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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강성연은 계약서를 꺼낸 뒤 이미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힐을 벗은 뒤 그를 쫓아가며 소리를 질렀다.

“거기 멈춰! 도둑이야!”

남자는 앞으로 돌진했고 강성연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남자는 거만하게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도발하다가 강성연의 옆에서 튀어나온 여자에게 걷어차여 바닥에 넘어졌다.

여자가 앞으로 걸어가 가방을 들었다. 남자는 화를 내며 일어서더니 칼을 뽑아 그녀를 찌르려 했다. 그러나 여자는 칼을 피하고 그의 손목을 틀어쥐었다. 칼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곧이어 남자의 얼굴에 주먹이 꽂혔다. 남자는 아파하면서 넘어졌고 여자는 그를 잡고 경찰에 신고했다.

강성연은 헐레벌떡 뒤쫓아와서 그녀가 건네준 가방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든 순간, 강성연은 당황했다. 눈앞의 여자는 어딘가 익숙해 보였다. 무언가 떠올린 강성연이 놀라서 말했다.

“혹시 하정윤 씨?”

하정윤은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바라봤다. 그녀도 당황했다.

“강성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도둑을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 하정윤은 강성연과 함께 현장에서 진술하여 기록을 남겼다.

경찰차가 떠난 뒤 강성연은 하정윤을 보았다.

“고마워요. 정윤 씨를 만나서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으면 신분증을 잃어버렸을 거예요.”

“별거 아니야.”

“내가 밥 사줄게요. 우리 4년 만에 만나는 거잖아요. 그리고 오늘 또 날 도와주기도 했고.”

강성연이 밥을 먹자고 했다.

하정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승낙했다. 하지만 뭔가 떠올린 강성연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맨발을 바라보며 머쓱하게 웃었다.

“우선 신발부터 사야겠어요.”

하정윤은 강성연과 함께 신발을 사러 간 뒤에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했다. 4년 전, 그들은 훈련 캠프에서 만났었고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정윤은 S국에서 개인 경호원 일을 하고 있었다. 상대방은 돈이 많았는데 하정윤은 다른 일을 하려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다.

“무슨 일을 할 생각이에요?”

강성연이 물었다.

하정윤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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