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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명승희는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렸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가 그를 쳐다보았다.

“당신 나를 매장시키겠다고 한 거, 그거 그냥 나 겁주려고 한 말이었죠?”

여준우가 실눈을 뜨고 말했다.

“걸려든 건 당신이죠.”

역시 아버지의 말이 맞았다!

그녀가 이를 악물고 웃었다.

“날 갖고 논 거예요?”

여준우는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품에 가둔 채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얼굴 가까이로 가져갔다. 그가 웃을락 말락 하며 말했다.

“전 명승희 씨가 똑똑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멍청할 줄 몰랐어요.”

명승희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날 갖고 노는 거 재밌었어요?”

여준우는 그저 그녀를 빤히 쳐다볼 뿐 답을 하지 않았다.

“멍청하게 당신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꼴이 얼마나 우스웠겠어요. 여준우 씨, 당신이 하도 이런 같잖은 연극을 좋아해서 저도 함께 어울려줄 만큼 어울려 줬어요. 대체 왜 그렇게 많은 여자들을 두고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건데요!”

이성을 상실한 명승희가 악다구니를 치더니 순간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크게 숨을 들이켜며 씩씩거렸다. 곧바로 이성을 되찾은 그녀가 애써 울음을 참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전 이제 그만 이 연극에서 빠질래요. 더는 못 하겠어요.”

그녀가 돌아서서 나가려고 하자 여준우가 다시 한번 그녀를 품에 가뒀다. 그가 그녀의 턱을 잡아올렸다.

“못 하겠다고? 못 할 거면 왜 자꾸 나를 자극하는 건데!”

그녀가 씩씩거리며 따졌다.

“누가 자극했다고 그래요. 분명 당신이 먼저 나를 건드렸잖아요!”

“맞아.”

여준우가 피식 웃었다. 그가 억지로 그녀의 얼굴을 고정하고 말했다.

“내가 먼저 건드렸죠. 하지만 계약을 끝내자고 했을 때 누가 나한테 찾아왔죠?”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순간 너무 놀라 호흡하는 법도 잊은 것 같았다.

여준우의 입술이 그녀의 볼에 닿을 듯한 거리에서 멈췄다.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얼굴에서 느껴졌다.

“계약을 끝냈을 때 그쪽이 제 발로 나랑 이야기를 하겠다고 찾아왔어요. 명승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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