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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육예찬이 가볍게 피식 웃었다.

“왜? 날 두고 명승희랑 다투었던 걸 후회해?”

“누가 너 때문에 승희 씨랑 다투었다는 거야?”

송아영이 휙 하고 고개를 돌렸다.

“네가 먼저 나한테 매달린 거지.”

그가 미소 지으며 송아영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턱을 그녀의 정수리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맞아. 내가 매달렸어. 네가 좋아 죽겠는데 어쩌겠어.”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명승희가 눈을 떴을 때에는 이미 날이 밝아있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병실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겨우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온몸이 나른하고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간호 의자에 앉아있던 최민아가 그녀가 깬 것을 확인했다.

“승희 언니 괜찮아요?”

“누가 날 병원으로 데리고 왔어?”

명승희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

최민아가 답했다.

“구천광 씨와 육예찬 씨가요. 육예찬 씨가 언니 곁에 있어주라고 저한테 전화를 주셨어요.”

명승희는 그녀한테 자신을 일으켜달라고 부탁했다. 최민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육예찬 씨가 저한테 말해줬어요. 여준우 씨가 그렇게까지 언니를 괴롭힐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참나, 어마어마한 부자면 뭐해요? 그래봤자 쓰레기잖아요. 듣기로 그 남자 어젯밤 내내 회관에 있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나갔대요. 옆에 웬 여자까지 끼고요!”

“그래?”

명승희가 무기력하게 웃었다.

“잘 됐네.”

이제는 그 남자도 더 이상 자신을 쫓아다니며 괴롭히지 않겠지.

최민아는 그녀의 텅 비어버린 눈동자를 보고 놀라 굳어졌다.

“승희 언니, 언니 혹시 여준우 씨한테…”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명승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어젯밤 양주 한 병을 원샷 했더니 아직까지 속이 안 좋아. 아무것도 먹지 못할 것 같은데 또 배는 고파.”

“그럼 제가 가서 죽이라도 사 올까요?”

최민아가 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베개로 등을 받치고 침대맡에 기대앉았다.

최민아가 병실을 나섰다. 명승희는 아직도 머릿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 잠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때 누군가가 병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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