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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별장 안은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겠지?’

‘세상에, 감히 회장님 생신에 유골함과 화환을 보내는 인간이 있어?’

‘심지어 얼른 죽으라는 불손한 말까지 한다고?’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몸을 돌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별장 입구를 바라보았다.

박무한을 비롯한 박씨 일가 사람들도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시선이 닿은 곳에 청동 가면을 쓴 남자가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의연하게 서 있었다.

그 남자는 바로 최서준이었다.

그는 한 손엔 검은색 유골함을, 다른 한 손에 화환 두 개를 들고 있었다.

비록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슬 퍼런 카리스마에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움찔 몸을 떨었다.

그 순간, 박무한이 가늘게 떴다. 기미로 가득한 그의 얼굴엔 살기가 가득했다.

‘한성 보육원의 잔당.’

‘네가 드디어 왔구나.’

별장에 있던 손님들이 드디어 움직였다. 그들은 최서준을 향해 소리쳤다.

“누구야? 당장 꺼져!”

최서준은 아무 말 없이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박무한을 향해 걸어갔다.

“당장 멈춰. 그렇지 않으면 오늘 이곳에 네 놈의 피가 뿌려질 거야.”

박씨 일가의 또 다른 어르신이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

최서준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당장 저놈을 잡아!”

“우리 집안 연회를 망치다니! 잡는 즉시 죽여!”

“바로 죽이는 건 너무 간단해요. 손이나 발 정도는 잘라야...”

박씨 일가 사람들이 하나둘 입을 열었다. 최서준을 보는 눈에는 냉소와 잔임함으로 가득했다.

곧 경력 많은 십수 명의 경호원들이 달려왔다.

그들은 사람마다 손에 무기를 들고 일말의 머뭇거림도 없이 죽일 듯이 최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손님 중 한 명으로 위장한 남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윤 팀장님, 출동할까요?”

그가 말한 윤 팀장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지금은 나설 필요 없어. 먼저 상황을 지켜보자고. 다른 애들에게 전해. 어떻게든 김지유 씨를 찾아야 한다고.”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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