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영은 그의 말을 끊고 차갑게 말했다.“우리 아버지가 말씀하셨는데 당장 이 자식이랑 연우의 약혼을 깨라고 하셨어요.”도현수는 생각도 거치지 않고 그 말에 반대했다.“말도 안 돼.”“삼촌이 안 된다면 저는 저 자식의 팔다리를 부러뜨려 박씨 집안에 사과하러 데려가는 수밖에 없어요.”도호영이 웃으며 말했다.하은숙이 벌떡 일어나더니 울면서 말했다.“현수 씨, 얼른 그런다고 해. 아니면 우린 언젠가 이 자식 때문에 또 어떤 화를 입을지 몰라.”“아빠는 내가 저 자식 때문에 한평생 내 인생을 망치는 걸 지켜보고 싶어요?”“너희들...”도현수는 몹시 복잡해 보였다.최서준이 입을 열더니 말했다.“아저씨, 고민할 필요 없어요. 파혼할게요.”“서준이 너...”도현수는 믿기지 않아 하며 그를 쳐다보았다.최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아저씨, 처음부터 저는 이 약혼을 반대어요. 그리고 아저씨 딸도 저를 좋아하지 않고, 이렇게 서로 좋아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그릇된 결정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하은숙은 너무 좋아 말했다.“너 이 자식, 니가 한 말이니 두말하지 말아라.”“걱정하지 마세요. 말한 대로 할 테니.”최서준은 도현수를 보며 말했다.이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던 오민욱은 좋아서 어찌할 줄 몰랐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부터 대놓고 도연우한테 구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축하해, 넌 이제 자유야.”최서준이 도연우를 보며 말했다.“최서준, 내 탓 하지마.”도연우가 차갑게 말했다.“탓하려거든 너와 나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큰 걸 탓해야 해. 나 도연우가 결혼할 사람은 반드시 상류층 사람이어야 해. 하지만 너는 평생 밑바닥의 개미일 수밖에 없잖아...”“최서준, 우리가 만난 것도 인연이었었는데 충고 하나 해줄게.”“"너는 출신이 평범하니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해야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여기저기 날뛰다간...”“날 가르치는 거니?”최서준이 무표정으로 말했다.“맞아, 가르치는 거야.” 도연우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고
저녁 10시, 병실 안에서 얼굴에 붕대를 감고 있는 반윤정이 침대에 앉아 울면서 경찰의 심문을 받았다.이때 주하은이 최서준과 함께 들어오면서 물었다.“윤 경위님, 반 비서님과 단둘이 얘기할 수 있을까요?”이 사건을 담당한 윤희은은 망설이다가 결국 부하들과 함께 병실을 떠났다.반윤정은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주하은 씨, 우리 대표님 좀 구해 주세요...”최서준이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본 결과 표면적인 부상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너무 흥분하지 마세요.”주하은은 서둘러 그녀를 말렸다.“일단 먼저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줘요. 지유는 어떻게 실종된 거죠?”그녀는 주씨 가문 저택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지유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서둘러 최서준에게 이 사실을 알린 후 곧바로 달려왔다.반윤정은 눈물을 닦고 곧바로 교통사고의 과정을 하나하나 이야기했다.그 말을 들은 주하은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윤정 씨가 깨어난 후로 지유를 못 봤다는 말인가요?”“네!”반윤정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저를 구해준 구급대원과 경찰에게 물어봤더니 모두 당시 차 안에 저만 있었다고 하더군요.”주하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녀와 최서준도 교통사고를 목격했기 때문에, 이 교통사고는 박씨 일가의 소행이 틀림없었다.주하은은 김지유가 누군가에게 잡혀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되었다.최서준은 반윤정을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물었다.“내가 지유한테 준 팔찌는 어떻게 됐어요?”“이런 상황에 왜 그런 걸 물어봐요?”반윤정이 불쾌해하며 말했다.“물어보는 데에 답하기나 해요.”주하은은 참지 못하고 그녀를 째려보았다.그러자 반윤정은 더듬거리며 말했다.“대표님이... 쓰레기통에 버리셨어요.”주하은은 그 말을 듣고 잔뜩 화가 났다.“뭐라고요? 쓰레기통에 버렸다고요?”“비싼 것도 아닌데 버린다고 큰일 아니잖아요?”반윤정이 중얼거렸다.
사람들이 더 많은 루머를 퍼뜨리기 전에 박씨 일가에서 서둘러 두 건의 교통사고가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박재풍도 다른 사람에 의해 팔과 다리가 부러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성명서 말미에 박씨 일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박무한의 칠순 생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그날 밤, 박씨 일가에서.박씨 가문의 어르신 박무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박문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쓰잘데기 없는 놈, 전부 다 쓰레기들이야. 그런 애송이들도 해결하지 못하고!”“어르신, 노여움 푸세요.”박문호는 너무 겁이 나서 털썩 무릎을 꿇고 벌벌 떨며 말했다.“사람 다섯 명과 차 두 대를 보냈는데, 이 못난 놈들이 일을 똑바로 처리하지 못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다행히 그들 중 3 명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2 명은 차에 깔려 죽어서 주씨 가문과 김씨 가문에서 우리를 의심하더라도 증거가 없습니다...”“아버지, 영위에게 최서준이라는 놈을 처리하도록 요청합시다. 그놈은 재풍이의 팔다리를 부러뜨렸으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박재만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멍청한 놈!”박무한이 시퍼런 얼굴로 말했다.“이 사건으로 모든 사람의 시선이 우리 박씨 가문에 쏠리고 있는데, 이 와중에 그 자식을 계속 상대하는 건 그 놈들 좋아라 하는 일 아니야?”박재만의 표정이 변하며 마지못해 말했다.“그럼 그냥 이렇게 넘어가실 거예요?”“당연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박무한은 차갑게 웃었다.“감히 우리 박씨 가문을 건드렸으니 어디로 도망쳐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장 처리해야 할 사람은 그날 성태와 재형을 죽인 한성 보육원 놈이야. 당장 길상 요양원에 가서 그 미친년을 데려와, 사흘 뒤 내 생일날 그년을 처형할 테니까!”“뭐요?”박재만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버지, 그 미친년은 한성 고아원의 생존자인데 그년을 풀어줬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 어떡해요?”박무한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털썩!최우빈이 바닥에 무겁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도련님, 제가 전에 알려드렸던 정보가 틀렸습니다. 저도 오늘 알았는데 그 일곱 명의 여자애들 외에 사실 또 한 명이 살아남았습니다. 그 여자는 당시 한성 고아원의 청소부였는데 아이들의 빨래와 요리, 청소등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입니다.”그 말을 듣자 최서준은 마음이 떨려서 서둘러 물었다.“그 사람 성이 허 아니야? 허란희?”“맞습니다. 이름이 허란희였습니다.”최우빈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여자는 화재에서 운 좋게 살아남았는데 얼굴이 화상을 입은 데다가 정신이 나간 것 같았어요. 이 몇 년 동안박씨 가문에 의해 길상 요양원에 숨겨진 것으로 보입니다.”그 순간 최서준의 눈에서 흥분의 기색이 엿보였다.란희 이모가 맞았어!그는 자신이 한성 고아원에 있을 때 허란희가 그들을 친 조카처럼 잘 대해 주면서 돈도 받지 않고 빨래며 요리며 청소 등을 해준 것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게데가 자주 그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기도 했다.최서준이 여섯 살일 때 어느 날 밤 갑자기 고열이 났는데, 허란희가 눈 속에서 그를 업고 20킬로미터 밖에 있는 의원에 갔다.도중에 허란희는 몇 번이나 넘어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꿋꿋이 최서준을 잘 보호했는데, 그로 인해 젊은 나이에 무릎병에 걸렸고 비가 올 때마다 무릎이 아팠다.원장 할아버지와 일곱 명의 누나들 외에 허란희는 최서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과 다름없었다.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자 최서준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최우빈이 계속해서 말했다.“도련님, 한 시간 전에 박씨 가문에서 사람을 보내 허란희를 다른 곳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 정보들을 조사하게 되었습니다.”“어떤 곳으로 옮겼는지는 알아?”“모릅니다. 박씨 가문에서 너무 교활한 수법을 써서 제 부하들이 전부 놓쳤습니다...”최우빈은 자책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괜찮아!”최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박씨 가문에서
“쿵쿵쿵...”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땅에 머리를 박았다. 얼마 지나지 않자 이마에서는 피가 조금 흐르기도 했다.최서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됐어, 그만해. 너 대신 네 아버지 병 치료해주겠다고 약속할 테니까. 지금은 나 출근하러 가야 하니까, 그 일은 나중에 퇴근하고 나서 봐.”“좋아요, 알겠습니다.”서주연은 순간 기뻐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감사합니다, 최 신의님”“이건 제 개인 연락처입니다. 시간 되시면 연락 주세요. 그때 데리러 올게요.”그녀는 공손하게 명함 한 장을 건넨 후, 또 최서준에게 정중히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서야 차를 타고 떠났다.얼마 안 지나, 최서준은 이퓨레에 도착했다.그가 회사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경비원이 바로 오민욱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사무실에 있던 오민욱은 통화를 끊자마자 입가에 차가운 웃음기가 피어났다.최서준과 도연우가 파혼한 이후, 그는 최서준을 회사에서 쫓아내고 싶어 안달이었다.‘영업팀 매니저인 나에게 촌놈을 상대하기란 정말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지.’옆에 있는 곽정원과 진아영 역시 잔뜩 기대한 표정이었다. 그들 역시 오민욱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아니나 다를까, 최서준이 사무실로 들어왔을 때, 오민욱은 영업부 매니저라는 자신의 이름패를 그에게 건네 보이며 허세를 부렸다.“최서준, 입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며칠 연속 무단결근을 해? 내가 상사로서 많이 만만한가 봐?”하지만 웬일인지 최서준이 순순히 고개를 젓는 것이다.“이제야 상사 무서운 줄을 안 거야? 하지만 이미 늦었어.”곽정원은 그가 겁을 먹은 줄 알고 고소해하며 말했다.“그래요, 최서준 씨가 우리 매니저님께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다면, 무단결근에 관한 일은 쉽게 넘어가지 못할 겁니다.”그 말에 진아영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이 광경을 보고, 도연우는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최서준은 이제 나랑 상관없는 사람인데, 죽든 말든 알 게 뭐야.”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서준
최서준이 아무 말 하지 않자 오민욱은 그가 무서워하는 줄 알고 더욱 득의양양해졌다.“아시다시피 서씨 그룹은 남양시의 사치품 관련 선두기업으로서 시장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오프라인 전문점들도 있습니다.”“우리 회사에서 최근 새로 내놓은 화장품은 시장반응이 좋지 않아 50만 세트의 재고가 쌓였습니다.”“그리고 최서준 씨의 임무는 서씨 그룹에게 최소 5만 세트의 화장품을 파는 것입니다.”오민욱은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3일의 시간을 줄 테니, 3일 안에 5만 세트를 팔지 못하면 당장 여기서 꺼지도록 해요!”오민욱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동정과 고소해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가 내린 임무는 확실히 바쁜 터라 쉬이 완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이전에도 그들은 서씨 그룹에 가서 화장품을 판 적이 있었다. 단지 매번 쫓겨났을 뿐.심지어 매니저인 오민욱마저 서씨 그룹 경비원에게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이런 어려운 임무를 그는 지금 최서준에게 맡긴 것이다. 고의로 그를 괴롭힌 다음 회사에서 제명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민욱은 최서준이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도연우는 참지 못하고 연민의 눈빛으로 최서준을 힐끗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무래도 정말 회사에서 잘릴 것 같네... 그래도 뭐, 괜찮아. 적어도 저 얄미운 놈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최서준 씨, 생각은 다 정리됐어요? 의견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도 좋습니다.”오민욱은 다리를 꼬고 신난 표정으로 말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맞으며, 최서준은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흔들더니 이내 다섯 개를 모두 폈다.“3일은 필요 없고 하루면 충분합니다. 하루 만에 저는 서씨 그룹에 화장품을 팔 수 있어요. 5만 세트도 아니고 50만 세트를 말이죠.”“헐!”이 말이 나오자 사무실 전체가 들끓었다.“네? 하루 만에 재고를 다 판다고요?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오 매니저님 도발에 미쳐버린 거 아니에요? 어디
“여기서요?”서장호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최 신의님, 제가 조용한 방을 찾아서 방해받지 않도록 해드릴까요?”“아니요.”최서준이 머리를 저었다.“그럼 제가 누울까요?”서장호가 다시 물었다. “안 그러셔도 됩니다.”“그럼 전 뭘 해야 하죠?”서장호는 더욱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냥 입만 벌리세요.”여전히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서장호는 얌전히 입을 벌렸다.이윽고 최서준이 몸에서 페트병 하나를 꺼내더니, 그 안에서 검은 알약 하나를 뽑아내는 게 보였다.“이걸 드시면 선천적인 공황장애가 나아지실 겁니다.”그 말에 서장호와 서주연이 조금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왜냐하면 그 페트병에 적힌 글자를 똑똑하게 보았기 때문이다.DDVP, 살충제의 일종이다.‘DDVP를 담은 병에 약을 담는다고? 독살이라도 되면 어떡하려고? 그리고 저건 뭐야, 저 새까만 눈알 같게 생긴 건 대체 뭐냐고?!’서장호의 안색이 보기 안 좋게 굳어졌다.만약 신의인 손지명이 최서준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 최서준이 자신을 독살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곧이어 최서준이 짜증스러운 듯 물었다.“드실 겁니까? 안 드시면 이만 가려고요.”검은색 알약은 그가 정제한 단약으로 일명 “소심단”이라 불리며,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데에 쓰이는데, 만약 경매에 가져간다면 한 알만 해도 수십억의 가치가 있다.“먹을게요, 먹겠습니다.”순간 다급해진 서장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얼른 그 알약을 입에 넣었다.곧이어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왜냐하면 이 검은색 알약은 조금도 징그럽지 않고, 이상한 냄새도 안 날뿐더러, 대신 일종의 독특한 약 향기가 났기 때문이다.“아빠...”서주연은 조금 불안했다.단약은 복부에 들어가자마자 한 줄기 열기가 되어 서장호의 사지와 백골, 그리고 오장육부 속으로 밀려들었다.다음 순간, 서장호는 자신의 호흡이 훨씬 느려지고 강력해졌으며, 가슴의 병도 눈에 띄는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엉겁결에
최서준은 귀찮은 듯 전화를 끊더니 바로 회사로 향했다.오민욱은 오늘 유달리 일찍 출근했다. 그는 최서준과 통화를 마친 후 입이 찢어지라고 웃더니 회사 동료들을 향해 외쳤다."재밌는 구경 할 준비들 해.""혹시 최서준이 지금 온대?"곽정원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그래, 곧 회사에 도착할 거야."오민욱은 비릿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오늘 그 자식 꼭 이 회사에서 내쫓아 버릴 거야.""난 벌써 기대돼."잔뜩 흥분해 어깨를 들썩이는 곽정원의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지었다.오민욱은 진아영을 향해 말했다."아영아, 최서준 책상에 있는 물건들 다 버려줘."진아영은 신이 나서 최서준 책상으로 가더니 위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다 쓰레기통에 버렸다.얼마 안 가 최서준이 사무실에 도착했고, 그는 쓰레기통에 가득 담긴 자신의 물건들을 보더니 굳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이거, 누가 이런 거예요?"그 말에 진아영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고개를 숙이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내가 그랬어요."그때 오민욱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당당하게 말했다."어차피 최서준 씨는 곧 그만 둘 거라서 내가 미리 물건 정리 좀 해줬죠.""맞아요. 곧 해고당할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좀 웃기잖아요?"진아영은 오민욱이 나서는 걸 보더니 용기라도 생긴 듯 얼른 말을 보탰다."내가 곧 해고 될 거라고 누가 그래요?"최서준의 말에 곽정원이 그를 한껏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어제 민욱이와 한 내기 잊었어요? 화장품 천만 세트 팔지 못하면 그만두기로 한 거. 겁나서 없던 일로 하고 싶나 봐요?"곽정원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에서 비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진아영도 같이 웃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그를 향해 말했다."없던 일로 해줘도 되는데 그 대신 민욱이한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요. 혹시 알아요? 그러면 민욱이가 최서준 씨를 딱하게 여겨서 봐줄지.""그거 좋네. 최서준 씨 잘 생각해봐요. 요즘 새 직업 찾는 게 쉽지 않은 거 알죠?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