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081 - 챕터 1090

2771 챕터

제1081화

명승희는 천장을 바라봤다.“그런 셈이지.”“그런 셈이라고요?”최민아는 다소 의아했다.“그건 무슨 뜻이에요?”“말 그대로야.”명승희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무언가 떠올린 그녀는 최민아를 바라봤다.“참, 제작진에서 조사한다던 건 어떻게 됐어?”최민아가 대답했다.“제작진은 지금 소품 일로 조사하고 있어요. 소품팀은 일반적으로 이런 실수를 하지 않거든요.”말하면서 최민아는 의아해했다.“만약 소품이 정말 장식용이었다면 언니랑 심훈 씨 촬영 때 소품팀 스태프가 소품을 잘못 가져왔을 리가 없는데요.”제작진의 가짜 소품은 보통 진짜로 보이는 가짜였다.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다른 소품들과 같이 놓여져 있었다면 잘못 가져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 촬영에서 심훈이 쓴 소품 검은 따로 준비되어 있던 거라 문제가 생길 리 없었다.설마...최민아는 경악했다.“정말 누군가 소품을 진짜로 바꾼 걸까요?”명승희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최민아는 턱을 매만졌다.“누군가 언니를 노린 게 틀림없어요. 설마 같이 촬영하는 그 여자들일까요?”명승희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가슴이 아파서 손을 살짝 들었다.“민아야, 침대 좀 올려줘.”명승희는 자리에 앉은 뒤 최민아를 보며 말했다.“그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아.”최민아는 의아했다.“왜요?”“날 이렇게 만들어서 그 사람들한테 좋을 건 없어. 그 사람들은 기껏해야 입방아만 찧을 뿐이야. 이런 짓을 벌였다가 조사해서 들키면 그 사람들이 계속 촬영할 수 있겠어?”최민아는 뜸을 들였다. 명승희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그 사람들이 아니라면 누구죠?”“지금 나랑 가장 원한이 깊고 소품에도 익숙한 사람이 누구겠어?”명승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그렇다면 제작진 중 한 명일 텐데요.”최민아는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명승희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실검.”최민아는 깨달았다.“남시후요?”명승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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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고개를 돌린 명지용은 의아한 표정이었다.“이분은...”명승희는 우물쭈물하다가 말했다.“이 사람은... 우리 투자자예요. 병문안하러 온 거예요.”명지용은 알겠다는 표정이었다.여준우는 명지용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처음뵙겠습니다, 명 회장님.”명지용은 자연스레 웃으며 그를 훑어보았다.“현지인은 아니죠? 우리 업계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여준우는 미소를 지었다.“네. 현지인은 아닙니다.”명승희는 여준우가 들킬까 봐 걱정되어 다급히 말했다.“아빠, 볼일 있다면서요? 전 신경 쓰지 마세요. 민아가 제 옆에 있어 줄 거예요. 먼저 돌아가셔서 엄마한테 저 괜찮다고 전해주세요. 며칠 푹 쉬고 퇴원할거니까.”명지용은 할 말이 있는 듯했지만 그의 딸은 그를 내쫓으려고 안달이었다. 그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딸이 무사한 걸 확인했으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그래, 그래. 가볼게. 넌 푹 쉬어. 며칠 뒤에 엄마랑 같이 보러올게.”명지용은 말을 마치고는 여준우와 인사를 나눈 뒤 병실을 나섰다.명지용이 떠난 뒤 명승희는 침대맡에 몸을 기대었다.“여준우, 다음번에 올 때는 먼저 연락해서 나한테 알려줘.”여준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왜죠? 아버지가 우리 사이를 알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당연하지. 우리 아빠가 오해하면 어떡해?”여준우는 팔짱을 두른 채로 벽에 기대어 서 있으며 그녀를 잠시 물끄러미 쳐다봤다.명승희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렇게 쳐다봐?”여준우는 웃었다.“나랑 엮이기 싫어하는 여자는 당신이 처음이에요.”명승희는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가볍게 웃었다.“너 인기 많다고 얘기하고 싶은 거야? 참나, 하지만 난 관심 없어.”여준우는 걸음을 옮겨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 그는 허리를 숙이더니 그녀의 몸 옆으로 손을 짚었다. 명승희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물렸다.“뭐 하는 거야?”“난...”여준우가 뭐라고 말하려 하는데 육예찬과 송아영이 하필 그때 도착했다.송아영은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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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여준우는 팔짱을 두른 채로 육예찬을 물끄러미 바라봤다.“육예찬 씨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봐요.”육예찬은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여준우 씨 곁에 여자들이 엄청 많다고 하던데, 만약 명승희랑은 그냥 가볍게 만나볼 생각이라면 다른 사람 찾길 바랄게요.”여준우는 웃음을 터뜨렸다.“육예찬 씨는 결혼하지 않으셨나요? 왜 전 여자친구 일에 이렇게 신경 쓰는 거죠?”육예찬은 눈살을 찌푸리며 정중하게 말했다.“명승희는 내 친구예요. 친구 일인데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죠. 명승희는 당신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랑 달라요.”여준우는 육예찬의 곁을 지나쳐 베란다에 섰다. 짙은 색의 정장이 햇빛을 받자 파란색 무늬가 은은하게 보였다. 그는 아래층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이건 나랑 명승희 씨 일이에요. 명승희 씨도 나한테 관심이 있고요.”육예찬은 여준우를 바라봤다.“그건 여준우 씨가 속인 거잖아요.”“전 속인 적 없어요.”여준우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담백한 듯 그윽한 눈동자가 빛났다.“오히려 저는 명승희 씨에게 솔직해요.”솔직함과 기만은 성질이 달랐다.여준우는 여자를 속일 필요가 없긴 했다. 그리고 그의 스타일도 그랬다. 그래서 육예찬은 기만이라고 따져 물을 수 없었다. 그리고 명승희도 그에게 마음이 있는 듯했다.두 남자는 병실로 돌아갔고 송아영과 명승희는 무슨 얘기를 나눈 건지 굉장히 즐거워 보였다.여준우는 육예찬의 곁으로 다가가 짓궂게 말했다.“육예찬 씨 전 여자친구랑 아내분 사이가 좋아 보이네요.”“...”여자들의 관계는 미묘했다. 처음에는 물과 불같은 사이였는데 지금은 아주 가까워 보였다.명승희는 두 사람이 문 앞에 서 있자 미소를 거두었다. 고개를 돌린 송아영은 그들을 보았다.“벌써 왔어?”육예찬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다가가서 송아영의 어깨를 끌어당겼다.“우리는 이만 돌아가자.”명승희는 눈을 흘겼다.“나 점심에 밥 먹고 싶거든. 두 사람 내 앞에서 애정행각 벌이지마.”송아영은 육예찬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키득거렸다.“명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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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명승희가 이렇게 가차 없이 나올 줄이야!초인종이 울렸다.그는 몸을 일으켜 문 앞으로 걸어간 뒤 경계하며 물었다.“누구세요?”“관리원입니다.”상대의 대답을 들은 남시후는 문을 열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복 입은 경찰이 뛰어 들어와 그를 바닥에 제압했다.그가 말을 하기도 전에 경찰이 경찰증을 꺼냈다.“남시후 씨 맞죠? 당신은 제작사에 침입하여 다른 사람을 다치게 만들었습니다. 저희랑 같이 서로 가서 조사받으시죠.”남시후는 당황했고 곧이어 경찰들에게 끌려 나갔다.아파트에서 나오자 기자 여럿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카메라로 그의 모습을 촬영했고 남시후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남시후 씨, 남시후 씨가 소품에 손을 써서 명승희 씨가 촬영 중에 다치게 되었다고 누군가 고발했다던데 사실 맞습니까?”“명승희 씨의 부상이 정말 당신과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죠.”남시후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경찰차에 탈 때까지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망했어. 다 망했어...멀지 않은 곳에 멈춰 있던 차 안, 창밖을 바라보던 여진우는 시선을 거두고 경호원에게 말했다.“가자.”#연예인 남시후 체포#최민아는 명승희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며 기사를 보여줬다. 명승희는 그것을 본 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최민아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말했다.“정말 남시후 씨가 한 짓일 줄은 몰랐어요. 정말 스스로 제 무덤을 팠네요. 유성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남시후 씨랑 계약 해지했대요. 예전에 남시후 씨가 광고하던 브랜드들도 계약 해지했고 출연했던 드라마들도 남시후 씨 이름을 전부 지워버렸대요. 완전히 끝난 거죠.”명승희는 눈살을 찌푸렸다.“어쩌다가 들킨 걸까?”최민아는 고개도 들지 않고 계속해서 핸드폰을 했다.“언니 남자친구겠죠.”남자친구...설마 여준우?S국. 연씨 일가.강성연은 반지훈과 방에서 바둑을 몇 판 두었는데 연거푸 져서 바둑알을 던져버렸다. 반지훈은 눈꺼풀을 들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안 할 거야?”“안 해요. 이긴 적이 없잖아요.”강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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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강성연은 반지훈을 뒤에서 끌어안았다.“여준우 씨가 Z국에 있다고요?”반지훈은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그 녀석 동임 회사랑 한재욱의 프로젝트를 욕심내고 있어. 그래서 그걸 이어받으러 갔어.”강성연이 뭔가를 고민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반지훈은 갑자기 그녀를 밀어 넘어뜨렸고 강성연은 흠칫 놀라면서 그의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댔다.“반지훈 씨, 대낮부터 엉큼한 생각만 하고 일은 점점 뒷전인 것 같네요.”반지훈은 그녀의 손가락을 감싸 쥐며 말했다.“네가 있다면 난 기꺼이 어리석어질래.”강성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그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반지훈 씨, 허리 건강 생각해야죠.”반지훈은 그녀에게 입을 맞추며 단추를 풀었다.“ 20년 뒤, 네가 보약만 지어주면 난 계속할 수 있을 거야.”같은 시각, 반지훈이 전화를 끊은 뒤 여준우는 홀로 넓은 거실에 앉아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그는 잔을 들어 살살 흔들어 보았다. 그의 시선이 테이블 위 계약서에 닿았다. 그는 이 계약을 진행해야 할지 말지 주저하고 있었다.육예찬의 말이 맞았다. 명승희는 그의 주변에 있는 여자랑은 달랐다. 그들은 물질적으로 만족하면 되고 신분이 어떻든 야망과 탐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명승희도 돈을 위해서라지만 그녀에게서는 그가 혐오하는 그런 탐욕이 느껴지지 않았다.여준우는 몸을 뒤로 젖히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는 다양한 스타일의 여자를 유혹하는데 능했다. 하지만 명승희 같은 여자는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도저히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만약 진짜 무고하고 착한 여자를 상처 준다면 평생 양심에 걸릴 것 같았다.휴대폰에서 진동소리가 울렸다.휴대폰을 든 여준우는 경호원이 보낸 사진을 보았다. 남은서가 병원에서 소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다.술잔을 내려놓으려던 여준우의 손이 멈칫했다. 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계약 관계일 뿐이고 그녀라면 남은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테니 간섭할 필요가 없을 듯했다.병원.병실 밖에는 상황을 모르는 환자 몇 명이 구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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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명승희는 명연기에 감동을 받아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무슨 일이든 한다고? 그러면 그를 위해 죽을 수도 있어?”남은서의 표정이 굳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명승희는 테이블에 놓여 있던 과일칼을 들고 병상에서 내려왔고, 주위 구경꾼들은 깜짝 놀랐다.남은서는 곧바로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미쳤어요?”명승희는 칼자루를 만지작거렸다.“그 남자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면서. 그런데 왜 피해?”남은서는 명승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밖에 있는 사람들도 명승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혹시라도 사람이 죽을까 봐 얼른 의사를 부르러 갔다.명승희는 신경 쓰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 여긴 병원이잖아. 딱 한 번만 찌를게. 죽지 않을 거야. 자, 네가 남자를 위해 진짜 피도 볼 수 있는지 한번 시험해 보자고.”명승희가 칼을 들자 남은서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명승희를 밀어내고 문가로 도망쳤다.“오지 말아요. 명승희 씨, 당신 미쳤어요!”가슴 쪽 상처가 낫지 않은 명승희는 그녀에게 밀려나자 상처가 아파왔다. 하지만 명승희는 이를 악물고 웃으며 말했다.“조금 전까지는 그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면서 , 네 남편을 위해 칼 맞기는 싫은 거야?”명승희는 혀를 차더니 시선을 들어 창백하게 질린 남은서를 바라봤다.“내 앞에서 무슨 연기야? 네가 정말 그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그 사람한테 전화해서 확인 받으면 되는거 아냐?”“지금 당장 기회 줄게. 가서 여준우 불러와. 그리고 두 사람 혼인신고서도 가져와. 그렇지 않으면 무릎 꿇고 나한테 사과해야 할 거야.”남은서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명승희에게 이 수작이 통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만약 정말 여준우를 불러온다면...의사가 다가와 명승희의 손에 들린 칼을 보고 손을 들었다.“환자분, 우선 칼을 내려놓시고 말로 하세요.”“그래요. 아직 나이도 어리고 앞으로 살날이 더 많을 텐데 왜 사람을 죽이려고 해요? 칼 내려놔요.”명승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사람들 뒤에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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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남은서는 그가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자신을 모욕할 줄은 몰랐기에 안색이 점차 창백해졌다.“여준우 씨, 어떻게...”“참, 생각났다. 너 Y국 나이트클럽에서 유명하다면서? 돈 많은 사람들한테 기대어 출국 기회를 얻고 동시에 부자 서너 명한테 생활비를 받았다며? 그러다가 더러운 병에 걸려서 부자들한테 외면받고 로열 음악 학원에서도 잘렸다더니. 이젠 다른 출구가 없어 날 호구로 삼을 생각이었어?”명승희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여준우의 시선을 느끼고 웃음을 참았다.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점점 더 듣기 거북해졌다. 남은서는 제 무덤을 판 셈이었다. 그녀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바닥에 주저앉았다.그가 그 일들을 조사했다니...이럴 수가!“의사 선생님, 저 병에 걸린 여자는 산부인과로 데려가서 검사받게 하세요. 저러다가 다른 남자들도 피해볼 수 있으니.”여준우는 손을 휘저었고 그의 뒤에 서 있던 두 경호원이 다가가서 그녀를 잡았다.두 경호원이 자신을 붙잡자 남은서는 버둥거리며 저항했다.“아니에요. 이건 모욕이에요! 난... 난 산부인과로 가지 않을래요. 난 검사받지 않을 거예요!”남은서는 한사코 가지 않으려 했다. 검사를 받는다면 평생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여준우는 느긋하게 말했다.“그러면 정신에 문제가 있나 보네. 정말 정신에 문제가 있다면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겠어. 근처 정신병원으로 데려가.”남은서는 완전히 멍해졌고 경호원들은 그녀를 끌고 나갔다.다른 사람들도 흩어졌다.병실 안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여준우는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내가 명승희 씨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네요. 여자 한 명도 해결하지 못하니 말이에요.”명승희는 화가 나서 헛웃음을 쳤다.“그래. 해결 못 해. 대체 누구 때문에 생긴 일인데. 사생팬보다 더 끔찍하네. 남은서가 너한테 이렇게 빠져있을 줄이야. 차라리 그냥 받아주지 그래?”명승희는 다시 병상으로 돌아간 뒤 조금 전 남은서한테 부딪힌 상처가 아파서 죽을 것 같아 옷 속으로 들여다 봤다.여준우는 시선을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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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명승희는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한 달 뒤, 깔끔하게 끝난다면 당연히 좋았다.하지만 그 뒤로 며칠 동안 명승희는 여준우를 자주 보지 못했다. 여준우도 먼저 그녀에게 연락한 적이 없었다.일주일간 상처를 치료하고 실밥을 푼 뒤 명승희는 퇴원했다.최민아가 그녀를 마중했다.“그 재벌 남자친구는 데리러 오지 않았어요?”“재벌 남친?”명승희는 선글라스를 낀 뒤 가방을 들고 병원을 나섰다. 최민아가 그녀 대신 우산을 들어줬다.“언니는 언니 재벌 남자친구 신분을 모르는 거예요?”명승희는 차 문을 열고 차에 앉았다.“무슨 신분?”“그 사람 Y국 재벌 여씨 일가 여준우예요. 세계 최고 부자라고요. 며칠 전에 기사 났어요. 그 사람은 Z국에 와서 동임 회사랑 페르시아만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대요. 감독님은 그 사람 신분을 알고서는 무척 기뻐하셨어요. 여준우 씨가 감독님 드라마에 투자해서 지금 잘 나가는 배우들이 다 감독님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어요.”최민아는 차에 올라탄 뒤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그녀는 뒷좌석에 앉은 명승희의 표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Y국 재벌 여씨 일가?전에 S국에서 모델로 활동했을 때 들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소문으로만 들었던 최고 부자 여준우가 37, 38살의 성숙한 남자였다니!게다가 이제 곧 40대였다.그러나 그녀가 만난 여준우는 기껏해야 그녀와 비슷한 29, 30살 정도로 보였다. 그런데 반지훈보다 더 나이가 많다니.심지어 그녀는 예전에 그를 동생이라도 불렀었다.명승희는 퇴원하자마자 촬영장으로 달려갔다. 감독은 그녀가 돌아온 걸 보고 당황했다.“승희 씨, 며칠 더 쉬지 그랬어요.”“실밥 풀었고 상처도 거의 다 아물었어요. 촬영에 영향 주고 싶지 않아요.”명승희는 일부 유명한 배우처럼 상처 좀 생겼다고 10일에서 보름 정도 쉬려고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는 진도를 맞추려 했기에 감독은 그녀의 태도에 꽤 흡족했다.명지용이 그녀를 꽂아 넣을 때, 그는 명승희가 고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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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명승희는 웃음을 터뜨렸다.“너무 일찍 은퇴하셨죠.”그녀의 아버지가 배우였을 때 한미영은 데뷔도 하지 않았고 엘리엇 엔터테인먼트 회장도 다른 사람이었다.한미영이 데뷔한 뒤 그녀의 아버지는 연예계에서 은퇴하고 일을 시작했다. 곧이어 반지훈의 아버지 반준성이 엘리엇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는데 일부 임원은 원래 회장을 따라 떠났고 오직 그녀의 아버지만이 엘리엇에 남았다. 그녀의 아버지가 오늘 이 자리에 앉게 된 건 반준성의 발탁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미영이 반준성과 결혼한 뒤 반준성은 엘리엇 엔터테인먼트 회장 지분을 그녀의 아버지에게 넘겼다.엘리엇 엔터테인먼트가 TG 산하의 산업이 된 것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회장은 그녀의 아버지였다.심훈과 명승희는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무슨 얘기를 나눈 건지 명승희는 이미지를 신경 쓰지 않고 허벅지를 치며 박장대소했다.여준우는 경호원을 데리고 촬영장으로 향했다. 경호원의 손에는 종이봉투 두 개가 들려 있었다. 감독은 그를 보더니 정중하게 일어섰다.“여준우 씨, 오셨어요.”여준우는 경호원에게 음료수를 내려놓게 했다.“날이 더워서 갈증 좀 풀라고 사 왔어요.”감독은 살짝 놀라더니 웃었다.“고마워요. 수고를 끼쳐서 죄송하네요.”곧이어 감독은 조수에게 음료수를 나눠주라고 분부했다.여준우는 고개를 돌려 명승희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명승희는 남배우와 아주 가까웠고 두 사람은 휴대전화를 들고 연락처를 주고받는 듯했다.명승희는 손을 뻗어 상대방의 휴대폰 액정을 터치했다. 얼굴이 너무 가까워서 고개만 돌리면 입술이 닿을 듯했다.최민아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명승희를 살짝 밀었다.명승희는 눈치채지 못했다.“승희 언니.”최민아가 난처한 얼굴로 그녀를 툭툭 쳤다.명승희는 그녀의 손을 치우면서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잠깐, 아직 안 됐어.”그림자 하나가 그들의 빛을 가렸을 때, 명승희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여준우는 빛을 등지고 있어 얼굴이 까맣게 보였다.명승희는 몸을 바로 했다.“왜 왔어요?”심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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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명승희는 손가락으로 그의 어깨를 찔렀다.“저기요, 멀쩡한 거 맞아요?”여준우는 정말 이상했다. 어떤 재수 없는 사람이 그의 신경을 긁기라도 한 걸까? 그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여준우는 명승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었다.“난 가끔 당신이 진짜 멍청한 건지, 아니면 너무 똑똑해서 그런 건지 정말 모르겠어요.”명승희는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아무 표정도 없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녀는 조금 멍했다.여준우는 돌아서서 말했다.“계약은 이만 끝내요. 계약서는 사람을 시켜 보내줄게요. 받으면 찢어버려요. 돈도 계좌에 보낼게요. 당신은 내 연극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에요.”저녁. 명씨 일가.식사할 때 명승희는 건성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그녀는 여준우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그의 연극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니, 그녀를 찾아와 연기해달라고 하던 사람이 지금은 연기력이 별로라고 그녀를 나무라는 것일까?이렇게 체면을 구기게 만든 남자는 그가 처음이었다.명지용과 유진희는 명승희의 맞은편에 앉아있었다. 두 사람은 명승희가 입맛이 없어 보이자 시선을 주고받았다.유진희가 음식을 집어줬다.“승희야, 너도 더는 어리지 않은데 이제... 결혼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어?”명승희는 시선도 들지 않고 말했다.“서른 넘어서 결혼한 여자들 수두룩해요. 전 안 급해요.”“넌 안 급해도 나랑 네 아빠가 급해. 그리고 서른 넘어 결혼하면 아이는? 그때가 되면 고령 산모가 될 거야.”유진희는 한숨을 내쉬었다.“너희 같은 젊은이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명지용은 웃었다.“지금 의학 수준도 예전보다 훨씬 더 발전했어. 서른 넘어서 아이를 가진다고 해도 괜찮을 거야.”“당신이 여자예요?”유진희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말해요?”명지용은 얼른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었다.유진희는 명승희를 보았다.“승희야, 엄마한테 솔직히 얘기해 봐. 너 아직도 육예찬한테 마음이 있는 거니?”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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