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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윤희은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최서준이 쓰고 있는 가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약이라도 한 듯 잔뜩 흥분해 중얼거렸다.

“가면아, 널 점점 더 잡고 싶어지잖아.”

“널 잡아 그 가면을 벗겨서 낯짝 구경 좀 해야겠어.”

윤희은 옆에 서 있던 남자는 그녀의 말에 얼굴이 파르르 떨려왔다.

‘네가 잡는다고?’

‘뭐로 잡아? 그 길쭉한 다리로 잡으실 건가?’

“짝짝짝!”

규칙적이고 힘 있는 박수 소리가 현장의 적막을 깼다.

“좋아. 아주 좋아. 훌륭해.”

박무한이 몸을 일으켰다.

그는 박수치며 입을 열었다.

“역시 우리 박씨 일가가 장장 12년 동안 찾아 헤매던 한성 보육원의 잔당이야.”

“우리 집안이 거금을 들여 비밀리에 훈련해 일당백은 해내던 경호원들을 개미 새끼 죽이듯 쓰러뜨리다니.”

“그때 우리가 놓친 네 녀석이 확실히 내게 신성한 충격을 주긴 했어.”

박무한이 말하며 웃는 얼굴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의 장면을 보지 못한 듯이.

최서준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늙은이, 좋은 사람은 명이 짧다더니 갈 곳 잃은 청소년을 죽음으로 내몰던 당신은 명도 길어. 하늘이 당신을 12년이나 더 살게 놔두다니 말이야.”

“하지만 오늘부로, 모든 게 달라질 거야.”

최서준은 손에 들린 유골함과 화환을 흔들어 보이더니 씩 웃었다.

“내 손에 물건들 보이지? 당신을 위해 준비한 거야. 내년의 오늘이 바로 당신 기일이야.”

“네까짓 게?”

박씨 일가의 다른 어르신이 냉소 지었다.

그러자 박무한이 그를 말리며 태연한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

“내 둘째 아들인 박성태와 손자인 박재형이 네놈 손에 죽고 나서, 당시 한성 보육원의 모든 명단을 다시 조사하라고 명령했었어.”

“그리고 지금 내 손에 있는 자료를 종합해, 드디너 난 네가 누군지 알아냈어.”

말하던 박무한이 씩 웃었다. 그 웃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찬란했다.

“만약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넌 당시 한성 보육원에서 도담이라고 불렸어. 그렇지?”

“그게 뭐?”

최서준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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