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27화

명승희가 고개를 홱 돌린 후 잠깐 숨을 돌렸다.

“난 물러서지 않았어요.”

여준우가 끙 하고 짧게 신음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나를 좋아하게 될까 걱정하며 움츠러든 것도 물러서는 것에 속하죠.”

명승희는 그의 말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누가 움츠러들었다고 그래요. 그리고 왜 내가 당신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절대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죠.”

“당신…”

명승희는 씩씩거리면서도 그의 말에 말문이 막혀 뭐라 대꾸하지 못했다. 여준우가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 그녀의 몸에 점점 힘이 빠지는 것을 본 그가 낮게 웃었다.

“당신은 나로 인해서 얻는 자극을 좋아하잖아요. 거봐요. 역시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당신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 거예요.”

명승희가 입술을 꼭 깨물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여준우가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대외적으로는 나한테 여자가 꽤나 많지만.”

그가 몇 초간 침묵했다. 그의 눈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함께 밤을 보낸 여자는 당신이 두 번째에요. 어쩌면 마지막 여자가 될지도 모르죠.”

샌디에이고 저택.

유나와 맨디가 정원에 앉아 함께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어젯밤 작전이 실패한 걸 알고 맨디를 위로해 주었다.

“그 여자는 신경 쓰지 말거라. 넌 케니 가문의 딸이잖니. 준우도 결국에는 너를 선택하게 될 거야.”

맨디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어머님, 어쩌면 준우 씨가 그 여자한테 진심일지도 몰라요.”

“진심?”

유나가 냉소를 지었다. 그녀는 찻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며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

“그 여자가 죽은 뒤로 준우는 그 어떤 여자도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어. 그저 잠깐 생긴 흥미 거리일 뿐이야.”

유나가 그 여자를 거론하자 맨디가 몸을 굳혔다.

“하지만 그녀가 죽은 뒤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흘렀잖아요. 어쩌면 준우 씨도 이미 그녀를 잊고…”

유나가 눈을 치켜떴다.

“만약 그 애가 살아있다면?”

“그럴 리가요!”

매디가 화들짝 놀랐다.

“장례를 마치고 화장하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