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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송아영은 그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한 뒤, 육예찬에게 다가갔다.

“나 기다렸어?”

육예찬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안 기다리면 누굴 기다리겠어.”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말했다.

“촬영이 잘 진행됐나 보네.”

송아영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턱을 치켜들었다.

“그럼. 내가 누군데. 나 없이는 제대로 진행이 안 됐을 거야.”

육예찬이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저녁에 뭐 먹을래?”

송아영은 다가가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치킨, 제육볶음, 갈비찜도 있었으면 좋겠고….”

“왜 다 고기야?”

“고기가 먹고 싶으니까!”

그녀는 일부러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육예찬은 그녀의 아랫배를 힐끗 쳐다보더니 물었다.

“설마 생긴 거야?”

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생기긴 뭐가 생겨?”

육예찬은 손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싱긋 웃었다.

“뭐겠어.”

송아영은 그의 손을 찰싹 때리며 소리질렀다.

“그런 거 아니거든!”

그는 웃으며 송아영을 품에 안았다.

“형수님도 임신했는데 우리도 뒤쳐지면 안 되잖아.”

말문이 막힌 송아영이 억울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나 혼자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육예찬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거지?”

송아영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새침하게 그를 밀치며 말했다.

“집에 갈래!”

육예찬은 쑥스러워서 도망치듯 앞에서 뛰는 그녀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던 그가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텅 빈 복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발소리가 잦아든 뒤에야 계단 입구에 몸을 숨겼던 여자가 마스크를 고쳐 쓰며 다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낡은 월셋방, 남은서는 푹 꺼진 소파에서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었다. TV에 나온 명승희의 화려한 모습을 보자 화가 치밀어서 리모컨을 집어 던졌다. 입맛이 사라졌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일어서서 문을 열었다.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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