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오민욱은 넋을 잃고 서씨 그룹에서 걸어 나왔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도연우가 얼른 오민욱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어떻게 됐어? 계약했어?”“당연한 거 아냐? 우리 민욱 씨가 나섰는데 못해낼 일이 뭐가 있어.”곽정원과 진아영이 아부하며 말했다. 오민욱이 울상인 얼굴로 말했다. “그게, 나... 계약 체결 못했어...”‘뭐?’그 말에 세 사람은 모두 벙쪄 버리고 말았다. 순식간에 확 찬물이 끼얹어진 기분이었다. 도연우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다급하게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계약 하지 못한 건데?”“대표님께서 최서준이 아니면 우리 회사와 협력하지 않으시겠대.”오민욱이 울먹이며 말했다. “뭐라고?”자리에 있던 세 사람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서씨 그룹에서 최서준을 콕 찍었다고?’‘말도 안 돼.’곽정원이 말을 더듬었다. “이... 이제 우리는 어떡해? 최서준은 이미 네가 잘랐잖아...”“돌아가서 얘기해.”오민욱이 한숨을 내쉬었다. 곧 조문호를 마주할 생각만 하면 머리가 곤두서는 것 같았다. 이퓨레.부장인 조문호를 비롯해 회사의 모든 임원이 영업팀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민욱과 세 사람이 돌아오자 조문호가 얼른 다가가 물었다. “민욱 씨, 얼른. 계약서를 보여주게.”“민욱 씨 수고했어요.”“그러게요. 민욱 씨는 지금 우리 회사 최대 공신이에요.”“이젠 오 매니저라고 불러야겠네요. 곧 총괄 매니저로 승진할 텐데.”조문호 뒤에 있는 임원들도 잔뜩 기대하는 눈빛으로 오민욱을 쳐다보며 칭찬하고 있었다 그 눈빛들을 보며 오민욱은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열었다. “부장님, 죄... 죄송해요. 계약... 계약 못했어요.”쿵!순간, 시끌벅적하던 사무실이 싸하게 조용해졌다. 얼굴에 드리웠던 모든 미소가 약속이나 한 듯이 굳어졌다. 잠시 후, 조문호가 괴성을 지르며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조문호의 고함에 오민욱은 깜짝 놀라 그대로
화풀이할 곳을 찾고 있던 오민욱은 그대로 진아영의 뺨을 내리쳤다. “뭘 어떡해? 부장님 말 못 들었어? 당장 가서 최서준 데려와. 아니면 우리 모두 끝이야.”큰소리치며 최서준을 해고하자마자 자존심 구겨가며 다시 돌아와달라고 구걸해야 했다. 오민욱은 똥 씹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연우 씨, 우리 중 연우 씨만 최서준 전화번화가 있는 것 같은데, 전화해서 회사로 돌아오라고 해.”“그래, 연우 씨. 최서준 그 자식 연우 씨 좋아했잖아. 연우 씨가 말하면 분명 돌아올 거야.”곽정원이 오민욱의 말에 맞장구쳤다. 도연우는 마음속으로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뻔뻔하게 최서준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 “고객님의 전화가 꺼져있어...”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안내음에 도연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휴대폰이 꺼졌어.”“내가 해볼게.”오민욱이 도연우에게서 전화번호를 받아 최서준에게 전화했다. 그러자 이번엔 최서준이 전화를 받았다. 오민욱이 바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서준 씨, 나 오민욱...”뚝!오민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서준이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자식이 감히 내 전화를 끊어?”열이 잔뜩 오른 오민욱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최서준에게 차단당한 뒤였다. 곧이어 진아영과 곽정원도 전화를 해봤지만 결국 몇 마디 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고 차단당했다. 네 사람은 그제야 절망에 빠졌다. 조문호는 그들에게 3날의 시간밖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서준과는 연락이 닿지 않으니, 제한 시간 내에 최서준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기는 어려워 보였다. 박씨 일가의 화려한 별장 밖.최서준이 단풍나무 아래에 반쯤 남은 담배를 물고 있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건은 준비됐어?”“도련님, 준비됐습니다.”최우빈이 인기척이라고는 없이 나타났다. 최서준은 담배를 끄고 청동 가면을 얼굴에 쓰더니 최우빈이 건네는 물건을 받았다. 다음 순간, 그는 살의 가득하게 홀로 박씨 일가의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별장 안은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겠지?’‘세상에, 감히 회장님 생신에 유골함과 화환을 보내는 인간이 있어?’‘심지어 얼른 죽으라는 불손한 말까지 한다고?’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몸을 돌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별장 입구를 바라보았다. 박무한을 비롯한 박씨 일가 사람들도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시선이 닿은 곳에 청동 가면을 쓴 남자가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의연하게 서 있었다. 그 남자는 바로 최서준이었다. 그는 한 손엔 검은색 유골함을, 다른 한 손에 화환 두 개를 들고 있었다. 비록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슬 퍼런 카리스마에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움찔 몸을 떨었다. 그 순간, 박무한이 가늘게 떴다. 기미로 가득한 그의 얼굴엔 살기가 가득했다. ‘한성 보육원의 잔당.’‘네가 드디어 왔구나.’별장에 있던 손님들이 드디어 움직였다. 그들은 최서준을 향해 소리쳤다. “누구야? 당장 꺼져!”최서준은 아무 말 없이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박무한을 향해 걸어갔다. “당장 멈춰. 그렇지 않으면 오늘 이곳에 네 놈의 피가 뿌려질 거야.”박씨 일가의 또 다른 어르신이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 최서준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당장 저놈을 잡아!”“우리 집안 연회를 망치다니! 잡는 즉시 죽여!”“바로 죽이는 건 너무 간단해요. 손이나 발 정도는 잘라야...”박씨 일가 사람들이 하나둘 입을 열었다. 최서준을 보는 눈에는 냉소와 잔임함으로 가득했다. 곧 경력 많은 십수 명의 경호원들이 달려왔다. 그들은 사람마다 손에 무기를 들고 일말의 머뭇거림도 없이 죽일 듯이 최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손님 중 한 명으로 위장한 남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윤 팀장님, 출동할까요?”그가 말한 윤 팀장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지금은 나설 필요 없어. 먼저 상황을 지켜보자고. 다른 애들에게 전해. 어떻게든 김지유 씨를 찾아야 한다고.”고개를
윤희은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최서준이 쓰고 있는 가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약이라도 한 듯 잔뜩 흥분해 중얼거렸다. “가면아, 널 점점 더 잡고 싶어지잖아.”“널 잡아 그 가면을 벗겨서 낯짝 구경 좀 해야겠어.”윤희은 옆에 서 있던 남자는 그녀의 말에 얼굴이 파르르 떨려왔다. ‘네가 잡는다고?’‘뭐로 잡아? 그 길쭉한 다리로 잡으실 건가?’“짝짝짝!”규칙적이고 힘 있는 박수 소리가 현장의 적막을 깼다. “좋아. 아주 좋아. 훌륭해.”박무한이 몸을 일으켰다. 그는 박수치며 입을 열었다. “역시 우리 박씨 일가가 장장 12년 동안 찾아 헤매던 한성 보육원의 잔당이야.”“우리 집안이 거금을 들여 비밀리에 훈련해 일당백은 해내던 경호원들을 개미 새끼 죽이듯 쓰러뜨리다니.”“그때 우리가 놓친 네 녀석이 확실히 내게 신성한 충격을 주긴 했어.”박무한이 말하며 웃는 얼굴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의 장면을 보지 못한 듯이. 최서준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늙은이, 좋은 사람은 명이 짧다더니 갈 곳 잃은 청소년을 죽음으로 내몰던 당신은 명도 길어. 하늘이 당신을 12년이나 더 살게 놔두다니 말이야.”“하지만 오늘부로, 모든 게 달라질 거야.”최서준은 손에 들린 유골함과 화환을 흔들어 보이더니 씩 웃었다. “내 손에 물건들 보이지? 당신을 위해 준비한 거야. 내년의 오늘이 바로 당신 기일이야.”“네까짓 게?”박씨 일가의 다른 어르신이 냉소 지었다. 그러자 박무한이 그를 말리며 태연한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 “내 둘째 아들인 박성태와 손자인 박재형이 네놈 손에 죽고 나서, 당시 한성 보육원의 모든 명단을 다시 조사하라고 명령했었어.”“그리고 지금 내 손에 있는 자료를 종합해, 드디너 난 네가 누군지 알아냈어.”말하던 박무한이 씩 웃었다. 그 웃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찬란했다. “만약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넌 당시 한성 보육원에서 도담이라고 불렸어. 그렇지?”“그게 뭐?”최서준은 여전
박씨 일가 지하실.쓰러졌던 김지유가 천천히 눈을 떴다. 손발이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입이 테이프로 막혀있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납치당했어.’그 순간, 김지유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녀는 재빨리 생각을 정리했다. 그러자 어떻게 된 일인지 하나둘 정리가 됐다. ‘박씨 일가에서 나를 납치했네.’뿐만 아니라, 아마 그 교통사고도 박씨 일가에서 꾸민 일일 것이다. ‘대체 뭘 하려는 거지?’불안해진 김지유는 자신도 모르게 발버둥 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김지유가 절망에 빠져있던 그때,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녀는 최대한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했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는 환자복을 입고 산발이 된 여자가 보였다. 그 여자는 품에 더러운 인형을 안고 구석에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고, 입에서는 침이 흘러내렸다. “히히. 도담이 착하네. 란희 이모랑 병원 가자. 주사 하나도 안 무서워...”“도담이 배 안 고파? 란희 이모가 사탕 줄게.”말하며 그 여자는 주머니에서 돌멩이 하나를 꺼내 인형 입에 집어넣었다. 정신질환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미친 여자였다. 하지만 미친 여자를 발견한 김지유는 오히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얼른 버둥거리며 입으로 최대한 소리를 냈다. 역시나, 그 여자가 김지유를 발견하고 씩 입술을 올려 헤실 웃었다. “너도 사탕 먹을래?”“하지만 난 하나밖에 없는데.”여자가 침을 흘리며 고개를 숙여 품에 안긴 인형을 쳐다보았다. “도담아, 저 누나도 사탕 먹고 싶대.”“뭐라고? 넌 배 안 고프니까 사탕은 누나 주라고?”여자는 인형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대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김지유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손을 뻗어 김지유 입에 붙어있던 테이프를 뜯었다. 입이 자유로워지자 김지유가 바로 말했다. “이모님, 신고. 빨리 신고해요. 저... 저 납치된 것 같아요...”“사탕 먹어.”미친 여자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뭐겠어? 당연히 잠들게 하는 물건이지.”헐벗은 남자는 무의식간에 대답하고 놀라서 휙 돌아서서 그녀를 쳐다보았다.“너... 너 깼어?”그는 다급히 문 밖을 향해 소리쳤다.“대장, 가서 재풍 도련님에게 알려요. 이 여자 깨어났다고요.”얼마 지나지 않아 한 건장한 남자가 한 청년을 밀고 들어왔다.청년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팔과 다리엔 깁스를 하고 있었다.바로 박재풍이었다.김지유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박재풍, 감히 박씨 집안에서 나를 납치해?!”이때 박재풍은 전에 우아함은 온데간데없이 뒤틀린 표정으로 말했다.“나쁜 년, 이게 바로 네가 최씨 그놈 때문에 나랑 맞선 후과야. 걱정 마. 우리 할아버지 생신이 지난 후 김지유 너는 나 박재풍의 여자가 될 테니까. 그때 가서 널 제대로 갖고 놀 거야. 네가 언제까지 도도하고 오만한지 지켜보겠어. 아참, 네 앞에서 최씨 그놈을 죽여버릴 거야.”“너 미쳤어!”김지유는 대경실색했다.“그래, 나 미쳤어. 그놈이 내 팔과 다리를 부러뜨렸을 때부터 난 이미 미쳤어.”박재풍은 미친 듯이 웃었고, 표정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그때 갑자기 정장을 입은 청년이 들어와 그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박재풍은 그의 말을 듣더니 쓰러져 잠든 미친 여자를 흘끗 보고 한 마디 던진 후 사람을 불러 자신의 휠체어를 밀고 나가게 했다.“이 여자 잘 지키고 있어. 만약 도망치면 너희 한 놈도 살 생각하지 마.”쿵!다시 굳게 닫혀버린 문을 보고 김지유의 표정은 절망으로 가득했다.이때 지상에서는.쿵쾅쿵쾅.박무한의 말이 끝나자 겁에 질린 많은 하객들 눈앞에 수십 명의 정장 차림의 건장한 남자들이 별장의 사방으로부터 뛰어왔다.어떤 사람들은 도끼를 들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손에 칼을 쥐고 있었다. 그들은 살기를 내뿜으며 최서준을 포위했다.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했고 모든 하객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박무한이 조금 전에 말했던 것처럼 눈앞의 광경은 박씨 가문에서 이미 미리 준비해 놓은 듯했다.박무
이때 모든 사람들이 떨면서 죽은 사람 쳐다보듯 다시 최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박씨 가문에서 심사숙고를 거쳐 이 많은 준비를 한 것은 오직 한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그렇다면... 그는 오늘 무조건 죽을 것이다!그러나 최서준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너 이 자식, 한숨은 왜 쉬어? 혹시 벌써 무서운 거니? 만약 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스스로 두 팔을 부러뜨린다면 너무 고통스럽게 죽지는 않게 해 주마.”먼 곳에 서 있는 박재만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스스로 두 팔을 부러뜨리는 것만으론 부족해. 내가 외국에서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는데 팔과 다리의 살을 벗겨내 뼈만 남기는 거야.”사람들이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쳐다보자 박재풍이 부하에게 밀려 나왔다.이때 박재풍의 표정은 피에 굶주린 짐승마냥 최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뭇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몸이 떨렸다.그건 고대의 십 대 형벌보다 더 가혹한 거 아니야?최서준은 뒷짐 지고 담담하게 말했다.“박씨 가문에서 별의별 궁리를 하며 나를 유인하길래 뭐 얼마나 대단한 수단이 있나 했네.”그는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주위의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들과 세 명의 무인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하찮게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이제 보니 내가 당신들을 너무 높이 생각한 것 같네.”그 말을 듣자 세 무인 중 우두머리는 코웃음을 쳤다.“녀석, 감히 우리 하씨 삼 형제 앞에서 뻔뻔하게 큰소리를 쳐?”그들은 하씨 삼 형제라 불리는데 세 명 모두 무인이며 진서 일대에서 흉악하기로 소문나서 감히 건드리는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이 감히 그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으니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고작 당신들 따위는 내가 닭 잡듯이 쳐 죽일 수 있어!”최서준은 하찮은 일을 말하듯 살짝 고개를 저었다.“너 이놈, 죽을래...”하씨 삼 형제 중 첫째가 버럭 화를 냈다.“형님, 왜 이 자식이랑 시비하고 있어요. 그냥 바로 죽이죠.”하씨 막내가 콧방귀를 뀌더니 두
터진 것도 아니고 부서진 것도 아니었다. 최서준에 의해 머리가 가슴 안으로 쑥 들어간 것이다.툭.머리가 사라진 그의 몸뚱이는 뒤로 넘어졌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모든 사람들이 제 자리에서 멍해 있었다.한 무인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머리가 맞아서 가슴 안으로 들어가게 되다니?“이게 어떻게 가능해?”박재만 얼굴의 웃음이 굳어졌고 곧이어 그는 목이 쉬도록 포효했다.박무한 얼굴 근육들이 떨리더니 뒷짐 지고 있던 두 손도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박재풍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신이라도 본 듯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이때 하씨 삼 형제 중 첫째와 둘째도 비통하게 울부짖었다.“막내야.”그 순간 두 사람은 ‘슉’하고 뒤로 물러나 별장 대문으로 빠르게 이동했다.“어머, 지금 도망치는 거야?”사람들은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하씨 두 형제는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막내가 죽는 순간 그들의 마음도 격렬히 흔들렸다.막내도 내경에 능통한 무인인데 최서준에 한 번 맞고 죽다니, 그렇다면 최서준은 적어도 화경 대가일 것이다.화경 대가는 사람들을 손쉽게 죽일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런 사람을 여기서 보다니. “저놈은 무조건 숨어서 지내는 괴물일 거야. 그렇지 않으면 실력이 이렇게 무서울 순 없어.”“빌어먹을, 튀어. 무조건 도망가야 해. 막내의 복수는 나중에 다시 하자.”하씨 두 형제는 질주했고 다리가 두 개씩 더 있었으면 했다.“내 앞에서 도망치려 해?”최서준이 고개를 살짝 저었다.곧이어 그는 평온한 표정으로 멀리 도망간 하씨 형제들에게 주먹을 날렸다.가볍게 날린 이 주먹은 마치 허공도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그 순간, 주먹에서 뿜어져 나온 하얀 공기가 하씨 형제를 향해 날아갔다.두 번의 애절한 비명과 함께 하씨 형제는 보이지 않는 주먹의 힘에 의해 순식간에 폭발하여 두 개의 피안개로 변해 공중으로 흩어졌다.두 내경 무인이 그의 주먹에 죽은 것이다.순식간에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목을 조르는 것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