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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그녀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여준우가 피식 웃었다.

“혹시 저한테 기회를 준 건가요?”

명승희가 그를 노려보았다. 그래, 확실히 운명의 여신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여준우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생각은 끝났어요?”

명승희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가 아주 손쉽게 검은색 공을 포켓에 넣었다.

그가 고개를 돌려 명승희를 바라보았다.

명승희는 당구 큐대를 내던지더니 휙 하고 몸을 돌려 걸아가 양주를 땄다. 그때 육예찬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여자를 난처하게 만드는 건 여준우 씨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주위 사람들이 흥미진진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여준우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녀가 기어이 저랑 내기를 하자고 했고, 약속대로 저는 내기에 응한 것뿐인데 제가 그녀를 난처하게 만든 건가요?”

육예찬과 그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했다.

“저는 여준우 씨의 저의를 잘 모르겠습니다.”

여준우가 태연하게 말했다.

“아무런 저의도 없답니다.”

그때 구천광에 나섰다.

“여준우 씨, 양주 한 병을 원샷 하는 건 좀 그러니까 맥주로 대신하는 건 어떨까요?”

여준우가 피식 웃었다.

“여기서 내가 얌전히 넘어가면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명승희가 그들을 돌아보았다.

“당신들 도움 필요 없습니다. 고작 양주 한 병일 뿐인걸요. 두 병도 마실 수 있어요.”

그녀가 양주 병에 입을 대더니 그대로 고개를 뒤로 꺾어 술을 들이켜기 시작했다. 와인은 그럭저럭 마셨지만 양주는 너무 독했다. 그녀의 입가에서 채 마시지 못한 양주가 흘러내려 옷을 적셨다. 절반쯤 마셨을까? 순간 위에서 강렬한 통증이 느껴져 몇 번이나 헛기침을 했다. 그러고는 이어서 술을 비워냈다.

양주 한 병이 바닥이 나자 그녀는 이제 걸음도 똑바로 걸지 못했다. 위가 타는 듯이 아파났다. 그녀는 입을 틀어막고 주위 사람들을 밀치며 달려나갔다.

명승희는 화장실로 달려가 곧바로 양주를 토해냈다. 몸이 뜨거워나기 시작했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토를 하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 눈에서는 눈물이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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