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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명승희는 힘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고 있었다.

“나 곧 서른이야. 지극히 정상적인 일 아닌가?”

말을 마친 그녀는 벤에 올라탔다.

최민아가 따뜻한 물을 가져왔고 명승희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약을 삼켰다.

“저기… 승희 언니. 앞으로 원나잇은 좀 자제해 주세요. 그러다가 기자들한테 찍히기라도 하면 이미지는 바로 추락할 거예요.”

명승희는 물병을 내려놓으며 피식 웃었다.

“원나잇 상대가 일류 재력가라서 괜찮아. 내가 손해 본 것도 아니고.”

최민아의 표정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일주일 내내 명승희와 여준우는 서로 연락 한번 주고받지 않았다.

오늘은 그녀가 맡은 촬영이 끝나는 날이었다. 촬영을 무사히 마친 명승희는 촬영장 스텝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그녀는 스텝들이 선물한 꽃다발을 들고 자신의 벤으로 다가갔다. 최민아가 문을 열어주었고 차 안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자 화들짝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명승희는 꽃으로 얼굴을 가리고 최민아에게 물었다.

“저 사람이 왜… 악!”

짧은 비명과 함께 남자가 명승희를 끌고 차에 태웠다. 명승희는 순식간에 남자에게 안겨 버렸고 여준우는 최민아에게 문을 닫으라고 눈짓했다.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던 최민아는 저도 모르게 그의 말대로 문을 닫아버렸다.

명승희는 고개를 푹 숙이고 꽃에만 시선을 집중한 채 심드렁하게 물었다.

“나한테 볼일이 남았어요?”

여준우는 억지로 그녀의 턱을 치켜올려 시선을 마주하고 말했다.

“내 연락처를 차단했던데요.”

명승희는 시선을 피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전에 여준우 씨가 나를 차단했을 때 난 이유를 따진 적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날은….”

“취한 여준우 씨를 내가 덮친 거죠.”

그의 품에 안긴 명승희가 손을 그의 어깨에 올리며 말했다.

“설마 나한테 수고비를 요구할 생각은 아니죠? 나 돈 없어요.”

여준우는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당당하고 대범한 말투에 저게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렸다. 명승희는 그의 날카로운 시선에 하마터면 표정관리를 못할 뻔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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