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이 아무 말 하지 않자 오민욱은 그가 무서워하는 줄 알고 더욱 득의양양해졌다.“아시다시피 서씨 그룹은 남양시의 사치품 관련 선두기업으로서 시장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오프라인 전문점들도 있습니다.”“우리 회사에서 최근 새로 내놓은 화장품은 시장반응이 좋지 않아 50만 세트의 재고가 쌓였습니다.”“그리고 최서준 씨의 임무는 서씨 그룹에게 최소 5만 세트의 화장품을 파는 것입니다.”오민욱은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3일의 시간을 줄 테니, 3일 안에 5만 세트를 팔지 못하면 당장 여기서 꺼지도록 해요!”오민욱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동정과 고소해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가 내린 임무는 확실히 바쁜 터라 쉬이 완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이전에도 그들은 서씨 그룹에 가서 화장품을 판 적이 있었다. 단지 매번 쫓겨났을 뿐.심지어 매니저인 오민욱마저 서씨 그룹 경비원에게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이런 어려운 임무를 그는 지금 최서준에게 맡긴 것이다. 고의로 그를 괴롭힌 다음 회사에서 제명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민욱은 최서준이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도연우는 참지 못하고 연민의 눈빛으로 최서준을 힐끗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무래도 정말 회사에서 잘릴 것 같네... 그래도 뭐, 괜찮아. 적어도 저 얄미운 놈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최서준 씨, 생각은 다 정리됐어요? 의견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도 좋습니다.”오민욱은 다리를 꼬고 신난 표정으로 말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맞으며, 최서준은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흔들더니 이내 다섯 개를 모두 폈다.“3일은 필요 없고 하루면 충분합니다. 하루 만에 저는 서씨 그룹에 화장품을 팔 수 있어요. 5만 세트도 아니고 50만 세트를 말이죠.”“헐!”이 말이 나오자 사무실 전체가 들끓었다.“네? 하루 만에 재고를 다 판다고요?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오 매니저님 도발에 미쳐버린 거 아니에요? 어디
“여기서요?”서장호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최 신의님, 제가 조용한 방을 찾아서 방해받지 않도록 해드릴까요?”“아니요.”최서준이 머리를 저었다.“그럼 제가 누울까요?”서장호가 다시 물었다. “안 그러셔도 됩니다.”“그럼 전 뭘 해야 하죠?”서장호는 더욱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냥 입만 벌리세요.”여전히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서장호는 얌전히 입을 벌렸다.이윽고 최서준이 몸에서 페트병 하나를 꺼내더니, 그 안에서 검은 알약 하나를 뽑아내는 게 보였다.“이걸 드시면 선천적인 공황장애가 나아지실 겁니다.”그 말에 서장호와 서주연이 조금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왜냐하면 그 페트병에 적힌 글자를 똑똑하게 보았기 때문이다.DDVP, 살충제의 일종이다.‘DDVP를 담은 병에 약을 담는다고? 독살이라도 되면 어떡하려고? 그리고 저건 뭐야, 저 새까만 눈알 같게 생긴 건 대체 뭐냐고?!’서장호의 안색이 보기 안 좋게 굳어졌다.만약 신의인 손지명이 최서준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 최서준이 자신을 독살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곧이어 최서준이 짜증스러운 듯 물었다.“드실 겁니까? 안 드시면 이만 가려고요.”검은색 알약은 그가 정제한 단약으로 일명 “소심단”이라 불리며,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데에 쓰이는데, 만약 경매에 가져간다면 한 알만 해도 수십억의 가치가 있다.“먹을게요, 먹겠습니다.”순간 다급해진 서장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얼른 그 알약을 입에 넣었다.곧이어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왜냐하면 이 검은색 알약은 조금도 징그럽지 않고, 이상한 냄새도 안 날뿐더러, 대신 일종의 독특한 약 향기가 났기 때문이다.“아빠...”서주연은 조금 불안했다.단약은 복부에 들어가자마자 한 줄기 열기가 되어 서장호의 사지와 백골, 그리고 오장육부 속으로 밀려들었다.다음 순간, 서장호는 자신의 호흡이 훨씬 느려지고 강력해졌으며, 가슴의 병도 눈에 띄는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엉겁결에
최서준은 귀찮은 듯 전화를 끊더니 바로 회사로 향했다.오민욱은 오늘 유달리 일찍 출근했다. 그는 최서준과 통화를 마친 후 입이 찢어지라고 웃더니 회사 동료들을 향해 외쳤다."재밌는 구경 할 준비들 해.""혹시 최서준이 지금 온대?"곽정원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그래, 곧 회사에 도착할 거야."오민욱은 비릿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오늘 그 자식 꼭 이 회사에서 내쫓아 버릴 거야.""난 벌써 기대돼."잔뜩 흥분해 어깨를 들썩이는 곽정원의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지었다.오민욱은 진아영을 향해 말했다."아영아, 최서준 책상에 있는 물건들 다 버려줘."진아영은 신이 나서 최서준 책상으로 가더니 위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다 쓰레기통에 버렸다.얼마 안 가 최서준이 사무실에 도착했고, 그는 쓰레기통에 가득 담긴 자신의 물건들을 보더니 굳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이거, 누가 이런 거예요?"그 말에 진아영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고개를 숙이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내가 그랬어요."그때 오민욱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당당하게 말했다."어차피 최서준 씨는 곧 그만 둘 거라서 내가 미리 물건 정리 좀 해줬죠.""맞아요. 곧 해고당할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좀 웃기잖아요?"진아영은 오민욱이 나서는 걸 보더니 용기라도 생긴 듯 얼른 말을 보탰다."내가 곧 해고 될 거라고 누가 그래요?"최서준의 말에 곽정원이 그를 한껏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어제 민욱이와 한 내기 잊었어요? 화장품 천만 세트 팔지 못하면 그만두기로 한 거. 겁나서 없던 일로 하고 싶나 봐요?"곽정원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에서 비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진아영도 같이 웃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그를 향해 말했다."없던 일로 해줘도 되는데 그 대신 민욱이한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요. 혹시 알아요? 그러면 민욱이가 최서준 씨를 딱하게 여겨서 봐줄지.""그거 좋네. 최서준 씨 잘 생각해봐요. 요즘 새 직업 찾는 게 쉽지 않은 거 알죠? 우리
최서준은 가소롭다는 듯 오민욱 쪽을 한번 쳐다보더니 곧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책상 위로 던졌다."자존심 챙겨 보겠다고 먼저 사직서를 내겠다는 건가요?"오민욱은 서류를 힐끗 보면서 코웃음을 지었다."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죠. 최서준 씨는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그만두는 게 아니라 회사에서 해고당해야 해요."그에 최서준은 입꼬리를 씩 말아 올리더니 차갑게 웃었다."실망하게 한 것 같아 미안한데, 이건 사직서가 아니라 서씨 그룹의 발주서예요."최서준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서씨 그룹에서 우리 회사 화장품 10억 세트를 사들이겠다고 하시네요.""뭐라고요? 서씨 그룹이요?""10억 세트?"그 말에 사무실은 찬물 끼얹듯 조용해져서는 다들 자기 귀를 의심했다. 오민욱 또한 마찬가지였다.그때 도연우가 몸을 일으키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봤다."대체 이런 허황한 얘기는 언제까지 할 셈이야? 이제 그 허세 들어주는 것도 질렸어.""연우 말이 맞아."진아영도 그제야 정신이 돌아와서는 그를 비웃었다."만약 이게 진짜라면 내가 여기서 옷 벗고 춤이라도 출게요.""최서준 씨, 화장품 10억 세트가 어떤 개념인지 알아요? 우리 회사에서 제일 저렴한 4만 원짜리 스킨케어 제품도 10억 세트면 거의 2천억 가까이 돼요. 그런데 그런 계약을 최서준 씨가 따냈다고요? 우리를 바보로 아는 거예요, 혹시?"곽정원은 눈물까지 흘리며 그를 비웃었다.그에 최서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책상 위에 놓여있으니 믿기 힘들면 직접 보시지 그래요?""네네네, 그러죠."오민욱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어디 2천억짜리 발주서는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 좀 해볼까요?"그는 책상 위에서 발주서를 집어 들더니 느긋하게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제일 밑에 찍혀 있는 서씨 그룹 도장을 보고는 눈이 천천히 커지더니 곧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뱉었다."이... 이 발주서 진짜 맞아. 왜... 뭐가 어떻게 된 거지?"그 말에 곽정원과 진아영은 재빨리 오민욱의
"시골에서 올라와 인맥도 없고 능력도 없는 당신이 서씨 그룹에서 발주서를 따왔다는 게 말이 돼?"도연우는 조목조목 이유를 늘어놓으며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자 그녀의 말에 오민욱도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그래! 촌놈이 어디서 이런 걸 따올 수 있었겠어! 이건 위조한 게 분명해!’그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노려보며 말했다."담도 크네. 감히 서씨 그룹 발주서를 위조해?""설마 내기했던 거 없던 일로 하고 싶어서 이러는 건 아니죠?"최서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뭐라고?"그러자 오민욱이 기가 막힌다는 얼굴을 하며 그를 바라봤다."나한테 무릎 꿇고 머리를 세 번 조아린 다음 할아버지라고 부르기로 했잖아요. 오민욱 씨가 직접 한 얘기 아니었나요?"그 말에 오민욱이 발끈했다."나보고 무릎을 꿇으라고? 네가 뭔데? 이 발주서가 가짜인 건 둘째치고 만약 진짜라고 해도 무릎 안 꿇으면 그만이야. 그러면 네가 뭘 어떡할 건데."오민욱은 마치 아랫사람 보는 듯 고개를 한껏 쳐들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그에 최서준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더니 무서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생떼를 부린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죠.""꿇어!"최서준이 손을 한번 휘두르자 거대한 힘이 오민욱에게로 향했다.털썩!그리고 오민욱은 갑작스러운 압박감에 자기도 모르게 바닥에 꿇었다."최서준, 너!"그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최서준, 네가 감히 내 남자친구를 때려?"그때 도연우가 발끈하며 그들 쪽으로 가려고 했다. 그녀는 최서준과의 관계를 정리한 후 바로 오민욱의 고백을 받아줘 둘은 현재 연인 사이이다."꺼져!"최서준이 또 한 번 팔을 휘두르더니 도연우를 옆으로 밀어버렸다."머리를 조아려!"그러고는 오민욱의 머리를 잡고 바닥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퉁! 퉁! 퉁!세 번의 소리와 함께 오민욱의 이마에는 3개의 큰 혹이 생겼다."자, 할아버지라고 불러.""너 이 새끼 내가 죽여
최서준이 자리를 뜨자 도연우가 오민욱을 향해 소리쳤다."민욱아, 당장 삼촌에게 연락해서 최서준 저거 해고하라고 해!"도연우는 최서준이 자신과 오민욱 사이를 질투해 일부러 저러는 거라고 생각했다."지금 당장 전화할게."오민욱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인사팀 매니저 정세훈에게 연락을 넣으려고 했다.그때 양복 차림에 배가 한가득 나온 중년 남성이 잔뜩 격앙된 얼굴을 하고 들어왔다."팀장님!"모두 놀란 얼굴을 하더니 얼른 그에게로 다가가 예의 바르게 허리를 숙였다.그는 바로 영업팀 팀장 황주만이다. 황주만은 지독하게 자기만을 위한 인간으로 부하 직원들은 그를 무서워하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그의 뒷담화를 하고는 했다."허허허, 다들 고개를 들어 봐. 너희들은 이제 내 보물이야, 보물."응?그 말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렇게 태도가 하루아침에 바뀔 인간이 아닌데? 태양이 서쪽에서 떴었나?그때 황주만의 뒤로 한 무리 사람들이 사무실로 쳐들어왔다.거기에는 기획팀 팀장, 재무팀 팀장 그리고 생산팀 팀장, 심지어는 부장까지 있었다.부장인 조문호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향해 물었다."영업팀 매니저, 오민욱 씨가 누구지?""저, 접니다."오민욱은 갑작스러운 팀장들의 등장에 잔뜩 당황해서는 말까지 더듬었다."그렇게 긴장할 거 없네. 칭찬해주러 온 것이니."조문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아주 큰 공을 세웠어, 허허허." 그러고는 잔뜩 격앙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자, 얼른 그걸 나한테 주게.""네? 무슨..."그 말에 오민욱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우리 다 알고 왔어."황주만은 오민욱에게 윙크를 하며 말을 이었다."너희들이 서씨 그룹에서 화장품 10억 세트의 계약을 따온 소식이 벌써 회사에 쫙 퍼졌어."서씨 그룹은 방금 이퓨레 코스메틱과 10억 세트의 화장품을 계약한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그 소식은 이퓨레 코스메틱 고위층 간부들을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고 그들은 비서
그 질문에 영업부 모든 직원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그때, 진아영이 두 눈을 반짝이더니 입을 열었다."부장님, 그 발주서 저희 팀 오민욱 매니저가 따온 겁니다."그러자 직원들이 경악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발주서는 최서준이 따온 거잖아?하지만 금방 당황한 얼굴을 지우고는 그녀의 말을 거들었다."맞아요. 오민욱 씨가 따온 겁니다,""역시!"조문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민욱의 팔을 힘껏 두드렸다."오민욱이 아주 잘했어. 회사에 이런 큰 건을 성사시켜 오다니! 자네는 절대 팀 매니저나 할 인물이 아니네. 이따 부대표이사에게 가서 자네를 총괄 매니저로 승진시키도록 하겠네."그 말에 모든 사람이 오민욱에게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오민욱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팀 매니저에서 총괄 매니저로 승진하게 생겼는데 그 누가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그는 머리가 떨어지도록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부장님! 회사에 뼈를 묻을 각오로 더욱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최서준, 미안한데 네 공은 내가 가져가야겠어. 어차피 넌 곧 있으면 해고되잖아?’오민욱은 속으로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좋아요."조문호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오민욱을 향해 당부했다."참, 서씨 그룹은 단지 우리에게 발주서를 보내온 것뿐이고 아직 계약서에는 사인 안 한 상태네. 그러니 내일 아침 우리 회사를 대표해서 서씨 그룹과의 계약서를 체결하고 오게. 절대 그 어떤 차질도 없어야 하네.""걱정하지 마세요, 부장님! 차질이라도 생기면 제 목을 뜯어 가셔서 공놀이하셔도 됩니다!"오민욱은 자신감에 가득 찬 얼굴로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계약서라는 건 형식적인 일이기에 그는 별다른 걱정을 하고 있지 않았다.다음 날, 오민욱은 도연우와 몇 명을 데리고 서씨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 곽정원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민욱아, 총괄 매니저가 된 거 미리 축하해.""아직도 민욱이가 뭐야. 총괄님이라고 불러야지."진
오민욱은 옷매무새를 한번 정리한 후 문을 두드렸다.같은 시각, 한창 일 처리 중이던 서주연은 노크 소리에 짧게 응답했다."들어오세요."그러자 열린 문으로 오민욱이 들어왔고 서주연은 그를 힐끗 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누구시죠?""서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퓨레 코스메틱 영업부 매니저 오민욱이라고 합니다. 오늘 회사를 대표해 계약을 체결하러 왔습니다."오민욱은 그녀를 향해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그렇군요."그 말에 서주연은 태도를 급변하더니 똑같이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오 매니저님, 어서 앉으시죠."그녀는 직접 차까지 내오며 그를 대접해줬고 오민욱은 차를 한 입하고는 만족한 듯 웃어 보였다.‘이번만큼은 최서준 너에게 고마워해야겠네. 네 덕에 이런 값비싼 차를 다 마시고 게다가 엎어지면 코 닿을 듯한 거리에서 이런 미녀 대표와 얘기를 할 수 있으니 말이야. 하하하!’서주연은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꺼내 오민욱에게 건넸다."오 매니저님, 여기 계약서 한번 보시고 문제없으시면 사인과 손도장을 찍어주시면 됩니다.."오민욱은 계약서를 대충 훑어보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네, 문제없습니다.""그럼 사인하시죠."오민욱이 막 계약서에 사인하려고 할 때 서주연이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궁금한 사람이 있어서 그러는데 여쭤봐도 될까요?""그럼요."오민욱이 얼른 펜을 놓고 말하자 서주연이 예쁘게 웃으며 물었다."이퓨레 코스메틱에 최서준이라는 직원분이 있지 않나요?"그 말에 오민욱은 멍하니 그녀를 보더니 곧 대답했다."네, 있었는데 제가 해고해 버렸어요.""네?"그러자 서주연의 얼굴에서 미소가 갑자기 사라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해고해 버렸다고요?""네."오민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최서준이라는 인간, 애초부터 정식루트로 회사에 입사한 사람도 아니었거니와 막 입사해서는 연이어 3일을 회사에 안 나왔어요. 학력도 없고 능력도 없고 여러모로 회사에 도움이 안 되길래 제가 바로...""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