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몸을 살짝 뒤로 기대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당신 여자가 되라고요? 그 수십 명 중의 하나가 되라는 건가요? 귀찮게 다른 여자들이랑 기 싸움도 해야겠네요. 여준우 씨, 당신이 황제예요? 무수히 많은 후궁을 거느리게요? 체력은 따라갈 수 있어요?”여준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은 유일한 여자가 되고 싶군요.”명승희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나는 혼자가 좋아요.”그가 다시 물었다.“그래서 할래요?”그녀는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싫어요.”여준우의 눈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그가 몸을 일으키며 넥타이를 살짝 풀었다.“확실해요?”명승희는 코웃음 치며 자신 있게 대꾸했다.“싫다면 싫은 거죠. 몇 번을 물어봐도 답은 같아요.”그는 고개를 끄덕인 뒤,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나를 찾아오게 될 거예요.”말을 마친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문을 잠근 뒤, 명승희는 벽에 기댄 채, 거칠게 호흡했다. 조금 전까지 도도하게 굴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내가 그 정도야? 후궁 후보가 되라고? 웃기지도 않아.’한편, 백화점에 들어선 송아영은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누군가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예지야.”안예지가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오래 기다렸어?”“그렇게 오래 기다린 건 아니야.”송아영이 그녀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오랜 만에 휴가인데 쇼핑이나 좀 하자.”안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매장을 한 바퀴 둘러 본 뒤, 둘은 미식 코너로 가서 간식을 먹었다. 오랜 만에 나들이라 안예지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대학교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송아영도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그렇지?”안예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불러줘서 고마워.”말을 마친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아빠가 통금시간을 정해 놓으셔서 회사랑 집만 오고 가서 힘들었거든. 새로 사귄 친구도 없고 심심해 죽겠어.”송아영은 이해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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