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숙은 더 격동되어서 얘기했다.“그래그래, 민욱아. 네가 주씨 일가가 밀어주는 젊은이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바로 너랑 연우의 결혼식을 준비할 거야.”도현수는 일이 이렇게까지 진행된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도씨 집안에서 나온 후 최서준은 서주연에게 전화를 걸어 오민욱과의 계약을 동의하라고 했다. 최서준은 일을 진행하면서 양심에 어긋나지 않기만을 추구하고 있다. 그가 금방 남양 시에 왔을 때 도현수는 그를 여러 번 보호해준 적이 있었는데 지금 그 인정을 갚는다고 생각하려 했다.나인원 별장에 돌아가려던 때 마침 전화가 울렸다. 뜻밖에도 김지유가 걸어온 전화였다.“최서준, 너 어디 있어?”“너 내 번호 어떻게 안 거야?”최서준은 조금 의외여서 이렇게 물었다.“상관 말고 어디 있는지 얘기해.”전화에서 김지유의 말투는 좀 짜증이 섞였다.“우리 할아버지가 깼어. 하지만...얼마 못 버틸 것 같아. 할아버지가 깨난 틈을 타서 너랑 혼약을 해지할 거야.”“알겠어. 바로 주소 보내줄게.”최서준은 전화를 끊고 주소를 보내주었다. 김지유는 빠르게 자신의 마세라티를 몰고 직접 왔다.“올라타.”그녀는 차갑게 최서준을 힐끔 보더니 재촉했다.이십 분쯤 지나 김씨 집안 별장의 3층에서 최서준은 김씨 집안 어르신 김호석을 만났다. 지금 그는 침대에 누워 몸에는 많은 호스를 꼽고 있었는데 사람이 장작같이 바짝 말라 있어 죽을 날이 머지않아 보였다.“할아버지...”김지유는 그의 병상에 다가가 슬픔을 삼키고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김호석은 힘겹게 혼탁한 눈동자를 떠서 먼저 김지유를 보고 나서 그녀의 등 뒤에 있는 최서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최서준을 보는 순간 그의 두 눈은 휘둥그레지고 감정이 조금 흥분되는 것 같았는데 마치도 살아갈 희망을 본 듯했다. 그렇다. 그는 최서준을 알아본 것이다. 눈앞의 이 젊은이가 바로 3년 전 자신의 생명을 연장해준 천재 의사였다.그때 최서준이 3년간의 생명을 연장해주어 그는 감격스러운 마음
“네 할아버지 상태가 지금 아주 안 좋아. 내가 바로 치료해드려야 해.”최서준은 은침을 김호석의 목젖에 찔러넣고 동시에 한줄기 진기를 불어넣어서 이것으로 그의 목숨을 유지하게 하였다.“너 미쳤어!”김지유는 앞으로 가서 그를 밀치면서 크게 화를 냈다.“너는 치료를 할 줄도 모르면서 뭘 한다고 그러는 거야? 우리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는 절대 너 가만 안 둬.”“꺼져. 당장 내 앞에서 꺼져. 다시는 너 보고 싶지 않아.”최서준은 웃기만 할 뿐 더 얘기하지 않고 뒤돌아서 김씨 집안의 별장을 나섰다.“할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저 놀라게 하지 마세요...”김지유는 침대 옆에 앉아 다시 혼미상태에 빠진 김호석을 보며 슬픔에 잠겼다. 이때, 김호석의 개인 주치의가 사람을 데리고 도착했다.김호석의 몸 상태를 전반적으로 검사를 하고 나서 가장 나이가 있는 의사가 놀라면서 말했다.“어? 신기하네요. 김 어르신의 각종 장기는 이미 쇠퇴가 많이 진행되었는데 왜 체내에 한줄기 신기한 에너지가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거죠?”“정 선생님, 저희 할아버지 일어나실 희망이 있을까요?”정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김지유 씨, 어쩌면 김 어르신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분 있을 것 같아요.”“누구예요?”김지유가 다급하게 물었다. 정 선생님은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요즘 소문에 남양에 천재 의사가 한 분 계시다고 하는데 이분은 의술이 놀라워서 죽은 사람도 살리는 의술로 주 씨 어르신을 살렸다고 해요.”“소식을 들었는데 이번 주씨 일가가 답례연회를 할 예정인데 주 씨 어르신은 남양의 유명인들 앞에서 직접 이 천재 의사를 소개할 거라고 해요.”“김지유 씨, 만약 3일 이내에 이 천재 의사를 모실 수 있다면 김 어르신은 아마도 살 수 있을 것입니다.”“좋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이 천재 의사를 모셔올게요.”김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튿날 오전, 최서준은 다시 주 씨 일가로 와서 주동필에게 진료를 해줬다. 최서준은
주하은의 예쁜 눈동자도 넋이 나가서 최서준을 보고 있었는데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주하은은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잘생긴 남자는 처음 보았다.“와, 손님 남자친구가 정말 너무 멋있네요.”옆에 있던 여자 종업원이 홀딱 반한 듯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 남자친구라는 말에 주하은은 얼굴이 발그레 달아오르고 마음속은 꿀을 먹은 듯 달콤해졌다.“이걸로 한 벌 더 주문해서 포장해주세요.”“알겠어요. 이쪽으로 오셔서 결제하시면 됩니다.”여자 종업원은 공손한 미소를 띠었다. 최서준은 자신이 입은 옷에 대해 딱히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옷에 대해서는 그저 깨끗하고 편안함만 추구하기 때문이다.주하은이 결제하는 동안 가게 안으로 들어온 여자들은 최서준을 보는 순간, 그의 얼굴에 깜짝 놀랐다. 그중 두 명은 얼굴을 붉히고 다가와서 최서준의 번호를 얻으려고 했지만 모두 최서준에게 거절당했다.그중 거절당한 여자 한 명은 불쾌한 기색이 없이 오히려 핸드폰을 꺼내서 자신의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기 시작했다.“아영아, 빨리 여기로 와. 여기 진짜 잘생긴 사람 있어. 너희들이 보면 꼭 반할 거라고 장담해.”이렇게 카톡을 보내고 그녀는 최서준이 뒤돌아 있는 사이에 몰래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마침 근처에서 쇼핑하고 있던 진아영은 사진을 보고서 관심이 가서 곁에 있는 도연우에게 말했다.“연우야, 내 친구가 근처 가게에 되게 잘생긴 사람이 있다고 얼른 와서 보래.”“안돼, 너 혼자 가. 나는 민욱 씨랑 옷 사러 가야 해.”도연우는 잠깐 고민했지만 그래도 옷을 피팅하고 있는 오민욱을 한번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오늘 그녀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민욱과 함께 정장을 사러 왔는데, 내일 주씨 일가의 답례연회에 참석하기 위한 옷을 사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먼저 건너가고 민욱 씨 더러 따라오라고 하면 돼. 어차피 멀지 않아서 괜찮아.”“미리 말해두지만, 이 잘생긴 남자는 내 스타일이야. 너는 나랑 뺏으면 안 돼. 너한테는 이미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주하은이 차가운 얼굴을 하고 걸어왔다. 그녀를 보는 순간, 진아영과 도연우는 왠지 모를 부끄러운 느낌이 들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는 너무도 아름다워서 그녀 앞에서 두 사람은 마치 시골 여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윽고 두 사람은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금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최서준이 이 여자의 남자친구라고?’진아영이 넋이 나가 있는 사이, 주하은은 차가운 얼굴로 다가가서 그녀의 뺨에 따귀를 갈겼다.“내 말 안 들려?”“짝!”그 소리는 힘있게 울려 퍼졌다. 진아영은 따귀를 맞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섰는데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진아영은 멍해져서 얼굴을 잡고 믿기지 않는 듯 그녀를 보며 말했다.“당신...당신 지금 나 때렸어?”주하은은 그녀를 무시하고 뒤돌아 최서준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최서준 씨, 이런 사람을 상대할 때는 그냥 폭력을 쓰세요. 이 사람이랑 더 말할 게 뭐가 있어요.”“나 오늘 너 가만 안 둬.”진아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큰소리를 치며 주하은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도연우는 다급하게 그녀를 말리며 굳은 표정으로 주하은을 보며 말했다.“사람이 왜 그래요. 왜 한마디 말도 없이 먼저 사람을 때리는 거예요?”“이 사람이 몸을 함부로 놀리는 여자처럼 제 남자친구를 잡고 안 놓아줘서요.”주하은은 전혀 과장되지 않게 말했다.“너...”진아영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미친년. 몸이 달아서 아무 남자나 만나는 주제에. 네 그 남자친구는 얼마 전에 내 친구가 싫다고 버린 촌놈인 거는 알고 있어?”“그렇지, 연우야.”도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마음속으로는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가 본인보다 열 배는 더 이쁜 여자한테 사랑받는 것에 대해 정말 극도로 괴로웠다.주하은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도연우를 보며 말했다.“당신이 바로 내 남자친구를 버린 사람이에요?”“충고 하나 하는데, 병원 안과에 가서 검사 좀 해보세요. 정말 못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는 오민욱이라고 하고 천성 레스토랑의 사장 오신재는 저의 아버지이십니다.”오민욱은 바로 자랑스레 말했다. 그는 주하은이 이 말을 듣고 적어도 놀랄 줄 알았는데 그녀는 아무 표정이 없었다. 오민욱은 포기하지 않고 또 말했다.“혹시 남양 재벌인 주씨 가문에서 곧 성대한 답례 연회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으셨는지요?”“알고 있어요.”주하은은 멈칫하더니 대답했다.“그럼 혹시 주씨 가문의 요청장을 받으셨어요?”오민욱이 다시 물었다.“음, 아니요.”주하은은 익살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오민욱은 바로 정신이 나서 말했다.“저의 아버지가 주씨 일가의 요청장을 받으셨는데 다섯 명의 인원을 데리고 주씨 가문의 답례 연회에 참가할 수 있어요.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그때 저의 아버지한테 얘기해서 함께 가실래요?”그는 한참을 돌려서 말했는데 그 목적은 주하은의 연락처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 주하은은 아무런 반응이 없이 웃는 듯 마는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천성 레스토랑 맞죠? 저 기억했어요.”“우리 가요.”최서준은 바보를 보듯 오민욱을 한번 보더니 주하은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저기요, 아직 연락처를 안 주셨는데요.”오민욱은 다급하게 말했다.“오민욱!”도연우는 불쾌하듯 소리를 쳤다. 오민욱은 그제야 그만하고 아쉬운 듯 최서준과 주하은의 다정한 뒷모습을 보면서 물었다.“최서준 저 자식은 저 여자랑 무슨 관계야?”“저 미친년이 최서준이 자기 남자친구래.”진아영은 차갑게 말했다.“저 촌놈은 어디서 저렇게 예쁜 여자를 만난 거야.”오민욱은 마음속으로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얼마나 애를 써서 도연우를 빼앗아 왔는데, 그렇게 되면 최서준은 아주 비참할 줄 알았는데 바로 도연우보다 더 예쁜 여자를 만날 줄 몰랐다. 그는 질투가 나서 말했다.“내가 확신하는데 최서준 저 자식은 무조건 저 여자가 돈 주면서 갖고 노는 거야. 며칠 안 가서 또 버려질 거야.”“그 말이 맞아.”진아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저 여자는 최서준이 돈 내서 데려온
오늘은 주씨 일가의 답례 연회를 진행하는 날이라서 비싼 차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손님이 붐벼서 전체 남양 시의 거리가 다 막힐 듯했다. 여기에는 남양의 거장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발만 한번 구르면 전체 남양에 지진이 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인물들이었다. 이 외에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고속도로가 꽉 막히게 했다. 모두 직접 주 씨 어르신을 살린 천재 의사를 보고 싶어 했다.한편 나인원 크라운 별장 안에서는 최서준이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여전히 평소처럼 책상다리하고 앉아서 수련하고 있었다. 주하은이 문을 두드릴 때야 그는 눈을 떴다.“최서준 씨, 답례 연회가 곧 시작되어서 최서준 씨를 모시러 왔어요.”최서준은 문을 열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주하은을 보았다. 연한 색깔의 단아한 긴 원피스는 단조롭지만 고귀한 분위기를 잃지 않아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에 딱 맞게 어울렸다.최서준도 자연스레 몇 번 더 눈길이 갔다.“주하은 씨 오늘 참 예쁘네요.”주하은은 귓가가 달아올라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는데 마음속으로 작게 기뻐하고 있었다. 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치장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욱이 최서준의 칭찬을 받을 수 있다면 공을 들여서 한 이번 치장이 헛된 일은 아니게 된다. 최서준은 어제 산 옷으로 갈아입고 문을 닫은 뒤 말했다.“갑시다.”용호 리조트.여기는 주씨 일가 이름으로 되어 있는 제일 큰 리조트였고 오늘 답례 연회가 진행되는 장소이다. 최서준은 차에서 내려서 인산인해를 이루는 광경에 깜짝 놀랐다.“최서준 씨, 이들은 다 오늘 최서준 씨의 얼굴을 보러온 사람들이에요.”주하은은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사람이 정말 너무 많네요.”최서준은 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두 사람이 얘기하던 때에 몇 사람이 걸어왔는데 제일 앞에 선 청년 남녀는 다 슈트를 입고 있었고 손을 잡고 있었는데 아주 다정한 모습이었다.오민욱과 도연우가 아니라면 누구겠는가? 그들 뒤에 따라온 사람들은 진아영과
최서준이 촌놈은 도대체 무슨 운이 있어서 이런 대단한 여자의 마음에 들었는지 의문이다. 오민욱의 기대하는 눈빛을 보며 주하은은 살짝 웃고 있었지만 경멸하는 말투로 말했다.“친구 하자고요? 당신 같은 사람이랑?”오민욱이 아무리 좋게 대하려고 해도 이 말에 좀 감정이 상했다.“그쪽이 뭘 잘 모르시나 보네요.”“저 오민욱은 이래 봬도 한 회사의 고위 임원입니다. 그리고 저의 아버지는 천성 레스토랑의 사장이시고 남양 시에서도 명성이 자자하죠.”“제가 정말 궁금한 점은 제가 도대체 어디가 최서준, 이 촌놈보다 못한 거죠? 도대체 어디가 못해서 당신이 이렇게 번번이 저를 무안하게 하는 거죠?”오민욱은 손가락으로 최서준을 짚으면서 얼굴에는 얕보는 기색이 드러났다.“정말 알고 싶어요?”주하은은 미간을 찌푸렸다.“당연하죠.”오민욱이 고개를 끄덕이자 주하은이 웃었다.“그럼 잘 들어요. 당신은 나한테 최서준 씨의 발바닥보다도 못해요.”“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의 아버지도 나한테는 저 바닥에 개미와 다를 바 없어요.”“당신!”오민욱은 크게 성을 냈다. 주하은은 더는 그를 상대하지 않고 최서준과 함께 용호 리조트로 들어갔다. 호화로운 리조트 내에는 아주 대범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화려한 옷을 입은 거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최서준 씨, 먼저 여기서 저를 좀 기다려주세요. 제가 먼저 가서 친구들이랑 인사를 좀 나눌게요.”주하은은 최서준을 향해 양해의 미소를 짓고는 뒤돌아 멀리 있는 사람들한테로 걸어갔다. 최서준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리조트를 거닐어 보려고 했는데 오민욱이 도연우 일행과 함께 걸어들어왔다.그 일행은 최서준을 보더니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이 되었다.“민욱 씨, 저 미친년을 봐.”진아영은 손가락으로 먼 곳을 가리켰는데 거기는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주하은이 있었다.“저 여자는 마당발인가 보네. 그래서 그렇게 건방졌네.”곽정원이 비아냥거렸다.“나는 또 저 여자가 무슨 큰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저 마당발이었다니
“씨알도 안 먹히니까, 겁주지 마.”오민욱은 시큰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저 마당발일 뿐인데 우리를 뭐 어떻게 할 거야?”최서준은 이 사람들을 더는 상대하기 싫어서 뒤돌아봤는데 주하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그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서 자리를 찾아 앉았다.주씨 일가의 리조트 입구에는 벤틀리 한 대가 멀리서부터 다가오더니 천천히 길가에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고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김지유가 비서 반윤정과 함께 내려왔다.일찍 기다리고 있었던 주하은은 웃으며 앞으로 마중 갔다.“지유야, 왔어?”김지유는 얼굴이 초췌해 보였다.“하은아, 나 하나만 물어봐도 돼?”“나한테 무슨 격식을 차리고 그래. 편하게 물어봐.”주하은은 그녀를 흘겨보면서 말하자 김지유는 바로 본론을 말했다.“지금 소문에 얘기하길 주 씨 할아버지를 치료해준 신의가 천재 의사라고 하던데 진짜야?”“맞아.”주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다행이다!”김지유는 얼굴에 화색을 띠며 주하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하은아, 우리 할아버지 상태가 점점 안 좋아져. 내가 이번에 연회에 참석한 이유가 바로 그 천재 의사를 모셔서 우리 할아버지의 상태를 봐 드리게 하려는 거야. 그분 좀 만날 수 있을까?”말하면서 김지유의 눈에서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 정 선생이 얘기하길 할아버지는 제일 많아서 세 날밖에 살지 못한다고 하는데 지금 이틀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천재 의사를 모시지 못한다면 자신은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 것이다.주하은이 뭐라고 얘기를 하려던 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전화를 받고 나서 말했다.“지유야, 천재 의사가 지금 리조트의 홀에 있어. 너 들어가면 바로 만날 수 있을 거야. 나는 일이 좀 있어서 먼저 잠시 가 있을게.”김지유는 바로 기쁨에 겨워서 반윤정을 데리고 리조트 안으로 들어갔다. 리조트 안.최서준이 자리를 뜨고 오민욱은 도연우 일행을 데리고 인맥을 쌓으려던 참이었다.“민욱 씨, 저기 저분이 신재 삼촌 아니셔?”곽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