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모든 사람들이 떨면서 죽은 사람 쳐다보듯 다시 최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박씨 가문에서 심사숙고를 거쳐 이 많은 준비를 한 것은 오직 한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그렇다면... 그는 오늘 무조건 죽을 것이다!그러나 최서준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너 이 자식, 한숨은 왜 쉬어? 혹시 벌써 무서운 거니? 만약 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스스로 두 팔을 부러뜨린다면 너무 고통스럽게 죽지는 않게 해 주마.”먼 곳에 서 있는 박재만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스스로 두 팔을 부러뜨리는 것만으론 부족해. 내가 외국에서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는데 팔과 다리의 살을 벗겨내 뼈만 남기는 거야.”사람들이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쳐다보자 박재풍이 부하에게 밀려 나왔다.이때 박재풍의 표정은 피에 굶주린 짐승마냥 최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뭇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몸이 떨렸다.그건 고대의 십 대 형벌보다 더 가혹한 거 아니야?최서준은 뒷짐 지고 담담하게 말했다.“박씨 가문에서 별의별 궁리를 하며 나를 유인하길래 뭐 얼마나 대단한 수단이 있나 했네.”그는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주위의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들과 세 명의 무인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하찮게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이제 보니 내가 당신들을 너무 높이 생각한 것 같네.”그 말을 듣자 세 무인 중 우두머리는 코웃음을 쳤다.“녀석, 감히 우리 하씨 삼 형제 앞에서 뻔뻔하게 큰소리를 쳐?”그들은 하씨 삼 형제라 불리는데 세 명 모두 무인이며 진서 일대에서 흉악하기로 소문나서 감히 건드리는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이 감히 그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으니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고작 당신들 따위는 내가 닭 잡듯이 쳐 죽일 수 있어!”최서준은 하찮은 일을 말하듯 살짝 고개를 저었다.“너 이놈, 죽을래...”하씨 삼 형제 중 첫째가 버럭 화를 냈다.“형님, 왜 이 자식이랑 시비하고 있어요. 그냥 바로 죽이죠.”하씨 막내가 콧방귀를 뀌더니 두
터진 것도 아니고 부서진 것도 아니었다. 최서준에 의해 머리가 가슴 안으로 쑥 들어간 것이다.툭.머리가 사라진 그의 몸뚱이는 뒤로 넘어졌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모든 사람들이 제 자리에서 멍해 있었다.한 무인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머리가 맞아서 가슴 안으로 들어가게 되다니?“이게 어떻게 가능해?”박재만 얼굴의 웃음이 굳어졌고 곧이어 그는 목이 쉬도록 포효했다.박무한 얼굴 근육들이 떨리더니 뒷짐 지고 있던 두 손도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박재풍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신이라도 본 듯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이때 하씨 삼 형제 중 첫째와 둘째도 비통하게 울부짖었다.“막내야.”그 순간 두 사람은 ‘슉’하고 뒤로 물러나 별장 대문으로 빠르게 이동했다.“어머, 지금 도망치는 거야?”사람들은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하씨 두 형제는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막내가 죽는 순간 그들의 마음도 격렬히 흔들렸다.막내도 내경에 능통한 무인인데 최서준에 한 번 맞고 죽다니, 그렇다면 최서준은 적어도 화경 대가일 것이다.화경 대가는 사람들을 손쉽게 죽일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런 사람을 여기서 보다니. “저놈은 무조건 숨어서 지내는 괴물일 거야. 그렇지 않으면 실력이 이렇게 무서울 순 없어.”“빌어먹을, 튀어. 무조건 도망가야 해. 막내의 복수는 나중에 다시 하자.”하씨 두 형제는 질주했고 다리가 두 개씩 더 있었으면 했다.“내 앞에서 도망치려 해?”최서준이 고개를 살짝 저었다.곧이어 그는 평온한 표정으로 멀리 도망간 하씨 형제들에게 주먹을 날렸다.가볍게 날린 이 주먹은 마치 허공도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그 순간, 주먹에서 뿜어져 나온 하얀 공기가 하씨 형제를 향해 날아갔다.두 번의 애절한 비명과 함께 하씨 형제는 보이지 않는 주먹의 힘에 의해 순식간에 폭발하여 두 개의 피안개로 변해 공중으로 흩어졌다.두 내경 무인이 그의 주먹에 죽은 것이다.순식간에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목을 조르는 것처
많은 경호원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서로 쳐다보며 망설였다.20억 원은 확실히 많은 금액이었지만, 전제는 그들이 살아 있어야 그걸 얻을 수 있다.방금 그 세 사람의 비참한 최후를 보지 않았나? 뼈도 남지 않고 죽었다...이를 본 박무한의 표정이 변했고,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포효했다.“얼른 공격하지 못해? 이 쓸데없는 새X들아, 저놈이 아무리 잘 싸워도 인간일 뿐이야! 100억, 저놈을 죽이는 자는 우리 박씨 가문에서 100억으로 보상할 것이다!”용감한 자에게는 큰 상을 준다고, 모두의 마음이 흔들리고 호흡이 빨라졌다.무려 100억 원이다!이 돈만 있으면 평생 먹고살 걱정은 할 필요가 없고 심지어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게다가 박무한의 말이 맞았다. 사람수가 총 5, 60 명이 되는데 그들이 최서준 한 명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그제야 많은 박씨 가문 경호원들의 마음속에 있던 약간의 두려움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끝없는 탐욕으로 대체되었다.“죽여라!”경호원들은 모두 이를 악물고 일제히 무기를 들고 최서전을 향해 돌진해 그를 포위했다.손에 쥔 무기가 차가운 빛으로 번쩍이며 최서준의 몸을 공격했다.“하하하. 죽여, 죽여버려!”박무한은 흉측한 얼굴로 포효했다.“너 혼자서 몇십 명과 싸울 수 있겠냐!”박재만과 백재풍, 그리고 박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에 다시 한번 피에 굶주린 표정이 번졌다.하지만 곧바로.퍽퍽퍽.맨 앞에서 달려가 최서준의 몸을 베기 위해 칼을 휘두르던 여덟 사람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에 맞은 듯 일제히 뒤로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이때 최서준은 한 손을 등 뒤로 뺀 채 후퇴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 사이를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오가며 공격했다.그는 마치 무적인 살육의 신에 빙의한 것 같았고,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날아갔다.어떤 이들은 가슴이 함몰되고, 어떤 이들은 어깨가 부서지고, 또 어떤 이들은 팔이 부러졌다...순식간에 현장은 시끄러운 소음과 끝없는 비명, 사방에 튀는 피로
“그래?” 최서준은 고개를 들고 무표정으로 말했다. “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말해주면 박씨 가문은 살려줄게.”“꿈도 꾸지 마!”박무한은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죽이고 싶으면 죽여. 어차피 난 살 만큼 살았어. 그런데 너는 평생 진정한 적을 찾지 못하고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살겠지. 결국 나보다 네가 더 불쌍하단 말이야. 하하하.”그는 미친 듯이 웃었고, 그 웃음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득의양양했다.“말 안 할 거지?”최서준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그는 박재만을 붙잡았다.“안 돼요. 아빠, 살려주세요. 난 죽기 싫어요...”박재만은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으로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그만해!”박무한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최서준 팔에 힘이 들어가자 박재만의 목이 바로 부러졌다.“재만아!” 박무한은 비통한 표정으로 울부짖었다.“아직도 말 안 해?”최서준은 다른 중년 남자를 붙잡아 목을 부러뜨렸다.그는 박무한의 셋째 아들 박재석이었고, 당시 한성 고아원을 불태운 화재에 가담한 장본인이기도 했다.“재석!”박무한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말할 거야, 말 거야?”최서준은 이번에 매혹적인 옷차림을 한 또 다른 아름다운 여인을 붙잡았다.그녀는 박무한의 가장 사랑하는 딸인 박승연으로, 당시 고아원에 불을 지르려는 계획을 세운 장본인이었다.“안 돼!”박무한의 고함소리에 최서준은 마찬가지로 그녀의 목을 꺾었다.“이제 그만해! 내가 다 말할게!”박무한은 피눈물을 흘리며 외쳤다.눈앞에서 자식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은 없었다.“당시 한성 고아원 사건에서 우리 박씨 가문은 불만 저질렀을 뿐, 진짜 계획을 꾸민 사람은 내 배후에 있는...”박무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온몸에 불이 붙었다.“아아악!”그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격렬하게 몸부림쳤지만 불길이 순식간에 온몸을 감쌌다.단 몇 번의 짧은 호흡 사이에 그는 산 채로 검은 숯으로 변해버렸다
최서준의 원래 얼굴을 본 순간, 박재풍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상상도 못 했던 거라 놀라기도 하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아아악!”그는 귀신이라도 본 듯 비명을 지르며 사악한 눈빛으로 돌변했다.“너야, 너였어?! 개자식, 내가 귀신이 되어도 널 가만 두지 않을 거야.”“그러면 귀신이 된 다음에 다시 말해.”최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그의 목을 부러뜨렸다.지하 2층에서.김지유는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두 건장한 남자를 쳐다보았다.“다... 당신들 뭐 하려고 그래?”“뭐 하겠냐고?”앞장선 건장한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훑어보았다.“지유 아가씨, 사람들이 당신을 남양 4대 미인이라고 하던데 오늘 보니 전혀 과장된 게 아니었네. 당신은 박재풍 도련님이 찜한 여자이지만 우리가 요즘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당신을 지키고 있었는데 당신이 우리한테 좋은 걸 해줘야 하지 않겠어?”그는 일부러 ‘좋은 걸’을 강조해서 말했다. 그의 눈은 욕망으로 가득했다.“다... 당신들 그러기만 해 봐!”김지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찰싹!“가만히 있어.”앞에 선 남자가 그녀의 뺨을 힘껏 때렸다. 더러운 손이 그녀의 가슴 앞까지 뻗었다.김지유는 그에게 맞고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절망에 빠졌다.쿵!이때 굳게 닫혔던 문이 누군가가 걷어차서 열렸다.김지유는 정신이 혼미했지만 저도 모르게 문 쪽을 쳐다보았다.덩치가 크고 청동 가면을 쓴 우람한 남자가 나타났다.도담이다!그 순간 그녀는 긴장이 확 풀리고 마음속에서 무한한 기쁨이 솟아났다.‘도담아, 누나가 12년 기다렸는데 드디어 오늘 널 만났구나!’김지유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더니 이내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정신을 잃기 직전에 그녀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당신들은 죽어 마땅해!”몇 번의 비명이 들리더니 세상은 다시 고요해졌다.최서준은 쓰러진 김지유를 안고 지하실에서 걸어 나와 사람들의 시선
“원장님, 보육원 사람들을 해쳤던 박씨 가문의 사람들을 전부 데려왔어요. 이제 편히 쉬세요. 도담이 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숨어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괜찮아요. 언젠가는 전부 찾아내서 지옥으로 보내 보육원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후회하게 만들 거예요.”최서준은 가져온 술병을 열고 무덤을 한 바퀴 돌며 쏟은 후 떠나갔다.병원에서.혼수상태에 빠졌던 김지유가 깨어나서 내뱉은 첫마디가 “도담아...”였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본 뒤에야 자신이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리고 옆에는 경찰 제복을 입은 윤희은이 지키고 있었다.“지유야, 깨어났어?”김지유가 일어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윤희은은 재빨리 그녀를 도와주며 말했다.“움직이지 마. 의사 선생님께서 너 팔이 골절됐대. 아마도 교통사고 때 그렇게 된 것 같아...”“희은 언니, 제... 제가 왜 여기 있는 거죠?”김지유는 불안해하며 병실을 살펴보았다.윤희은은 그녀가 기절한 후의 상황들을 전부 자세하게 알려주었다.윤희은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지유야, 넌 모르겠지만 나 하마터면 가면 쓴 놈을 잡을 수 있었거든, 그런데 그놈이 글쎄...”“그 사람... 갔어요?”김지유는 마치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상심했다.그런데 갑자기 뭐가 떠오른 것인지 윤희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미친 듯이 병원을 뛰쳐나갔다.환자복을 입은 그녀는 거리에 뛰어들어 택시 한 대를 가로막았다.“아가씨, 죽고 싶어?”택시 기사는 깜짝 놀라 욕설을 퍼부었다.탁!김지유는 바로 두툼한 돈뭉치를 그의 앞에 던졌다.“빨리 남원 추모공원으로 가주세요.”쫓아온 윤희은은 즉시 경찰차에 타고 경보를 울리며 택시를 따라갔다.20여 분 후, 남원 추모공원에서.김지유는 철퍼덕하고 땅에 넘어졌고 묘비 앞에 있는 사람 머리 몇 개를 보고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도담아, 왜 나랑 만나주지 않는 거야? 누나가 그동안 원장님 대신 복수를 안 해서 날 원망하는 거야? 미... 미안해. 누나가 무
김지유가 상심해하는 모습을 보고 윤희은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에게 그런 과거에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윤희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가 법을 어긴 것도 널 왜 잡아? 법을 어긴 건 네 동생이야.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우린 애먼 사람을 잡지도 않을 거고 나쁜 사람을 놓치지도 않을 거야. 지유야, 내가 만약 또 네 동생을 잡을 기회가 생긴다면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 네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윤희은은 더 말하려다가 말았다. 그녀와 김지유는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그들의 우정에 영향받고 싶지 않았다.그 말을 듣고 김지유의 안색은 더없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윤희은의 어려움을 어떻게 모를 수 있겠는가?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김지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희은 언니, 제가 갇혔던 박씨 가문 지하실에 저 빼고 정신이 정상적이지 않은 여자가 한 명 더 있었어요. 그 사람은 구했나요?”“구했어. 그 여자는 이미 병원에 실려갔어. 너도 바로 데려다줄게.”김지유는 그녀와 함께 경찰차에 탔다.십여 분 후, 병원에서.윤희은은 냉랭한 눈빛으로 텅 빈 병실을 바라보며 물었다.“사람은 어디 갔어?”“팀장님, 제가 조금 전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그 여자분이 사라졌더라고요...”허란희를 지키던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댔다.윤희은의 얼굴은 새파랗게 변했다.“너 뭐 하는 자식이야? 내가 절대 한 발작도 떨어지지 말라고 지시했잖아?”하지만 김지유의 눈빛은 반짝였다.도담아, 네가 란희 이모를 데려간 거야?그러나 곧 그녀의 눈빛은 다시 어두워졌다.그렇다면 왜 나랑은 만나지 않는 거니?남양 교외의 한 민박 앞에 검은색 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최서준이 차에서 내리자 최우빈은 즉시 사람들을 데리고 마중 나왔다.“도련님.”“란희 이모는?”“안에 계십니다.”최우빈은 손을 뻗어 뒤에 있는 민박을 가리켰다.“병원에서 데리고 나온 후 바로 이곳으로 모셔왔습니다. 도우미를 불러 보살피도록 했고요. 아참, 도련님, 그런데 그분... 정신
“란희 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치료해 드릴게요.”최서준은 곤히 잠들어 있는 허란희를 보며 목이 메어왔다.“일곱 명의 누나를 다 찾으면 그때는 우리가 란희 이모를 모실게요.”깊은 밤, 박씨 가문에서 일어난 비극이 남양 전체를 뒤흔들었고 모든 사람들이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모두가 청동 가면을 쓴 남자가 누구인지 추측하고 있었다.윤희은도 한 달 내에 진범을 잡아 여론을 잠재우라는 엄중한 명령을 받았다.한편 해외 원시림 한가운데서, 몸무게가 500근이 넘는 백호 한 마리가 전방 10미터 지점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백호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위험을 감지한 듯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하늘과 땅이 뒤흔들릴 듯이 울부짖었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팔짱을 끼고 서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 빌어먹을 짐승, 네놈이 나 육주완을 만난 것은 불행이야.”혹시 그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건지 백호는 격노하여 긴 울음소리를 내며 거대한 몸으로 단숨에 3피트를 뛰어넘어 그를 향해 거칠게 달려들었다.“타이밍 좋고.”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눈에서 찬란한 기운이 폭발했다.그는 후퇴하는 대신 앞으로 돌진했고, 옷이 바람에 휘날려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주변 공기가 진동했다.그는 몇 미터 떨어져 있었지만 재빠른 걸음으로 순식간에 백호 앞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이윽고 그는 주먹을 날렸다.백호의 눈동자에 비친 주먹의 그림자가 점점 커지더니 사정없이 백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이 오백근이 되는 백호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그 주먹 한 방의 위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앞으로 다가가 호랑이의 가죽을 벗기려 할 때 국제 전화가 걸려왔다.위에 뜬 번호를 본 그는 순식간에 자세를 곧추 세우며 외쳤다.“선배님!”“주완아, 12년 전 한성 고마원 사건의 생존자가 대하 남양에 나타났는데 사부님께서 너에게 대하로 가서 박씨 가문과 협력하여 그 사람을 잡으라는 명령을 내리셨어. 이 사람은 무인으로 의심되는데 실력은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