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20화

“싫은데요.”

명승희가 슬금슬금 그에게 다가가는척하더니 순식간에 덮쳐들었다. 여준우는 얼른 옆으로 피한 후 그녀의 손목을 붙잡아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면서 제압했다.

“꺄악. 아파요!”

여준우가 이를 악물고 웃었다.

“아픈 걸 아는 사람이 감히 날 놀리려 들어요?”

“당신이 먼저 나를 놀렸잖아요. 일부러 이런 곳에 데리고 와서 일이나 시키고. 우리 아빠도 나한테 집안일을 안 시키는데. 빨리 이거 놓지 못해요!”

명승희가 발버둥 치자 여준우가 그녀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더 가했다. 그녀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팔뚝 전체가 저릴 정도로 아파졌다.

“여준우 씨!”

여준우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손 깨끗하게 안 씻으면 오늘 밤 침대에서 잘 생각도 하지 마요.”

그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명승희가 몸을 일으킨 후 자신의 팔뚝을 주무르며 욕했다.

“나는 뭐 당신이랑ㅣ 자는 게 좋은 줄 알아?”

다 큰 남자가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다니. 그것도 그렇게 작은 바퀴벌레를.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밖으로 나간 여준우는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책임자와 함께 현장을 둘러보러 갔나 보다. 명승희는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으나 안은 텅텅 비어있었다.

그녀가 가디건을 걸친 후 집 밖을 나서며 어디서 먹을 걸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문뜩 그녀의 눈에 한 아주머니가 아이를 안고 밥을 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녁 7시, 책임자와 현장을 둘러본 여준우가 그제야 돌아왔다. 그는 그녀가 오래 기다렸을까 봐 서둘러 도시락을 챙겨들고 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방안 그 어느 곳에서도 명승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가방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그가 도시락을 내려놓은 후 미간을 찌푸리고 욕실이 있는 쪽을 향해 소리쳤다.

“명승희 씨!”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가 휴대폰을 꺼내서 그녀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명승희가 수박 반 통을 품에 안고 숟가락으로 파먹고 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