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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그래?”

최서준은 고개를 들고 무표정으로 말했다.

“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말해주면 박씨 가문은 살려줄게.”

“꿈도 꾸지 마!”

박무한은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

“죽이고 싶으면 죽여. 어차피 난 살 만큼 살았어. 그런데 너는 평생 진정한 적을 찾지 못하고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살겠지. 결국 나보다 네가 더 불쌍하단 말이야. 하하하.”

그는 미친 듯이 웃었고, 그 웃음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득의양양했다.

“말 안 할 거지?”

최서준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그는 박재만을 붙잡았다.

“안 돼요. 아빠, 살려주세요. 난 죽기 싫어요...”

박재만은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으로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그만해!”

박무한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최서준 팔에 힘이 들어가자 박재만의 목이 바로 부러졌다.

“재만아!”

박무한은 비통한 표정으로 울부짖었다.

“아직도 말 안 해?”

최서준은 다른 중년 남자를 붙잡아 목을 부러뜨렸다.

그는 박무한의 셋째 아들 박재석이었고, 당시 한성 고아원을 불태운 화재에 가담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재석!”

박무한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말할 거야, 말 거야?”

최서준은 이번에 매혹적인 옷차림을 한 또 다른 아름다운 여인을 붙잡았다.

그녀는 박무한의 가장 사랑하는 딸인 박승연으로, 당시 고아원에 불을 지르려는 계획을 세운 장본인이었다.

“안 돼!”

박무한의 고함소리에 최서준은 마찬가지로 그녀의 목을 꺾었다.

“이제 그만해! 내가 다 말할게!”

박무한은 피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눈앞에서 자식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은 없었다.

“당시 한성 고아원 사건에서 우리 박씨 가문은 불만 저질렀을 뿐, 진짜 계획을 꾸민 사람은 내 배후에 있는...”

박무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온몸에 불이 붙었다.

“아아악!”

그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격렬하게 몸부림쳤지만 불길이 순식간에 온몸을 감쌌다.

단 몇 번의 짧은 호흡 사이에 그는 산 채로 검은 숯으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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