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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여준우는 그녀가 자신의 가까이로 다가오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모습에 억지로 강요하지 않았다. 이미 차도 출발한 상태고,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었다.

그들은 여 씨 그룹 산하의 고급 호텔에 도착했다. 명승희는 자신의 짐과 함께 호텔 룸에 처박혔다. 문 앞에는 보디가드가 지키고 서있었다.

“무슨 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아가씨,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보디가드가 적극적으로 그녀를 대신해 문까지 닫아주었다.

그녀는 방안에 홀로 남아 멍하니 서있었다. 그러니까 여준우 이 남자는 단지 그녀를 호텔까지 데려다준 것뿐이다?

여 씨 가문의 샌디에이고 저택.

“도련님, 사모님께서는 서재에서 도련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사가 계단 앞에 서서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여준우를 향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여준우는 외투를 벗어 집사한테 건네더니 손목시계를 느슨하게 조절한 후 위층으로 향했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중년 여인은 쉰 여섯, 일곱 즈음 되었지만 관리를 잘해왔기에 겉모습만 봤을 때에는 삼, 사십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

여준우가 책상 쪽으로 다가갔다. 책상 위에는 잡지가 놓여있었는데 Z 국에서 그와 명승희가 파파라치한테 찍힌 스캔들 기사가 적혀있었다. 이 잡지가 해외에까지 퍼지게 되었다니.

유나가 잡지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

“네가 밖에서 어떻게 놀든지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구나. 넌 지금껏 한 번도 이런 스캔들 기사를 남겼던 적이 없잖니.”

여준우가 잡지를 들고 느긋하게 페이지를 넘겼다.

“이런 가십거리는 많고도 많아요.”

“달라.”

유나가 자신의 미간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

“지금 네가 이 여자한테 보이는 태도가 달라. 진심인 거냐?”

여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나가 눈을 치켜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넌 내 아들이고, 장차 여 씨 가문을 책임져야 할 후계자야. 잊지 말거라. 너와 맨디는 이미 결혼 약속이 오간 사이라는 것을!”

여준우가 소리 내어 웃었다.

“어머니, 저랑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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