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2화

여준우는 발치에 떨어진 200억짜리 수표를 보면서 입꼬리를 살짝 끌어당겼다.

“연기 잘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명승희는 팔짱을 두른 채로 턱을 쳐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여준우는 그녀의 앞에 멈춰 서더니 허리를 숙여 거리를 좁혔다.

“남자의 연인을 연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요?”

명승희는 눈살을 찌푸렸고 여준우는 그녀의 턱을 쥐었다.

“연인역을 해달라고, 심지어 파트너나 여자친구역을 해달라고 하면서 키스신, 베드신을 찍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거예요?”

명승희는 살짝 멍해졌다.

여준우는 그녀의 엄청나게 예쁘지는 않지만 고급스러운 얼굴과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안 그러겠죠. 당신은 몸 파는 여자들이랑은 다르니까요. 그래서 당신은 적합하지 않아요.”

명승희는 넋을 잃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여준우는 그녀를 놓아준 뒤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갈 때 문 닫고 가요.”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여준우는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소파에 앉았다. 유리에 창밖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비췄지만 그마저도 집안의 칙칙하고 쓸쓸한 기운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

S국. 동제섬 별장.

강성연은 정원에 들어서자마자 1년도 더 된 지난 일이 생생히 떠올랐다.

반지훈은 뒤에서 그녀를 안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왜 안 들어가?”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보더니 또박또박 말했다.

“예전 일을 떠올리고 있었어요.”

반지훈은 소리 없이 웃더니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러면 안에 들어가서 추억을 되짚자.”

반지훈은 강성연을 소파에 내려놓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강성연은 그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본론부터 얘기해요. 이런 불건전한 건 생각하지 말고.”

반지훈은 그녀의 손가락을 잡은 뒤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그는 강성연의 곁에 앉아 그녀를 끌어안았다.

“네가 얘기해.”

“난 soul 주얼리 브랜드를 센시티에 입점시킬 생각이에요. 온 지 오래돼서 좋은 자리도 찾았어요. 금융가가 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