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두 여인은 모두 피투성이가 되어 움직이지 못하였다.이때 헬멧을 쓴 세 명의 양복 사나이가 강제로 차 문을 열었다, 그중 한 명은 놀라서 말했다.“명줄도 기네. 이래도 안 죽다니.”“그럼 어떻게? 죽일까?”다른 한 명이 말했다.“아니.”이때 앞장선 사나이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이 김 씨 여자를 데려가 주인님께 넘기자!”...반 시간 후 주하은은 주씨 일가의 사람에 의해 데려갔다.최서준은 나인원 별장 구역으로 돌아가려고 준비할 때쯤 하은숙한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최서준, 너 당장 기어와. 중요한 일이 있으니.”전화를 끊자마자 최서준은 도씨 집안으로 신속히 갔다.문에 들어서자 하은숙이 그를 꾸짖었다.“이 사고뭉치야, 우리 가족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래. 너는 우리를 한 번 죽인 것으로 부족해 이어서 또 우리를 두 번 죽이려는 거니.”도현수도 깊을 숨을 내쉬며 말했다.“서준아, 너 이번에 진짜 사고 제대로 쳤어!”“아저씨, 제가 화이트 팰리스에서 박재풍을 때린 거 때문인가요?”“그래.”도현수는 얼굴이 굳어져 말했다.“연우가 오자마자 이 일을 알려줬다.”“서준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박재풍이 어떤 사람인데. 그 사람은 박씨 일가의 도련님인데, 네가 대중 앞에서 이렇게 그를 괴롭히면 박씨 일가가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니?”그는 말하다 나니 절망스러웠다.“너 자신을 생각 않더라도 우리 도씨 집안은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니?”“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장담하건대 박씨 일가에 도씨 집안한테는 어떻게 하지 못해요!”최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그는 말하지는 않았지만 박씨 집안 사람들이 다 죽었는데 어찌 복수하겠는가?“장담? 뭘 가지고?”옆에 있던 오민욱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널 좀 봐봐. 네가 뭔데 장담한다는 거야?”“넌 뭐데? 넌 내 눈에 벌레만도 못해”최서준이 그를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너!”오민욱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갑자기 옆에서 조용히 있던 도연우가 소리쳤다
도호영은 그의 말을 끊고 차갑게 말했다.“우리 아버지가 말씀하셨는데 당장 이 자식이랑 연우의 약혼을 깨라고 하셨어요.”도현수는 생각도 거치지 않고 그 말에 반대했다.“말도 안 돼.”“삼촌이 안 된다면 저는 저 자식의 팔다리를 부러뜨려 박씨 집안에 사과하러 데려가는 수밖에 없어요.”도호영이 웃으며 말했다.하은숙이 벌떡 일어나더니 울면서 말했다.“현수 씨, 얼른 그런다고 해. 아니면 우린 언젠가 이 자식 때문에 또 어떤 화를 입을지 몰라.”“아빠는 내가 저 자식 때문에 한평생 내 인생을 망치는 걸 지켜보고 싶어요?”“너희들...”도현수는 몹시 복잡해 보였다.최서준이 입을 열더니 말했다.“아저씨, 고민할 필요 없어요. 파혼할게요.”“서준이 너...”도현수는 믿기지 않아 하며 그를 쳐다보았다.최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아저씨, 처음부터 저는 이 약혼을 반대어요. 그리고 아저씨 딸도 저를 좋아하지 않고, 이렇게 서로 좋아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그릇된 결정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하은숙은 너무 좋아 말했다.“너 이 자식, 니가 한 말이니 두말하지 말아라.”“걱정하지 마세요. 말한 대로 할 테니.”최서준은 도현수를 보며 말했다.이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던 오민욱은 좋아서 어찌할 줄 몰랐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부터 대놓고 도연우한테 구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축하해, 넌 이제 자유야.”최서준이 도연우를 보며 말했다.“최서준, 내 탓 하지마.”도연우가 차갑게 말했다.“탓하려거든 너와 나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큰 걸 탓해야 해. 나 도연우가 결혼할 사람은 반드시 상류층 사람이어야 해. 하지만 너는 평생 밑바닥의 개미일 수밖에 없잖아...”“최서준, 우리가 만난 것도 인연이었었는데 충고 하나 해줄게.”“"너는 출신이 평범하니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해야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여기저기 날뛰다간...”“날 가르치는 거니?”최서준이 무표정으로 말했다.“맞아, 가르치는 거야.” 도연우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고
저녁 10시, 병실 안에서 얼굴에 붕대를 감고 있는 반윤정이 침대에 앉아 울면서 경찰의 심문을 받았다.이때 주하은이 최서준과 함께 들어오면서 물었다.“윤 경위님, 반 비서님과 단둘이 얘기할 수 있을까요?”이 사건을 담당한 윤희은은 망설이다가 결국 부하들과 함께 병실을 떠났다.반윤정은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주하은 씨, 우리 대표님 좀 구해 주세요...”최서준이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본 결과 표면적인 부상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너무 흥분하지 마세요.”주하은은 서둘러 그녀를 말렸다.“일단 먼저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줘요. 지유는 어떻게 실종된 거죠?”그녀는 주씨 가문 저택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지유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서둘러 최서준에게 이 사실을 알린 후 곧바로 달려왔다.반윤정은 눈물을 닦고 곧바로 교통사고의 과정을 하나하나 이야기했다.그 말을 들은 주하은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윤정 씨가 깨어난 후로 지유를 못 봤다는 말인가요?”“네!”반윤정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저를 구해준 구급대원과 경찰에게 물어봤더니 모두 당시 차 안에 저만 있었다고 하더군요.”주하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녀와 최서준도 교통사고를 목격했기 때문에, 이 교통사고는 박씨 일가의 소행이 틀림없었다.주하은은 김지유가 누군가에게 잡혀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되었다.최서준은 반윤정을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물었다.“내가 지유한테 준 팔찌는 어떻게 됐어요?”“이런 상황에 왜 그런 걸 물어봐요?”반윤정이 불쾌해하며 말했다.“물어보는 데에 답하기나 해요.”주하은은 참지 못하고 그녀를 째려보았다.그러자 반윤정은 더듬거리며 말했다.“대표님이... 쓰레기통에 버리셨어요.”주하은은 그 말을 듣고 잔뜩 화가 났다.“뭐라고요? 쓰레기통에 버렸다고요?”“비싼 것도 아닌데 버린다고 큰일 아니잖아요?”반윤정이 중얼거렸다.
사람들이 더 많은 루머를 퍼뜨리기 전에 박씨 일가에서 서둘러 두 건의 교통사고가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박재풍도 다른 사람에 의해 팔과 다리가 부러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성명서 말미에 박씨 일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박무한의 칠순 생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그날 밤, 박씨 일가에서.박씨 가문의 어르신 박무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박문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쓰잘데기 없는 놈, 전부 다 쓰레기들이야. 그런 애송이들도 해결하지 못하고!”“어르신, 노여움 푸세요.”박문호는 너무 겁이 나서 털썩 무릎을 꿇고 벌벌 떨며 말했다.“사람 다섯 명과 차 두 대를 보냈는데, 이 못난 놈들이 일을 똑바로 처리하지 못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다행히 그들 중 3 명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2 명은 차에 깔려 죽어서 주씨 가문과 김씨 가문에서 우리를 의심하더라도 증거가 없습니다...”“아버지, 영위에게 최서준이라는 놈을 처리하도록 요청합시다. 그놈은 재풍이의 팔다리를 부러뜨렸으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박재만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멍청한 놈!”박무한이 시퍼런 얼굴로 말했다.“이 사건으로 모든 사람의 시선이 우리 박씨 가문에 쏠리고 있는데, 이 와중에 그 자식을 계속 상대하는 건 그 놈들 좋아라 하는 일 아니야?”박재만의 표정이 변하며 마지못해 말했다.“그럼 그냥 이렇게 넘어가실 거예요?”“당연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박무한은 차갑게 웃었다.“감히 우리 박씨 가문을 건드렸으니 어디로 도망쳐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장 처리해야 할 사람은 그날 성태와 재형을 죽인 한성 보육원 놈이야. 당장 길상 요양원에 가서 그 미친년을 데려와, 사흘 뒤 내 생일날 그년을 처형할 테니까!”“뭐요?”박재만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버지, 그 미친년은 한성 고아원의 생존자인데 그년을 풀어줬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 어떡해요?”박무한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털썩!최우빈이 바닥에 무겁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도련님, 제가 전에 알려드렸던 정보가 틀렸습니다. 저도 오늘 알았는데 그 일곱 명의 여자애들 외에 사실 또 한 명이 살아남았습니다. 그 여자는 당시 한성 고아원의 청소부였는데 아이들의 빨래와 요리, 청소등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입니다.”그 말을 듣자 최서준은 마음이 떨려서 서둘러 물었다.“그 사람 성이 허 아니야? 허란희?”“맞습니다. 이름이 허란희였습니다.”최우빈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여자는 화재에서 운 좋게 살아남았는데 얼굴이 화상을 입은 데다가 정신이 나간 것 같았어요. 이 몇 년 동안박씨 가문에 의해 길상 요양원에 숨겨진 것으로 보입니다.”그 순간 최서준의 눈에서 흥분의 기색이 엿보였다.란희 이모가 맞았어!그는 자신이 한성 고아원에 있을 때 허란희가 그들을 친 조카처럼 잘 대해 주면서 돈도 받지 않고 빨래며 요리며 청소 등을 해준 것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게데가 자주 그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기도 했다.최서준이 여섯 살일 때 어느 날 밤 갑자기 고열이 났는데, 허란희가 눈 속에서 그를 업고 20킬로미터 밖에 있는 의원에 갔다.도중에 허란희는 몇 번이나 넘어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꿋꿋이 최서준을 잘 보호했는데, 그로 인해 젊은 나이에 무릎병에 걸렸고 비가 올 때마다 무릎이 아팠다.원장 할아버지와 일곱 명의 누나들 외에 허란희는 최서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과 다름없었다.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자 최서준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최우빈이 계속해서 말했다.“도련님, 한 시간 전에 박씨 가문에서 사람을 보내 허란희를 다른 곳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 정보들을 조사하게 되었습니다.”“어떤 곳으로 옮겼는지는 알아?”“모릅니다. 박씨 가문에서 너무 교활한 수법을 써서 제 부하들이 전부 놓쳤습니다...”최우빈은 자책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괜찮아!”최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박씨 가문에서
“쿵쿵쿵...”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땅에 머리를 박았다. 얼마 지나지 않자 이마에서는 피가 조금 흐르기도 했다.최서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됐어, 그만해. 너 대신 네 아버지 병 치료해주겠다고 약속할 테니까. 지금은 나 출근하러 가야 하니까, 그 일은 나중에 퇴근하고 나서 봐.”“좋아요, 알겠습니다.”서주연은 순간 기뻐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감사합니다, 최 신의님”“이건 제 개인 연락처입니다. 시간 되시면 연락 주세요. 그때 데리러 올게요.”그녀는 공손하게 명함 한 장을 건넨 후, 또 최서준에게 정중히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서야 차를 타고 떠났다.얼마 안 지나, 최서준은 이퓨레에 도착했다.그가 회사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경비원이 바로 오민욱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사무실에 있던 오민욱은 통화를 끊자마자 입가에 차가운 웃음기가 피어났다.최서준과 도연우가 파혼한 이후, 그는 최서준을 회사에서 쫓아내고 싶어 안달이었다.‘영업팀 매니저인 나에게 촌놈을 상대하기란 정말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지.’옆에 있는 곽정원과 진아영 역시 잔뜩 기대한 표정이었다. 그들 역시 오민욱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아니나 다를까, 최서준이 사무실로 들어왔을 때, 오민욱은 영업부 매니저라는 자신의 이름패를 그에게 건네 보이며 허세를 부렸다.“최서준, 입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며칠 연속 무단결근을 해? 내가 상사로서 많이 만만한가 봐?”하지만 웬일인지 최서준이 순순히 고개를 젓는 것이다.“이제야 상사 무서운 줄을 안 거야? 하지만 이미 늦었어.”곽정원은 그가 겁을 먹은 줄 알고 고소해하며 말했다.“그래요, 최서준 씨가 우리 매니저님께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다면, 무단결근에 관한 일은 쉽게 넘어가지 못할 겁니다.”그 말에 진아영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이 광경을 보고, 도연우는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최서준은 이제 나랑 상관없는 사람인데, 죽든 말든 알 게 뭐야.”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서준
최서준이 아무 말 하지 않자 오민욱은 그가 무서워하는 줄 알고 더욱 득의양양해졌다.“아시다시피 서씨 그룹은 남양시의 사치품 관련 선두기업으로서 시장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오프라인 전문점들도 있습니다.”“우리 회사에서 최근 새로 내놓은 화장품은 시장반응이 좋지 않아 50만 세트의 재고가 쌓였습니다.”“그리고 최서준 씨의 임무는 서씨 그룹에게 최소 5만 세트의 화장품을 파는 것입니다.”오민욱은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3일의 시간을 줄 테니, 3일 안에 5만 세트를 팔지 못하면 당장 여기서 꺼지도록 해요!”오민욱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동정과 고소해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가 내린 임무는 확실히 바쁜 터라 쉬이 완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이전에도 그들은 서씨 그룹에 가서 화장품을 판 적이 있었다. 단지 매번 쫓겨났을 뿐.심지어 매니저인 오민욱마저 서씨 그룹 경비원에게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이런 어려운 임무를 그는 지금 최서준에게 맡긴 것이다. 고의로 그를 괴롭힌 다음 회사에서 제명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민욱은 최서준이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도연우는 참지 못하고 연민의 눈빛으로 최서준을 힐끗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무래도 정말 회사에서 잘릴 것 같네... 그래도 뭐, 괜찮아. 적어도 저 얄미운 놈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최서준 씨, 생각은 다 정리됐어요? 의견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도 좋습니다.”오민욱은 다리를 꼬고 신난 표정으로 말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맞으며, 최서준은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흔들더니 이내 다섯 개를 모두 폈다.“3일은 필요 없고 하루면 충분합니다. 하루 만에 저는 서씨 그룹에 화장품을 팔 수 있어요. 5만 세트도 아니고 50만 세트를 말이죠.”“헐!”이 말이 나오자 사무실 전체가 들끓었다.“네? 하루 만에 재고를 다 판다고요?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오 매니저님 도발에 미쳐버린 거 아니에요? 어디
“여기서요?”서장호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최 신의님, 제가 조용한 방을 찾아서 방해받지 않도록 해드릴까요?”“아니요.”최서준이 머리를 저었다.“그럼 제가 누울까요?”서장호가 다시 물었다. “안 그러셔도 됩니다.”“그럼 전 뭘 해야 하죠?”서장호는 더욱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냥 입만 벌리세요.”여전히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서장호는 얌전히 입을 벌렸다.이윽고 최서준이 몸에서 페트병 하나를 꺼내더니, 그 안에서 검은 알약 하나를 뽑아내는 게 보였다.“이걸 드시면 선천적인 공황장애가 나아지실 겁니다.”그 말에 서장호와 서주연이 조금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왜냐하면 그 페트병에 적힌 글자를 똑똑하게 보았기 때문이다.DDVP, 살충제의 일종이다.‘DDVP를 담은 병에 약을 담는다고? 독살이라도 되면 어떡하려고? 그리고 저건 뭐야, 저 새까만 눈알 같게 생긴 건 대체 뭐냐고?!’서장호의 안색이 보기 안 좋게 굳어졌다.만약 신의인 손지명이 최서준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 최서준이 자신을 독살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곧이어 최서준이 짜증스러운 듯 물었다.“드실 겁니까? 안 드시면 이만 가려고요.”검은색 알약은 그가 정제한 단약으로 일명 “소심단”이라 불리며,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데에 쓰이는데, 만약 경매에 가져간다면 한 알만 해도 수십억의 가치가 있다.“먹을게요, 먹겠습니다.”순간 다급해진 서장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얼른 그 알약을 입에 넣었다.곧이어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왜냐하면 이 검은색 알약은 조금도 징그럽지 않고, 이상한 냄새도 안 날뿐더러, 대신 일종의 독특한 약 향기가 났기 때문이다.“아빠...”서주연은 조금 불안했다.단약은 복부에 들어가자마자 한 줄기 열기가 되어 서장호의 사지와 백골, 그리고 오장육부 속으로 밀려들었다.다음 순간, 서장호는 자신의 호흡이 훨씬 느려지고 강력해졌으며, 가슴의 병도 눈에 띄는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엉겁결에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