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091 - Chapter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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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명승희는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에서 여준우의 번호를 찾아냈다. 명승희는 확실히 묻지 않고 그냥 이렇게 흐지부지 넘어가기에는 내키지 않았다. 여준우가 그녀를 가지고 논 게 아니라면 말이다!설마 그녀를 가지고 논 걸까?명승희가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꺼져 있었다.명승희는 그가 자신을 차단했다고 생각했다.그녀를 이렇게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남자는 없었다. 예전의 육예찬을 제외하면 말이다.여준우는 그녀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호텔 스위트룸.샤워를 마치고 나온 여준우는 타월로 젖은 머리를 닦고 있었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은 휴대전화를 보더니 잠깐 멈칫했다. 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 찬장 안에서 와인잔과 와인을 꺼냈다. 휴대전화가 울려서 보니 해외 번호였다.여준우는 전화를 받았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여준우 씨, 언제 귀국해요? 준우 씨 보고 싶어요.”여준우는 그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다. 그는 그 여자들의 번호를 단 한 번도 저장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가벼운 만남이었기 때문이다.그는 잔을 내려놓으며 웃었다.“얼마나 보고 싶은데?”“너무 보고 싶어서 잠도 안 와요. 나랑 다음 달에 영화 같이 보러 가기로 했잖아요.”여준우는 와인잔을 들었다.“다음 달에는 시간이 없는데.”“그러면 언제 시간 돼요?”여자는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여준우 씨, 설마 새 여자 생겨서 나 잊은 거예요?”여준우는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서 잔을 살살 흔들며 웃었다.“나한테 잊힌 여자가 꽤 많긴 하지.”상대는 아주 억울해 보였다. 여준우는 듣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귀담아듣지 않는 것 같기도 했다. 여자에게 플러팅하는 건 그의 특기였지만 오늘 밤에는 흥미가 없었다.초인종이 울리자 그의 입술에 닿았던 잔이 잠깐 멈추었다. 곧이어 여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는 전화를 끊었다.초인종은 몇 번이나 울렸다. 여준우가 문을 열자 명승희가 얼굴을 꽁꽁 감춘 채로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서 있었다.명승희는 선글라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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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여준우는 발치에 떨어진 200억짜리 수표를 보면서 입꼬리를 살짝 끌어당겼다.“연기 잘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명승희는 팔짱을 두른 채로 턱을 쳐들고 그를 바라보았다.여준우는 그녀의 앞에 멈춰 서더니 허리를 숙여 거리를 좁혔다.“남자의 연인을 연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요?”명승희는 눈살을 찌푸렸고 여준우는 그녀의 턱을 쥐었다.“연인역을 해달라고, 심지어 파트너나 여자친구역을 해달라고 하면서 키스신, 베드신을 찍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거예요?”명승희는 살짝 멍해졌다.여준우는 그녀의 엄청나게 예쁘지는 않지만 고급스러운 얼굴과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안 그러겠죠. 당신은 몸 파는 여자들이랑은 다르니까요. 그래서 당신은 적합하지 않아요.”명승희는 넋을 잃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여준우는 그녀를 놓아준 뒤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갈 때 문 닫고 가요.”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여준우는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소파에 앉았다. 유리에 창밖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비췄지만 그마저도 집안의 칙칙하고 쓸쓸한 기운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S국. 동제섬 별장.강성연은 정원에 들어서자마자 1년도 더 된 지난 일이 생생히 떠올랐다.반지훈은 뒤에서 그녀를 안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왜 안 들어가?”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보더니 또박또박 말했다.“예전 일을 떠올리고 있었어요.”반지훈은 소리 없이 웃더니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아 들었다.“그러면 안에 들어가서 추억을 되짚자.”반지훈은 강성연을 소파에 내려놓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강성연은 그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본론부터 얘기해요. 이런 불건전한 건 생각하지 말고.”반지훈은 그녀의 손가락을 잡은 뒤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래.”그는 강성연의 곁에 앉아 그녀를 끌어안았다.“네가 얘기해.”“난 soul 주얼리 브랜드를 센시티에 입점시킬 생각이에요. 온 지 오래돼서 좋은 자리도 찾았어요. 금융가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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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강성연은 계약서를 꺼낸 뒤 이미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힐을 벗은 뒤 그를 쫓아가며 소리를 질렀다.“거기 멈춰! 도둑이야!”남자는 앞으로 돌진했고 강성연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남자는 거만하게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도발하다가 강성연의 옆에서 튀어나온 여자에게 걷어차여 바닥에 넘어졌다.여자가 앞으로 걸어가 가방을 들었다. 남자는 화를 내며 일어서더니 칼을 뽑아 그녀를 찌르려 했다. 그러나 여자는 칼을 피하고 그의 손목을 틀어쥐었다. 칼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곧이어 남자의 얼굴에 주먹이 꽂혔다. 남자는 아파하면서 넘어졌고 여자는 그를 잡고 경찰에 신고했다.강성연은 헐레벌떡 뒤쫓아와서 그녀가 건네준 가방을 받았다.“감사합니다.”고개를 든 순간, 강성연은 당황했다. 눈앞의 여자는 어딘가 익숙해 보였다. 무언가 떠올린 강성연이 놀라서 말했다.“혹시 하정윤 씨?”하정윤은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바라봤다. 그녀도 당황했다.“강성연?”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도둑을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 하정윤은 강성연과 함께 현장에서 진술하여 기록을 남겼다.경찰차가 떠난 뒤 강성연은 하정윤을 보았다.“고마워요. 정윤 씨를 만나서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으면 신분증을 잃어버렸을 거예요.”“별거 아니야.”“내가 밥 사줄게요. 우리 4년 만에 만나는 거잖아요. 그리고 오늘 또 날 도와주기도 했고.”강성연이 밥을 먹자고 했다.하정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승낙했다. 하지만 뭔가 떠올린 강성연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맨발을 바라보며 머쓱하게 웃었다.“우선 신발부터 사야겠어요.”하정윤은 강성연과 함께 신발을 사러 간 뒤에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했다. 4년 전, 그들은 훈련 캠프에서 만났었고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정윤은 S국에서 개인 경호원 일을 하고 있었다. 상대방은 돈이 많았는데 하정윤은 다른 일을 하려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다. “무슨 일을 할 생각이에요?”강성연이 물었다.하정윤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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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최민아는 그들의 의논 소리를 들은 뒤 명승희를 힐끗 쳐다봤다. 명승희는 듣지 못한 듯했다.최민아는 한숨을 쉬며 다가갔다.“승희 언니, 대체 그분이랑은 어떻게 된 거예요?”저번에 그 사람이 했던 말 때문에 최민아는 어리둥절했다. 계약은 뭐고 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건 또 뭘까? 설마 두 사람이 정말 가짜로 사귀었던 걸까?명승희는 고개를 들었다.“뭘 그렇게 궁금해해?”명승희는 손을 뻗어 테이블 위 허브티를 한 모금 마셨다.“어떻게 됐든 난 솔로야.”최민아는 놀랐다.“그러니까 언니 또 쓰레기 같은 남자를...”쓰레기 같은 남자?명승희는 사실 여준우가 쓰레기 같은 남자란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여자가 확실히 많았다. 하지만 모든 여자를 다 만나본 건 아닐 터였다. 까다로운 성격 탓도 있지만 마지노선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최민아는 명승희 곁에 쪼그리고 앉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승희 언니, 저희 굿이라도 하러 갈래요? 저 용한 점집 알고 있는데.”명승희는 의아했다.“내가 왜 굿을 해?”“나쁜 기운 털어내야죠.”최민아는 진지한 표정이었다.“생각해 봐요. 처음에는 남시후였다가 그다음에는 여준우 씨잖아요. 한 달 사이에 두 명이나 만났으니 그것도 안 되면 인연이 누군지 알아보러 가요.”명승희는 눈을 흘겼다.“갈 테면 너 혼자 가.”명승희는 몸을 일으켜 촬영장으로 향했다.저녁쯤 되어서야 명승희는 촬영장을 떠났다. 누군가 그녀를 불렀고 명승희는 멈칫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심훈이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심훈 선배, 무슨 일이에요?”심훈이 웃으며 물었다.“오늘 밤 시간 있어? 같이 밥이라도 먹을래?”명승희는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저녁에 레스토랑에 도착해서야 그녀는 둘만 있는 게 아니라 김나리와 같이 촬영하는 여배우 몇 명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여배우 중 한 명은 심훈이 명승희를 부르자 김나리의 곁에 다가갔다.“심훈 선배가 왜 저 사람을 데려왔지?”김나리는 술을 마실 뿐 대꾸하지 않았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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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명승희는 고개를 들어 눈을 접으며 웃었다.“역시 나리 언니가 절 잘 아네요.”심훈은 잔을 들었다.“그 얘기는 그만하죠. 음식 다 식겠어요. 먹으면서 얘기해요.”다른 이들도 잔을 들어 부딪혔다. 회식은 두 시간 동안 이어졌고 그들은 모두 술을 마셨다. 명승희는 주량이 나쁘지 않았지만 일정한 정도가 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입구로 향할 때 발을 헛디뎌 심훈이 그녀를 부축했다.“취한 거 아니지?”명승희는 손을 저었다.“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요. 멀쩡해요.”심훈은 그녀의 어깨를 부축했다.“내가 바래다줄게.”명승희가 말을 하기도 전에 갑자기 튀어나온 손이 그녀를 심훈의 손에서 떼어냈다. 명승희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다가 상대의 품에 안겼다.“당신이 바래다줄 필요 없어요.”명승희는 당황했다. 고개를 들어 뒤에 서 있는 남자를 보자 술이 반쯤 깼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여준우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경호원에게 가서 차를 가져오라고 분부했다.심훈은 그를 보며 말했다.“여준우 씨는 승희랑 무슨 사이죠?”여준우는 웃으면서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글쎄요, 어떤 사이 같아 보여요?”명승희가 버둥거리자 여준우는 그녀의 머리를 꾹 누르면서 그녀를 끌고 갔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뒤 명승희는 간신히 그를 밀어냈다. 그녀는 비틀거리면서 벽에 부딪혔다.“어디 아파요?”여준우는 층수를 누른 뒤 온몸에서 술 냄새를 풍기는 명승희를 바라봤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명승희는 머리가 어지러워 아예 쪼그리고 앉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여준우는 그제야 그녀를 일으켰다.경호원이 차를 끌고 왔고 여준우는 거칠게 그녀를 뒷좌석에 앉혔다. 명승희는 자세를 바로 하더니 손으로 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여준우 씨, 나 죽이려고 그래요?”“그러고 싶네요.”여준우는 문을 닫은 뒤 경호원에게 운전하라고 분부했다.경호원은 백미러를 힐끗 쳐다봤다.“준우 님, 명승희 씨를 집으로 모셔다드릴까요 아니면...”“데려다줄 필요 없거든요?”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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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명승희는 멈칫하며 목울대부터 시작해서 길게 뻗은 그의 목선을 바라보았다. 경호원이 방향을 틀자 그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 입술이 그의 피부에 닿으며 립스틱 자국을 냈다. 여준우의 눈빛이 혼탁해졌다.그 모습을 백미러로 바라본 경호원은 차에 속력을 올렸다.여준우의 몸을 잡고 간신히 몸을 일으킨 명승희는 립스틱 자국을 보고 다급히 손을 가져가서 닦으며 말했다.“미안해요. 립스틱 바른 건 아닌데….”여준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진심이에요?”“무슨 말씀이죠?”그녀는 현기증을 느끼며 입을 틀어막았다. 무언가 눈치챈 여준우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눈을 부릅떴다.“명승희 씨, 참아요!”“욱!”그녀가 토한 토사물이 그의 바지에 떨어졌다.얼굴이 흙빛이 된 여준우가 고개를 홱 돌리며 창문을 열었지만 차 안에 짙은 쉰내가 진동했다.호텔에 도착한 뒤.명승희를 질질 끌고 욕실로 들어간 여준우는 그녀를 바닥에 내팽개쳤다.명승희가 아파서 이마를 찡그렸지만 여준우는 샤워기를 틀어 그녀의 몸에 물을 퍼부었다. 차가운 물이 몸에 닿자 그녀도 술이 조금 깨는 것 같았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여준우가 샤워기를 끄며 물었다.“이제 정신이 좀 들어요?”말을 마친 여준우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명승희의 앞에 쭈그려 앉더니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일부러 그런 거죠?”명승희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대꾸했다.“나가요! 씻을 거니까.”여준우는 비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잡아 일으키더니 벽에 밀쳤다.“남자가 사는 곳에서 샤워하는 거, 그거 뭘 의미하는지 알기나 해요?”온몸이 젖은 명승희는 차가운 벽면에 피부가 닿자 오한이 들었다. 창백하게 질린 그녀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여준우는 그녀의 턱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가녀린 여자는 별로 흥미 없어요. 깨끗이 씻고 나와요.”그는 샤워기 물 온도를 체크한 뒤, 밖으로 나갔다.명승희는 벽에 기댄 채, 거친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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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입술을 더듬더니 그녀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내가 스킨십은 못할거라고 했죠? 그럼 여준우 씨가 나 좀 가르쳐줄래요?”여준우는 그녀의 손을 가로채고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나가요.”“왜? 싫어요?”명승희는 그에게 가까이 몸을 밀착시키며 그의 턱에 입을 맞추었다. 여자의 검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이 그의 팔을 휘여감았다.여준우는 몸을 날려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책임질 생각은 없어요.”명승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그의 목을 껴안았다.“책임지란 말은 안 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그는 고개를 속이고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강렬한 욕구가 그의 이성을 날려버렸다. 남자를 유혹한 대가가 어떤 건지 제대로 가르쳐줄 생각이었다.그들은 밤새 서로를 부둥켜안고 신음했다. 그녀의 달뜬 숨결이 그의 귓가에 생생하게 울렸고 그녀의 떨림이 그에게 전해졌다. 모든 게 현실처럼 생동감 넘쳤다.따르릉!아침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여준우는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깼다. 그는 잠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침대에서 내려 침실 문을 열었다.“명승희 씨!”거실은 텅비어 있었다. 탁자에는 마시다 남은 커피가 놓여있었고 소파에는 담요가 걸쳐져 있었다.손님방으로 가서 문을 열었지만 사람이 자고 간 흔적은 없었다.그는 문에 기댄 채, 손으로 얼굴을 비볐다.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꿈이라면… 참으로 끔찍한 꿈이었다!명승희는 날이 밝자마자 여준우의 거처에서 나왔다.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옷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운전석에 탄 매니저가 백미러로 인상을 잔뜩 구기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언니, 혹시… 어젯밤에….”“술을 좀 많이 마셨어.”명승희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그건 그렇다 치고 그 방… 여준우 씨 방 아니에요? 두 사람 어젯밤에….”명승희가 고개를 들고 매니저를 쏘아보았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그녀는 뒷좌석에 몸을 기댄 채, 천장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나 거실에서 잤어.”그녀는 여준우가 깨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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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한동수는 드라마에서 대역을 쓰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오늘 대역 없이 촬영을 진행한 명승희는 NG를 몇 차례나 냈다.한동수는 화를 내는 대신 명승희를 위로해 주었다.“승희 씨, 괜찮아. 긴장 풀고 맡은 배역에만 충실해. 난 승희 씨 실력 믿어.”“죄송해요, 선배님. 저 잠시만 쉬었다 갈게요.”명승희는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이번 촬영은 드라마에서 가장 어려운 신이었다.미리 준비를 많이 했지만 실제로 연기하려니 자신감이 떨어졌다.감독이 다시 시작을 외치고 명승희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카메라 감독을 제외한 스텝들이 철수했다.명승희는 다시 호수에 발을 담그고 음악이 흐르자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얇은 한복과 물 위에서 춤 추는 그녀의 매력적인 몸매가 도드라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언제 온 건지, 여준우가 감독의 뒤로 다가갔다. 그를 발견한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여 사장님….”여준우는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가며 카메라에 비친 화면을 응시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황제를 바라보며 섹시하고 황홀한 미소를 지었다.그러더니 황제의 품에 몸을 맡겼고 황제도 그녀를 껴안으며 말했다.“비는 항상 짐을 놀래키는군.”초희는 미리 준비해 둔 술과 잔을 가져오며 새침하게 말했다.“혼자 마시는 술은 맛이 없잖아요. 좋은 술은 미인과 함께 해야 더 맛있는 법이죠.”기분이 좋아진 황제가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턱을 잡았다.“짐의 초희는 항상 듣기 좋은 말만 하는군.”그녀는 손끝으로 황제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폐하는 이런 초희가 마음에 드십니까?”황제가 취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당연하지. 후궁들 중에 초희가 가장 사랑스러워.”감독이 컷을 외치자 명승희와 한동수는 호수에서 나왔다. 한동수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잘하네. 조금 전보다 많이 발전했어. 역시 승희 씨 실력을 믿고 있었다니까.”매니저인 민아가 타올로 명승희의 몸을 감싸주었고 명승희는 한동수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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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우리 딸 정말 드라마 투자자랑 사귀는 거 아니에요? 최근에 이상한 이야기가 하도 많이 들려와서요.”유진희는 병상 옆 의자에 앉아 사과를 깎으며 남편에게 물었다.명지용이 짧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그게 무슨 별일이라고. 승희 깨어나면 물어보면 되겠네.”유진희는 잘 깎은 사과를 남편의 입가에 가져가며 대답했다.“궁금하잖아요. 당신이 한번 알아봐요. 그 남자 유부남은 아닌지, 가족은 몇이나 있고 연애는 몇 번이나 해봤는지. 두 사람이 정말 진지하게 만난다면 승희한테도 좋은 일이죠. 안 그래요?”명지용은 아내가 깎아준 사과를 맛있게 먹으며 미소를 지었다.“당신 말이 맞아. 내가 한번 알아보지.”유진희는 사과 한 조각을 입에 넣으려다가 뭔가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명승희가 질린다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정말 못 말리네요. 딸 앞에서 애정행각을 벌이고 싶어요?”명지용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승희 좀 괜찮아?”“죽을 정도는 아니네요.”천천히 몸을 일으킨 명승희가 창밖을 바라보며 물었다.“저 얼마나 잤어요?”유진희가 사과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네 시간 정도. 너는 아픈 몸으로 촬영에 나가면 어떡하니. 열이 나면 집에서 쉬어야지.”잠시 머뭇거리던 유진희가 조심스럽게 또 물었다.“승희야, 너 병원으로 데려온 그 사람… 너희 혹시….”“사귀는 사이 아니고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명승희는 단호하게 유진희의 말을 잘랐다.유진희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어떻게 아무 사이가 아닌데 촬영장에서 그런 말들이 나와?”“연예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 치고 스캔들 하나 없는 사람 있어요?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하면 다 믿으실 거예요?”다시 침대에 누운 명승희는 그들을 등지고 돌아누우며 말했다.“이상한 기대하지 마세요. 그 사람 나 같은 여자랑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니까.”유진희와 명지용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명지용이 침대로 다가서며 물었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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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육예찬은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송아영의 손을 잡았다.“외할아버지 뵈러 S국에 갔다 와야겠네.”송아영은 그의 옆으로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당신 외할아버지 무서운 분이셔?”육예찬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다가 다시 정색하며 말했다.“말을 안 들으면 무서운 성격 나오실지도 모르지.”연희정이 옆에서 혀를 차며 말했다.“아영이 긴장하게 왜 그래?”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송아영을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좋은 분이셔. 절대 너한테 무섭게 대하지 않을 거야. 물론 저 녀석은 잔소리 좀 들어야겠지만.”송아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밤중이 되어서야 명승희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봤다.머릿속에 여준우와 키스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정말 강렬해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키스였다.‘역시 선수였어.’그녀는 짜증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시선이 진열장에 놓인 바이올린 모형에 닿았다. 그건 그녀가 과거 육예찬을 위해 만든 모형이었다. 버리기 아까워서 줄곧 그 자리에 뒀었다.한참이나 그것을 바라보던 명승희는 일어서서 모형을 집어 들어 서랍에 넣었다.며칠 뒤, 촬영장에 도착한 그녀는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명승희는 모자를 꾹 눌러쓰고 고개를 숙였고 최민아는 카메라를 막아섰다.“명승희 씨, Y국 황태자 여준우 씨와 각별한 사이라고 들었는데 그게 사실입니까?”“촬영장에서 두 분이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였다던데 사실인가요?”온갖 질문들이 명승희에게 쏟아졌다. 앞을 가로막고 선 기자들 때문에 전진이 어려워진 그녀는 선글라스를 벗고 기자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그런 일 없습니다. 저와 여준우 씨는 그냥 친구 사이이고 사귀는 사이 아닙니다. 다들 오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하지만 두 분이 같이 탈의실에서 나오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있습니다. 단둘이 탈의실에서 뭐 했는지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기자들이 아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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