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101 - 챕터 1110

2771 챕터

제1101화

여준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저녁에 한잔하시죠.”명승희는 오늘 야간 촬영을 진행하고 밤 열한 시가 되어서야 촬영장을 나올 수 있었다. 그녀는 오늘 처음으로 연기자도 체력노동이라는 것을 체감했다.최민아가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최민아가 떠난 뒤, 명승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 시간에 누구지?’명승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발신자를 확인했다.“여준우?”서로 연락하지 말자던 여준우였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저쪽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게 들리자 명승희는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여보세요!”“명승희 씨죠?”이어서 그의 경호원이 전화를 받았다.“밤 늦게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어디세요? 우리 도련님께서 술이 좀 취했는데 여기서 나가려고 하지를 않네요. 가게 문 닫을 시간이라 어쩔 수 없이 연락드렸습니다.”명승희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쓸어넘겼다.“그 사람이 술 취했는데 왜 나한테 연락하죠?”경호원이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도련님께서 꼭 명승희 씨한테 전화해야 한다고 우기셔서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명승희는 잠시 주저하다가 혀를 차며 물었다.“지금 어딘데요?”경호원이 대답했다.“화평구 서든 클럽입니다.”명승희는 차를 운전해 화평구로 갔다. 술집에 도착해 보니 손님들이 거의 다 빠져나간 뒤였다.그녀는 핸드백을 챙기고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안으로 들어섰다. 여준우는 창가 쪽에 앉아 이마를 짚고 있었다.그의 경호원과 술집 매니저까지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명승희는 가방을 의자에 던졌고 여준우는 인상을 쓰며 고개를 들었다.경호원이 그녀에게 다가가서 귓가에 대고 말했다.“드디어 오셨네요. 제발 우리 도련님 좀 말려주세요.”“내가 어떻게 말려요? 안 가고 버티면 억지로 끌고 나가야죠. 그것도 힘들면 그냥 길가에 버리든가. 지나가던 여자가 저 얼굴이 마음에 든다고 데려갈지 누가 알아요?”다행히 명승희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술집 종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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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그는 몸을 일으키고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허리를 뒷좌석에 기댔다.호텔에 도착하자 명승희는 여준우를 부축해서 침실까지 들어갔다. 침대에 눕히려는데 남자가 갑자기 무게중심을 그녀에게 쏟더니 두 사람은 같이 침대에 쓰러졌다.여자의 입술이 그의 코끝에 스쳤다. 놀란 명승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여준우는 뜨거운 숨결을 그녀의 얼굴에 뱉었다. 명승희는 눈을 감고 있는 남자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녀가 몸을 일으키려는데 남자의 손이 그녀를 잡아당겨 품에 안았다. 명승희는 화들짝 놀라며 그를 노려보았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여준우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취했어요.”“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명승희가 다시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그는 양팔로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껴안고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취한 것 같은데 정신은 말짱한 것 같고….’그가 입을 열었다.“명승희 씨, 난 가끔 당신이 너무 짜증나요.”“뭐라고요?”명승희가 어이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내가 짜증나?’여준우는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흐릿한 미소를 지었다.“네. 정말 짜증 나요. 어딜 가든 당신이 있잖아요. 전생에 내가 당신한테 큰 빚을 졌나 봐요. 이런 기분 정말 싫거든요.”“많이 취했네. 여준우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나 알아요?”명승희는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취해서 지껄이는 이상한 말에 어쩐지 가슴이 뛰었다.“꿈에 당신을 만났어요.”여준우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으며 계속해서 말했다.“당신이 글쎄 꿈에 나왔더라고요.”당황한 명승희가 그의 시선을 피하며 바둥거렸다.“그래서요?”여준우는 그녀의 입술을 빤히 쳐다보더니 그대로 입을 맞춰버렸다. 명승희의 눈빛이 흔들렸다. 알싸한 알코올냄새가 그녀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밀쳐내려 했지만 남자가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짓눌렀다.명승희는 아찔한 키스에 정신을 놓은 상태였다. 여준우가 몸을 뒤집더니 몸 위로 올라탔다.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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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명승희는 힘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고 있었다.“나 곧 서른이야. 지극히 정상적인 일 아닌가?”말을 마친 그녀는 벤에 올라탔다.최민아가 따뜻한 물을 가져왔고 명승희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약을 삼켰다.“저기… 승희 언니. 앞으로 원나잇은 좀 자제해 주세요. 그러다가 기자들한테 찍히기라도 하면 이미지는 바로 추락할 거예요.”명승희는 물병을 내려놓으며 피식 웃었다.“원나잇 상대가 일류 재력가라서 괜찮아. 내가 손해 본 것도 아니고.”최민아의 표정이 사정없이 구겨졌다.일주일 내내 명승희와 여준우는 서로 연락 한번 주고받지 않았다.오늘은 그녀가 맡은 촬영이 끝나는 날이었다. 촬영을 무사히 마친 명승희는 촬영장 스텝들과 작별인사를 했다.그녀는 스텝들이 선물한 꽃다발을 들고 자신의 벤으로 다가갔다. 최민아가 문을 열어주었고 차 안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자 화들짝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명승희는 꽃으로 얼굴을 가리고 최민아에게 물었다.“저 사람이 왜… 악!”짧은 비명과 함께 남자가 명승희를 끌고 차에 태웠다. 명승희는 순식간에 남자에게 안겨 버렸고 여준우는 최민아에게 문을 닫으라고 눈짓했다.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던 최민아는 저도 모르게 그의 말대로 문을 닫아버렸다.명승희는 고개를 푹 숙이고 꽃에만 시선을 집중한 채 심드렁하게 물었다.“나한테 볼일이 남았어요?”여준우는 억지로 그녀의 턱을 치켜올려 시선을 마주하고 말했다.“내 연락처를 차단했던데요.”명승희는 시선을 피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전에 여준우 씨가 나를 차단했을 때 난 이유를 따진 적 없었던 것 같은데요.”“그날은….”“취한 여준우 씨를 내가 덮친 거죠.”그의 품에 안긴 명승희가 손을 그의 어깨에 올리며 말했다.“설마 나한테 수고비를 요구할 생각은 아니죠? 나 돈 없어요.”여준우는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당당하고 대범한 말투에 저게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렸다. 명승희는 그의 날카로운 시선에 하마터면 표정관리를 못할 뻔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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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송아영은 그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한 뒤, 육예찬에게 다가갔다.“나 기다렸어?”육예찬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안 기다리면 누굴 기다리겠어.”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말했다.“촬영이 잘 진행됐나 보네.”송아영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턱을 치켜들었다.“그럼. 내가 누군데. 나 없이는 제대로 진행이 안 됐을 거야.”육예찬이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저녁에 뭐 먹을래?”송아영은 다가가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치킨, 제육볶음, 갈비찜도 있었으면 좋겠고….”“왜 다 고기야?”“고기가 먹고 싶으니까!”그녀는 일부러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육예찬은 그녀의 아랫배를 힐끗 쳐다보더니 물었다.“설마 생긴 거야?”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생기긴 뭐가 생겨?”육예찬은 손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싱긋 웃었다.“뭐겠어.”송아영은 그의 손을 찰싹 때리며 소리질렀다.“그런 거 아니거든!”그는 웃으며 송아영을 품에 안았다.“형수님도 임신했는데 우리도 뒤쳐지면 안 되잖아.”말문이 막힌 송아영이 억울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나 혼자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육예찬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러니까 당신 말은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거지?”송아영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새침하게 그를 밀치며 말했다.“집에 갈래!”육예찬은 쑥스러워서 도망치듯 앞에서 뛰는 그녀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던 그가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텅 빈 복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발소리가 잦아든 뒤에야 계단 입구에 몸을 숨겼던 여자가 마스크를 고쳐 쓰며 다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낡은 월셋방, 남은서는 푹 꺼진 소파에서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었다. TV에 나온 명승희의 화려한 모습을 보자 화가 치밀어서 리모컨을 집어 던졌다. 입맛이 사라졌다.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일어서서 문을 열었다.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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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최민아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문 앞에 서 있었다.명승희는 요가복 차림에 금방 운동을 하고 나온 듯, 이마에는 땀이 흥건했고 긴 머리도 깔끔하게 뒤로 묶은 모습이었다.“무슨 일인데?”명승희는 의아한 눈빛으로 최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때, 최민아를 밀치고 나타난 남자 때문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문을 닫으려 했다.하지만 남자가 재빨리 문을 잡았고 최민아는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죄송해요, 언니. 음…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최민아는 도망치듯 계단을 내려갔다.명승희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여준우가 그녀를 살짝 밀치고 집 안으로 들어서더니 문을 잠갔다.“여준우 씨, 여기 우리 집이거든요? 지금 이러는 거 주거침입이에요!”명승희가 그를 밀치며 말했고 여준우는 여유롭게 두 걸음 물러서더니 팔을 뻗어 그녀를 자신과 문 사이에 가두어 버렸다.“그럼 신고해요.”그의 손끝이 그녀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웃었다.“그럼 나도 명승희 씨 신고할 테니까.”명승희가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내가 뭐요?”여준우는 그녀에게 얼굴을 가까이 밀착시키며 말했다.“명승희 씨가 내 순결을 빼앗고 돈도 안 줬잖아요.”말을 마친 그는 손으로 그녀의 턱을 치켜올렸다.“같이 경찰서에 가면 과연 누가 더 창피할까요?”명승희는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녀가 그의 손을 차갑게 뿌리치며 물었다.“당신 정말 뻔뻔한 거 알아요?”여준우는 얄미운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명승희는 한참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이번에는 여준우 씨가 제 발로 쳐들어왔는데 이 정도면 덮쳐달라고 유혹하는 거 아닌가요?”여준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다물었다.그녀의 손길이 그의 목젖에 닿았다.“한 번 있으면 두 번도 있는 거죠. 안 그래요?”여준우가 그녀의 팔목을 가로채며 으르렁거렸다.“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요?”그녀가 웃었다.“건장한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뭘 할 것 같아요?”여준우는 그녀를 안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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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그녀는 몸을 살짝 뒤로 기대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당신 여자가 되라고요? 그 수십 명 중의 하나가 되라는 건가요? 귀찮게 다른 여자들이랑 기 싸움도 해야겠네요. 여준우 씨, 당신이 황제예요? 무수히 많은 후궁을 거느리게요? 체력은 따라갈 수 있어요?”여준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은 유일한 여자가 되고 싶군요.”명승희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나는 혼자가 좋아요.”그가 다시 물었다.“그래서 할래요?”그녀는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싫어요.”여준우의 눈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그가 몸을 일으키며 넥타이를 살짝 풀었다.“확실해요?”명승희는 코웃음 치며 자신 있게 대꾸했다.“싫다면 싫은 거죠. 몇 번을 물어봐도 답은 같아요.”그는 고개를 끄덕인 뒤,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나를 찾아오게 될 거예요.”말을 마친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문을 잠근 뒤, 명승희는 벽에 기댄 채, 거칠게 호흡했다. 조금 전까지 도도하게 굴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내가 그 정도야? 후궁 후보가 되라고? 웃기지도 않아.’한편, 백화점에 들어선 송아영은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누군가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예지야.”안예지가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오래 기다렸어?”“그렇게 오래 기다린 건 아니야.”송아영이 그녀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오랜 만에 휴가인데 쇼핑이나 좀 하자.”안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매장을 한 바퀴 둘러 본 뒤, 둘은 미식 코너로 가서 간식을 먹었다. 오랜 만에 나들이라 안예지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대학교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송아영도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그렇지?”안예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불러줘서 고마워.”말을 마친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아빠가 통금시간을 정해 놓으셔서 회사랑 집만 오고 가서 힘들었거든. 새로 사귄 친구도 없고 심심해 죽겠어.”송아영은 이해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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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고마워요.”여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안예지는 여자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뒤돌아선 순간, 여자의 눈빛이 섬뜩하게 빛났다.송아영은 30분을 줄을 서서 드디어 밀크티 두 잔을 샀다. 하지만 음료수를 들고 자리에 돌아왔을 때, 안예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음료수를 내려놓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안예지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몇 번이나 통화를 시도해도 안예지의 전화는 꺼져 있었다.송아영은 꺼진 핸드폰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갑자기 전화는 왜 꺼놨지?’안예지는 말도 없이 떠날 사람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그녀는 다급히 화장실 쪽으로 뛰어갔다.송아영은 2층 화장실과 3층 화장실을 다 뒤졌지만 안예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 통화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될 리 없었다.송아영은 점점 조바심이 났다. 숨을 헐떡이며 백화점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안예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울먹이며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예찬 씨….”서류를 검토하던 육예찬은 울먹이는 송아영의 목소리에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래?”“예지가… 예지가 사라졌어. 내가… 같이 놀자고 불렀는데….”그녀가 흐느끼며 말했다.육예찬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대답했다.“송아영, 일단 침착해. 무슨 상황인지 말해봐.”그는 송아영과 통화하며 서류를 내려놓고 차키를 챙겼다.“백화점에서 어디 가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내가 지금 갈게.”송아영은 조급한 마음으로 매장 앞 벤치에 앉아 육예찬을 기다렸다. 남자가 나타나자 그녀는 울며 다가가서 그에게 안겼다.육예찬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하듯 말했다.“그만 울어. 내가 왔잖아. 나랑 같이 CCTV 확인하러 가자.”그녀는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육예찬은 백화점 매니저와 협상한 끝에 관리실로 가서 CCTV 영상을 돌렸다. 잠시 후, 마스크를 쓴 여자가 안예지에게 접근하는 화면이 포착되었고 안예지가 그 여자를 따라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육예찬이 스크린을 가리키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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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그녀가 계속 몸부림치자 한 남자가 그녀의 귀뺨을 때렸다.“그만 울어! 시끄러워 죽겠네! 자꾸 귀찮게 하면 혼날 줄 알아!”“제발… 제발 나 좀 놓아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돈?”남자가 혀를 내밀어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얼마나 줄 수 있는데?”안예지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대답했다.“얼마나 원하는데요?”남자가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돈은 필요 없고 재미를 원해.”“아… 안 돼요.”안예지는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이때, 마스크를 착용한 여자가 카메라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뒤를 남은서가 따르고 있었다.“뭐가 그렇게 급해? 여차 처음 놀아봐? 아직 준비도 덜 됐단 말이야.”“뭐야? 생중계라도 하게? 이거 자극적인걸?”남자는 카메라를 보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마스크를 착용한 여자가 다가가더니 흐트러진 옷차림에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안예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여자 동임 그룹 2세야. 당연히 현장을 기록해야지.”안예지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내 신분을 알고 있었어?’남자들이 머뭇거렸고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장난해? 재벌 2세를 데려오면 어쩌자는 거야? 우리를 죽일 작정이야?”성범죄 전과자들이고 몇 년을 감옥에서 살다 나온 인간들이었지만 능력 없고 힘없는 여자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지 귀한 집 딸은 건드리지 않았다. 힘없는 평민들이야 당하고도 인터넷에 얼굴이 공개될까 봐 신고를 꺼렸지만 귀한 집 자식들은 달랐다.자본의 힘으로 그들을 죽이자고 달려든다면 아마 실형 몇 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마스크를 착용한 여자가 그들을 힐끗 보며 말했다.“뭘 그렇게 겁내? 사고가 나면 내가 책임져. 들켜도 안 회장은 송아영을 의심하겠지.”남은서는 약간 겁에 질린 눈으로 마스크녀를 바라보았다.‘이 여자 나보다 더 독하네. 얼마나 송아영이 싫었으면….’안예지는 마스크녀를 바라보다가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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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말을 마친 그녀는 안예지를 밀어 바닥에 쓰러뜨렸다.“뭘 망설여? 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영상만 찍으면 되니까.”안예지는 겁에 질린 채, 머리만 흔들었다. 남자들이 점점 접근해 오자 그녀는 새된 비명을 질렀다.성예주는 옆에서 그걸 지켜보며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처연하고 오싹한 웃음소리였다. 남은서는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미친 여자랑 손을 잡은 것 같았다.쾅!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쳐들어왔다. 성예주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한 남자가 그녀를 발로 차서 쓰러뜨렸다.안예지를 덮치려던 남자들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이내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에 의해 바닥에 널브러졌다. 남은서는 혼란을 틈타 도망쳤다.“예지야!”송아영이 다급히 달려왔다. 초라한 몰골을 한 친구를 보자 그녀는 다급히 달려가서 안예지를 안았다. 경호원 한 명이 겉옷을 벗어 송아영에게 건넸고 송아영은 그것으로 안예지의 몸을 감쌌다.육예찬이 안으로 들어오자 범죄자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잘못했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다 저 미친 여자가 시킨 짓이에요!”고개를 돌린 송아영은 흉한 몰골의 성예주를 보고 경악했다.“성예주?”성예주는 처절한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나야! 여기까지 쫓아올 줄은 몰랐는데! 하지만 이제 더 잃을 것도 없는 내가 너희들을 두려워할 것 같아?”“미친 년이!”송아영이 욕설을 퍼부었다.성예주는 실성한 사람처럼 웃었다.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았다.“그냥 나를 죽여! 다시 감옥으로 돌려보내도 죽지 않는 한, 나와서 또 똑 같은 방식으로 복수할 거야! 하하하!”송아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경호원이 음침한 표정의 육예찬에게 다가갔다.“도련님, 이 미친 여자는 어떻게 처리할까요?”육예찬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정상은 아닌 것 같으니 정신병원으로 끌고 가서 진단서 끊어. 정말 정신질환이라면 죽을 때까지 병원에 가둬야지.”경호원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성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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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결국 송예주는 교외에 있는 정신병원으로 이송되었다.안예지는 병원에서 3일간 쉬다가 퇴원했다. 안지성이 직접 퇴원절차를 밟았고 안예지는 병실 밖 복도에서 기다렸다.고개를 돌리자 한 노인이 휠체어에서 넘어지려는 모습이 보였다. 간호사는 마침 다른 곳을 보고 있어서 안예지는 일어서서 노인을 부축하려 했다. 그런데 한 남자가 나타나서 노인을 부축해 다시 휠체어에 태웠다.노인은 남자의 손을 잡으며 인사했다.“고마워, 청년.”“별말씀을요.”남자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는 간호사의 어깨를 톡톡 건드리며 상황을 설명했고 간호사는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간호사가 노인의 휠체어를 끌고 어디론가 떠났고 남자는 그제야 엘리베이터에 탔다.“예지야, 집에 가자.”안지성의 부름에 안예지는 고개를 돌리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네.”며칠 뒤, 로얄 엔터테인먼트.“그거 들었어? 명승희가 윗분 심기를 건드렸나 봐. 요즘 TV에도 안 나오고 광고도 취소됐어.”“뭐라고?”누군가는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설마. 아버지가 우리 엔터테인먼트 대표인데 누가 명승희를 상대로 그런 짓을 벌이겠어?”“Y국 재단의 여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명승희가 최민아와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가십거리를 즐기던 연예인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딴청을 피웠다.최민아는 조심스럽게 명승희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언니, 뭔가 오해가 생긴 거 아니에요?”명승희는 굳은 표정으로 주먹을 꽉 쥐고 뒤돌아섰다.그녀는 차를 끌고 미친 듯이 질주해서 여준우가 묵고 있는 호텔로 갔다.객실 앞에 도착한 그녀는 다급히 초인종을 눌렀다.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그녀는 짜증스럽게 문을 걷어찼다. 고개를 돌리자 경호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나오는 여준우가 보였다.그는 낯선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여자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명승희를 발견했지만 그는 딱히 표정변화가 없었다.여자는 여준우의 앞에 서 있는 명승희를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당신 누구세요?”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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