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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최서준은 귀찮은 듯 전화를 끊더니 바로 회사로 향했다.

오민욱은 오늘 유달리 일찍 출근했다. 그는 최서준과 통화를 마친 후 입이 찢어지라고 웃더니 회사 동료들을 향해 외쳤다.

"재밌는 구경 할 준비들 해."

"혹시 최서준이 지금 온대?"

곽정원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래, 곧 회사에 도착할 거야."

오민욱은 비릿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오늘 그 자식 꼭 이 회사에서 내쫓아 버릴 거야."

"난 벌써 기대돼."

잔뜩 흥분해 어깨를 들썩이는 곽정원의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지었다.

오민욱은 진아영을 향해 말했다.

"아영아, 최서준 책상에 있는 물건들 다 버려줘."

진아영은 신이 나서 최서준 책상으로 가더니 위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다 쓰레기통에 버렸다.

얼마 안 가 최서준이 사무실에 도착했고, 그는 쓰레기통에 가득 담긴 자신의 물건들을 보더니 굳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

"이거, 누가 이런 거예요?"

그 말에 진아영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고개를 숙이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내가 그랬어요."

그때 오민욱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어차피 최서준 씨는 곧 그만 둘 거라서 내가 미리 물건 정리 좀 해줬죠."

"맞아요. 곧 해고당할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좀 웃기잖아요?"

진아영은 오민욱이 나서는 걸 보더니 용기라도 생긴 듯 얼른 말을 보탰다.

"내가 곧 해고 될 거라고 누가 그래요?"

최서준의 말에 곽정원이 그를 한껏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제 민욱이와 한 내기 잊었어요? 화장품 천만 세트 팔지 못하면 그만두기로 한 거. 겁나서 없던 일로 하고 싶나 봐요?"

곽정원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에서 비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진아영도 같이 웃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그를 향해 말했다.

"없던 일로 해줘도 되는데 그 대신 민욱이한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요. 혹시 알아요? 그러면 민욱이가 최서준 씨를 딱하게 여겨서 봐줄지."

"그거 좋네. 최서준 씨 잘 생각해봐요. 요즘 새 직업 찾는 게 쉽지 않은 거 알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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