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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두 여인이 싸우고 있을 때 최서준이 짐가방 하나를 안고 내려왔다.

사실 그냥 생활용품이라면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겠지만, 노인이 죽기 전에 그에게 물려준 물건을 모두 김지유의 집에 두었기에 그는 특별히 그 문건들을 챙기러 돌아온 거였다.

최서준은 김지유를 한번 보고 머리를 돌려 주하은에게 말했다.

"주하은 씨, 휴지와 립스틱 있으면 빌려줘요."

주하은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에게 건네줬다.

최서준은 립스틱으로 휴지에 주안령액 미용 레시피를 적었다.

수행계에는 주안단이 존재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복용하면 죽는 그 날까지 늙지 않고 영원히 그 얼굴을 보존할 수 있었다.

최서준이 쓴 것은 바로 주안단의 새로운 레시피와 미용으로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효과였다.

다 쓴 후, 최서준은 휴지를 김지유에게 건네주었다.

"우리도 안면이 있는 사이이고, 그동안 챙겨줘서 고마워. 너에게 줄건 따로 없고 이건 미용 레시피야. 이거면 너희 회사가 남양시 화장품 시장 전체를 휩쓸 수 있을 거야."

김지유가 휴지를 건네받지 않자 그는 하는 수 없이 휴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물건을 안고 주하은과 함께 떠났다.

그녀는 마치 석화처럼 제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최서준과 주하은이 멀어진 후에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탁자 위에 레시피가 적힌 휴지를 찢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휴지는 어쨌든 최서준이 그녀에게 남겨준 거였기에 휴지 한 장이었지만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최서준이 휴지에 적어준 레시피로 남양시에서 화장품 시장을 휩쓸 수 있다는 말을 그녀는 믿지 않았다.

'주하은의 말이 말아. 나, 김지유는 친구를 나쁘게 보는 사람이야. 그리고 난 이기적이야. 마음속에 분명히 도담이가 있는데 최서준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야. 잘 가, 최서준. 지금부터는 스스로 잘 챙겨야 해. 너와 주하은이 행복하기를 바랄게.'

김지유는 눈물을 훔치고는 천천히 문을 닫았다. 쓸쓸한 그림자가 등불 아래에서 길게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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