침대 가장 자리에 앉아 그를 등진 채 머리를 묶었다.“다른 여자들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저는 이만 빠질게요.”그녀가 막 몸을 일으키려고 한순간 그가 그녀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에 가뒀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질투하는 거예요?”당황한 명승희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한낱 정인일 뿐인데 질투를 할게 뭐 있겠어요?”여준우가 피식 웃었다. 그가 그녀의 얼굴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정말로 자기 처지를 똑똑히 구분할 줄 아는 여자라니까.”명승희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욕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마침 여준우가 룸서비스를 시키고 있었다. 8시가 되자 직원이 음식이 담긴 카트를 끌고 방으로 들어왔다.명승희는 간단한 국수와 샐러드만 먹었다. 그때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확인해 보니 최민아가 웬 링크를 보내왔었다.들어가 보니 어젯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나태 미녀 명승희##명승희 잠옷을 입고 출석하다#【최민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언니가 잠옷을 입고 출석한 게 엄청난 이슈가 되었어요. 지금 그 잠옷 완전 품절 대란이라니깐요. 언니! 진짜 대단해요!명승희는 곧바로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다. 어젯밤 그녀는 단지 편안함 때문에 그 옷을 입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 옷은 잠옷이 아니었다! 그저 잠옷처럼 디자인된 홈 웨어일 뿐이었다!여준우가 눈을 살짝 치켜뜨며 피식 웃었다.“어젯밤에 입은 그 잠옷 예쁘던데요.”그녀가 여준우를 바라보았다. 그가 그녀의 칭찬을 하다니? 하지만 다음 순간, 여준우가 진지하게 뒷말을 이었다.“벗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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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책임자는 그가 이런 곳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며 말했다.“여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이 주위로는 공사장밖에 없어서 호텔이 따로 없습니다.”“괜찮습니다. 평소 안 회장님께서 어디에 머무르셨으면 저도 그곳에서 지내면 됩니다.”여준우는 비서가 건네주는 차를 받았다.책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입니다. 그럼 제가 지금 가서 머무르실 곳을 준비해 두겠습니다.”책임자가 나간 후 여준우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팔짱을 낀 채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명승희를 돌아보았다.그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피식 웃었다.“왜요? 명승희 씨를 이런 공사장에서 지내게 만들어서 서러워요?”명승희가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당신이 억지로 저를 끌고 왔잖아요.”그녀는 그제야 그의 목적을 알아차리고 기가 막혀 헛웃음을 지었다.“당신 이런 땡볕에 다른 정인이 아닌 굳이 나를 데리고 온 의도가 뭔데요? 내가 새까맣게 타는 모습이 보고 싶은 거죠?”명승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선크림부터 덧발랐다. 하지만 아마 소용없을 것이다. 예전보다 피부가 새까맣게 탈게 분명했다!여준우가 소리 내어 웃더니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쩍하면 다른 여자를 거론하는데, 이게 질투가 아니고 뭐죠?”명승희는 더 이상 그와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그가 Y 국 국민인 게 참으로 다행이었다. 언젠가는 돌아갈게 분명하니까. 그녀는 여준우가 평생 Z 국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책임자가 다시 방으로 들어오더니 먼저 그들을 숙소로 안내했다. 안지성도 이곳에 오면 임시로 만들어진 공인 숙소에서 지내곤 했다. 일반 공인 숙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방에는 단독 샤워실과 주방, 그리고 에어컨이 있다는 것이었다.“여 사장님, 사모님, 그럼 저는 방해하지 않고 이만 가보겠습니다.”책임자가 웃으며 돌아갔다.‘사모님’이라는 말을 들은 명승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여준우를 돌아보았다. 여준우는 손끝으로 테이블 끝을 슥 스쳤다. 그는 방금 그 말을 못 들은 것 같았다. 그의 손가락에 먼지가 가득 묻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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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싫은데요.”명승희가 슬금슬금 그에게 다가가는척하더니 순식간에 덮쳐들었다. 여준우는 얼른 옆으로 피한 후 그녀의 손목을 붙잡아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면서 제압했다.“꺄악. 아파요!”여준우가 이를 악물고 웃었다.“아픈 걸 아는 사람이 감히 날 놀리려 들어요?”“당신이 먼저 나를 놀렸잖아요. 일부러 이런 곳에 데리고 와서 일이나 시키고. 우리 아빠도 나한테 집안일을 안 시키는데. 빨리 이거 놓지 못해요!”명승희가 발버둥 치자 여준우가 그녀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더 가했다. 그녀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팔뚝 전체가 저릴 정도로 아파졌다.“여준우 씨!”여준우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손 깨끗하게 안 씻으면 오늘 밤 침대에서 잘 생각도 하지 마요.”그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명승희가 몸을 일으킨 후 자신의 팔뚝을 주무르며 욕했다.“나는 뭐 당신이랑ㅣ 자는 게 좋은 줄 알아?”다 큰 남자가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다니. 그것도 그렇게 작은 바퀴벌레를.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밖으로 나간 여준우는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책임자와 함께 현장을 둘러보러 갔나 보다. 명승희는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으나 안은 텅텅 비어있었다.그녀가 가디건을 걸친 후 집 밖을 나서며 어디서 먹을 걸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문뜩 그녀의 눈에 한 아주머니가 아이를 안고 밥을 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저녁 7시, 책임자와 현장을 둘러본 여준우가 그제야 돌아왔다. 그는 그녀가 오래 기다렸을까 봐 서둘러 도시락을 챙겨들고 숙소로 향했다.그런데 방안 그 어느 곳에서도 명승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가방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그가 도시락을 내려놓은 후 미간을 찌푸리고 욕실이 있는 쪽을 향해 소리쳤다.“명승희 씨!”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가 휴대폰을 꺼내서 그녀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명승희가 수박 반 통을 품에 안고 숟가락으로 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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