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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명승희는 손가락으로 그의 어깨를 찔렀다.

“저기요, 멀쩡한 거 맞아요?”

여준우는 정말 이상했다. 어떤 재수 없는 사람이 그의 신경을 긁기라도 한 걸까? 그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여준우는 명승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었다.

“난 가끔 당신이 진짜 멍청한 건지, 아니면 너무 똑똑해서 그런 건지 정말 모르겠어요.”

명승희는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아무 표정도 없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녀는 조금 멍했다.

여준우는 돌아서서 말했다.

“계약은 이만 끝내요. 계약서는 사람을 시켜 보내줄게요. 받으면 찢어버려요. 돈도 계좌에 보낼게요. 당신은 내 연극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에요.”

저녁. 명씨 일가.

식사할 때 명승희는 건성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그녀는 여준우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연극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니, 그녀를 찾아와 연기해달라고 하던 사람이 지금은 연기력이 별로라고 그녀를 나무라는 것일까?

이렇게 체면을 구기게 만든 남자는 그가 처음이었다.

명지용과 유진희는 명승희의 맞은편에 앉아있었다. 두 사람은 명승희가 입맛이 없어 보이자 시선을 주고받았다.

유진희가 음식을 집어줬다.

“승희야, 너도 더는 어리지 않은데 이제... 결혼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어?”

명승희는 시선도 들지 않고 말했다.

“서른 넘어서 결혼한 여자들 수두룩해요. 전 안 급해요.”

“넌 안 급해도 나랑 네 아빠가 급해. 그리고 서른 넘어 결혼하면 아이는? 그때가 되면 고령 산모가 될 거야.”

유진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 같은 젊은이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명지용은 웃었다.

“지금 의학 수준도 예전보다 훨씬 더 발전했어. 서른 넘어서 아이를 가진다고 해도 괜찮을 거야.”

“당신이 여자예요?”

유진희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말해요?”

명지용은 얼른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었다.

유진희는 명승희를 보았다.

“승희야, 엄마한테 솔직히 얘기해 봐. 너 아직도 육예찬한테 마음이 있는 거니?”

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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