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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순식간에, 날씬하면서도 볼륨감 있는 몸매가 드러났다.

눈을 감은 예쁜 여인은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고 한 쌍의 탐스러운 봉우리가 푸딩처럼 오르락내리락 흔들거렸다.

최서준은 눈꺼풀이 움찔하더니 일어나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바닥의 목욕 수건이 다시 그녀를 감쌌다.

“뭐 하는 겁니까?”

설이는 눈을 뜨고 몸에 걸쳐진 목욕 수건과 또 자신을 등지고 있는 최서준을 보았다. 작은 얼굴은 조금 창백하게 변했다.

“최 선생님, 제가 마음에 안 드는 건가요?”

“10분의 시간을 줄 테니 옷을 갈아입거나 가세요.”

최서준은 한마디를 던지고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10분 후, 방안에서 설이의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됐어요...”

최서준은 방에 들어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전백만이 시킨 거예요?”

설이는 안색이 바뀌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

“최 선생님, 제발 제 외삼촌을 탓하지 마세요. 제가 원한 거예요. 그와는 상관없어요.”

“그래요?”

최서준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는 단지 처음 만났을 뿐인데, 당신은 나에게 이런 수작을 부리네요. 제게 첫눈에 반했다고 말하려는건 아니죠?”

설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계속 속이면 미움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최 선생님, 제 외삼촌이 저에게 암시한 것은 맞지만 모두 제가 원한 것이에요.”

“어릴 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는데 외삼촌이 저를 키워주시고 대학도 보내주셔서 제가... 단지 그에게 보답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에게 보답할 수 있지만 아까처럼 할 필요는 없잖아요?”

최서준은 표정이 좀 누그러졌다.

설이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외삼촌이 다른 사람과 이장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데 지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구렁텅이에 빠질 거예요.”

“외삼촌이 당신들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걸 보고 거물일 거로 생각했어요. 만약 외삼촌이 흑운리 이장이 되는 것을 지지해 주신다면, 저는 무엇이든지...”

듣고 나자 최서준은 웃픈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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