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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명승희는 멈칫하며 목울대부터 시작해서 길게 뻗은 그의 목선을 바라보았다. 경호원이 방향을 틀자 그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 입술이 그의 피부에 닿으며 립스틱 자국을 냈다. 여준우의 눈빛이 혼탁해졌다.

그 모습을 백미러로 바라본 경호원은 차에 속력을 올렸다.

여준우의 몸을 잡고 간신히 몸을 일으킨 명승희는 립스틱 자국을 보고 다급히 손을 가져가서 닦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립스틱 바른 건 아닌데….”

여준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

“진심이에요?”

“무슨 말씀이죠?”

그녀는 현기증을 느끼며 입을 틀어막았다. 무언가 눈치챈 여준우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눈을 부릅떴다.

“명승희 씨, 참아요!”

“욱!”

그녀가 토한 토사물이 그의 바지에 떨어졌다.

얼굴이 흙빛이 된 여준우가 고개를 홱 돌리며 창문을 열었지만 차 안에 짙은 쉰내가 진동했다.

호텔에 도착한 뒤.

명승희를 질질 끌고 욕실로 들어간 여준우는 그녀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명승희가 아파서 이마를 찡그렸지만 여준우는 샤워기를 틀어 그녀의 몸에 물을 퍼부었다. 차가운 물이 몸에 닿자 그녀도 술이 조금 깨는 것 같았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여준우가 샤워기를 끄며 물었다.

“이제 정신이 좀 들어요?”

말을 마친 여준우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명승희의 앞에 쭈그려 앉더니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일부러 그런 거죠?”

명승희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대꾸했다.

“나가요! 씻을 거니까.”

여준우는 비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잡아 일으키더니 벽에 밀쳤다.

“남자가 사는 곳에서 샤워하는 거, 그거 뭘 의미하는지 알기나 해요?”

온몸이 젖은 명승희는 차가운 벽면에 피부가 닿자 오한이 들었다. 창백하게 질린 그녀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여준우는 그녀의 턱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가녀린 여자는 별로 흥미 없어요. 깨끗이 씻고 나와요.”

그는 샤워기 물 온도를 체크한 뒤, 밖으로 나갔다.

명승희는 벽에 기댄 채, 거친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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