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필이 최서준을 데리고 차에서 내리자 목에 큰 금목걸이를 한 민머리 남자가 얼른 다가왔다. “주 어르신께서 흑운리에 오시다니 전 씨의 영광입니다.”“전 선생 별말씀을요. 이번에 저희가 무작정 찾아왔는데 신세 좀 지겠습니다.”주동필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주하은은 뒤에서 최서준을 향해 속삭였다. “최 선생, 이 사람은 전백만이고 흑운리의 갑부예요. 흑운리의 이장과 이장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주씨 가문의 힘을 빌리려고 하고 있어요.”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여 이해했다는 것을 표시했다.이때 주동필이 전백만에게 최서준을 소개했다.“전 선생, 이분은 최 선생입니다, 우리 주씨 집안의 귀한 손님이에요.”전백만은 즉시 다가가서 최서준의 두 손을 다정하게 잡고 친숙한 미소를 지었다.“최 선생이군요. 어쩐지 처음 뵙자마자 친척을 만난 것 같이 친근하더라니.”최서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는 다시 자기 손을 빠르게 거두었다. 동작이 끝날 때까지 조금도 악감정을 느끼지 못했다.최서준은 남몰래 고개를 끄덕였다.이 전백만의 말과 행동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흑운리의 갑부가 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여러분, 저를 따라 들어오세요. 연회석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전백만이 앞장서서 주인의 신분으로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들어가려고 했다.“주 어르신, 들어가서 드시지요. 저는 근처를 구경할 생각입니다.”최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최 선생이 식욕이 없으시다니 흑운리를 구경시켜 드리겠습니다.”전백만은 빙긋 웃더니 곧 손을 뻗어 청순한 용모의 소녀를 불러들였다. “설이야, 최 선생을 잘 대접해, 소홀히 해서는 안 돼.”설이라는 소녀는 그의 말을 알아들은 듯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네, 외삼촌.”그녀는 쭈뼛쭈뼛하며 최서준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최 선생님, 제가 먼저 호텔에 가서 짐 정리를 하고 구경시켜 드리겠습니다.”“그럼 잘 부탁해요.”최서준은 빙긋 웃으며 그녀를 따라 떠나려는데, 문득 옆에 서안나가
순식간에, 날씬하면서도 볼륨감 있는 몸매가 드러났다.눈을 감은 예쁜 여인은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고 한 쌍의 탐스러운 봉우리가 푸딩처럼 오르락내리락 흔들거렸다. 최서준은 눈꺼풀이 움찔하더니 일어나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바닥의 목욕 수건이 다시 그녀를 감쌌다.“뭐 하는 겁니까?”설이는 눈을 뜨고 몸에 걸쳐진 목욕 수건과 또 자신을 등지고 있는 최서준을 보았다. 작은 얼굴은 조금 창백하게 변했다.“최 선생님, 제가 마음에 안 드는 건가요?”“10분의 시간을 줄 테니 옷을 갈아입거나 가세요.”최서준은 한마디를 던지고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10분 후, 방안에서 설이의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왔다.“됐어요...”최서준은 방에 들어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전백만이 시킨 거예요?”설이는 안색이 바뀌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 “최 선생님, 제발 제 외삼촌을 탓하지 마세요. 제가 원한 거예요. 그와는 상관없어요.”“그래요?”최서준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는 단지 처음 만났을 뿐인데, 당신은 나에게 이런 수작을 부리네요. 제게 첫눈에 반했다고 말하려는건 아니죠?”설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계속 속이면 미움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최 선생님, 제 외삼촌이 저에게 암시한 것은 맞지만 모두 제가 원한 것이에요.”“어릴 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는데 외삼촌이 저를 키워주시고 대학도 보내주셔서 제가... 단지 그에게 보답하고 싶을 뿐이에요...”“그에게 보답할 수 있지만 아까처럼 할 필요는 없잖아요?”최서준은 표정이 좀 누그러졌다. 설이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외삼촌이 다른 사람과 이장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데 지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구렁텅이에 빠질 거예요.”“외삼촌이 당신들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걸 보고 거물일 거로 생각했어요. 만약 외삼촌이 흑운리 이장이 되는 것을 지지해 주신다면, 저는 무엇이든지...”듣고 나자 최서준은 웃픈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계집
“뭐? 벽돌 다섯 장을 한주먹에 깨부순다고?”곽정원과 진아영이 놀랐다. “벽돌 다섯 개를 깨뜨리는 게 뭔 대수에요. 사부님의 번개권은 모두 5중대인데, 만약 동시에 5중대를 쏘면 진기로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강태우가 자랑하듯 말했다.“세계 복싱왕 주석림 알죠? 주석림도 사석에서 스승님과 겨뤘는데 아쉽게도 스승님의 번개권 두 번째도 받지 못하고 쓰러졌어요.”“헐!”“대박!”오민욱 세 사람은 놀라서 계속 감탄사만 퍼부었다.“강 형님, 마 대사의 자랑스러운 제자시니 형님도 대단하겠지요?”진아영이 숭배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럭저럭 괜찮아요.”강태우는 겸손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오미욱은 더욱 경외심을 가지고 입을 열었다.“태우 형님, 저에게는 최서준이라는 원수가 있어요. 이 자식이 스스로 약간의 힘을 쓸 줄 알고 돈이 조금 있다고 우리를 자주 괴롭혀요. 그를 좀 혼내줄 수 있을까요?”“그건 아니죠. 제 사부님이 일반인을 괴롭히지 말라고 하셨어요.”강태우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한 손이나 다리만 부러뜨리면 돼요.”오민욱은 다급해져서 다시 말했다. “형님이 승낙하기만 하면 사후에 2억 원의 사례금을 줄게요.”“좋아요. 제 친구니까 한 번 도와드리죠.”강태우는 가슴이 뛰었지만 입으로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네, 네, 네, 감사합니다.”오민욱은 흥분해서 크게 웃었는데 입가에 악독한 기운이 풍겼다. 최서준!딱 기다려!곽정원과 진아영 역시 최서준의 처참한 최후를 본 듯 감격에 겨워했다.탁!갑자기 진아영이 실수로 젓가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녀는 허리를 굽혀 주운 후, 눈길이 아래 거리를 훑더니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진아영, 왜 그래?”오민욱이 의식적으로 물었다.진아영는 손을 뻗어 아래의 그림자를 가리켰다. “빨리 와서 저 사람 봐봐. 최서준 아니야?”오민욱과 곽정원이 급히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이내 설이와 함께 서 있는 최서준을 보았다.“이놈의 자식!”오민욱은 얼굴이 굳어지
최서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뒤를 돌아보니, 네 사람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한쪽 술집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선두에는 오민욱, 진아영, 곽정원 세 사람이 있었고 그들 뒤에는 우람한 청년이 따라오고 있었다.“가요.”최서준은 귀찮아서 이 세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설이에게 한마디 하고 떠나려고 했다.그러나 강태우는 한발 앞서 그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당신이 최서준인가요?”“당신은?”최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최 씨 네 이놈, 눈이 멀었구나. 우리 태우 형님도 모르다니.”“잘 들어, 우리 강태우 형님은 남양시 번개권 마보국 대사의 수제자야.”“태우 형님, 제가 말한 최서준이 바로 이 녀석입니다.”그는 손을 뻗어 최서준을 가리켰다. “번개권이든 로켓권이든, 들어본 적 없으니 비켜요. 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요.”최서준이 귀찮은 듯 말했다. “태우 형님, 이놈은 형님도 안중에 없네요.”오민욱은 대뜸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이놈이 미쳤구나.”강태우는 차갑게 최서준을 주시하며 분노하여 말했다.“듣자 하니 싸움을 잘 한다던데 한번 겨뤄볼래요?”그는 손가락 마디를 우두둑 우두둑 꺾으며 말했는데 콩 볶는 소리 같았다. 그런데 웬걸, 최서준은 차갑게 한번 보더니 말했다. “개미 새끼.”그리고.최서준은 바로 손을 뻗어 그를 밀치고 설이를 끌고 떠났다.강태우의 안색은 눈에 보이게 어두워졌고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개미 새끼!이 단어는 그를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모욕도 주었다.오민욱은 콧방귀를 꼈다.“태우 형님, 이제 제 말을 믿으시죠.”강태우는 씩씩거렸다. “먼저 이놈을 좀 설치게 놔둬요. 흑운리를 떠난 후에 상대하겠어요. 그때 개처럼 내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거예요.”이 말이 나오자 오민욱 세 사람은 흥분하여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흑운리 서쪽에는 거대한 체육관이 하나 있는데 약 축구장만 한 크기이다.이곳은 흑운리가 매년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곳이다.최서준이 설이를 따라 체육관 입구에 도착했을 때 마침 주하은과 주
전백만은 다시 까무잡잡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옹성주, 당신이 어떻게 일했으면 귀한 손님에게 이런 일이 생겼어요?”“허허, 그거는 당신이 걱정 안 해도 돼요.”옹성주는 차갑게 웃으며 조훈 등을 데리고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양측은 진작에 총구를 서로 겨누고 있어서 전백만도 화내지 않았다. “주 어르신, 다음은 어르신께 달려 있어요.”주동필은 고개를 끄덕이고 사람들을 데리고 체육관으로 걸어 들어갔다.들어간 후 최서준은 안에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링이 있는 것을 보았다.아래쪽에는 관중석이 줄지어 놓여 있어 적어도 수천 명이 앉을 수 있었다.지금 무대 위에는 웃통을 드러낸 두 남자가 주먹과 살을 맞대고 겨루고 있었다.최서준은 주동필을 따라가지 않고 자리를 잡고 앉아서 링 위의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보았다.설이가 다가와 소개했다. “최 선생님, 이것은 몸풀기예요. 정식 토너먼트까지 아직 십여 분 남았어요.”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려고 할 때 옆에서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우 형님, 여기 앉아요.”오민욱 세 사람이 강태우를 데리고 공교롭게도 최서준 옆에 앉은 것을 발견했다. “우리가 또 만날 줄은 몰랐네요.”강태우는 앉아서 최서준을 향해 차갑게 웃었다.“설이 씨, 우리 가요.”최서준이 이 파리들에게서 떨어지려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오민욱이 그를 불러 세웠다. “최 씨, 왜요, 두려워요?”“제가 두려워할 것이 뭐가 있겠어요?”“당신은 우리 태우 형님이 복수할까 봐 두려워서 감히 함께 앉지 못하는 거죠.”오민욱은 아니꼽게 말했다. “오 도령의 말이 맞아요. 당신이 남자라면 도망가지 말고 앉아요.”진아영이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강태우는 곧 경멸하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두 번 절을 하고 당신이 방금 한 말에 대해 사과한다면 따지지 않을게요.”“그럼, 여기 앉겠습니다.”최서준이 다시 앉았다.강태우는 그의 행동이 못마땅한지 링 위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다음에 또 이러면 죽여 버릴 거야.”최서준의 단호한 말에 오민욱 등 사람들은 멍해졌고 진아영은 입을 틀어막았다. 몇 번이나 모진 말을 하려고 했으나 결국 한 글자도 내뱉지 못했다.말투를 보니 장난이 아닌 듯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를 화나게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강태우는 비록 최서준이 두렵지는 않았지만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었기에 짧게 한마디 했다.“이 자식, 난 널 기억해 뒀어.”최서준은 그들을 무시하고 고개를 돌려 설이에게 말했다.“설이 씨, 괜찮아요?”“네, 괜찮아요.”설이는 눈물을 닦으면서 고개를 저었다.이때 현장이 갑자기 떠들썩해졌다.“저기 좀 봐요. 옹성주 이장님이 오셨어요!”“그뿐만이 아니라 흑운리 갑부 전백만도 왔어요.”“...”사람들은 서둘러 시선을 들었다. 두 개의 파벌이 현장의 양측 통로로 걸어오고 있었다.왼쪽은 흑운리 이장 옹성주였고 그의 뒤에는 조훈 등 사람들이 있었다.오른쪽은 흑운리 갑부 전백만이었고 뒤에는 주동필과 주하은 등 사람들이 따르고 있었다.“이상하네. 예전에 옹성주 이장과 전백만은 모두 대회에 참석하긴 했었지만 뒤에 저렇게 많은 사람을 대동한 적은 없는데.”“헤헤, 다들 모르죠? 올해 대회는 다른 때와 달라요. 전백만 씨는 이장 자리를 탐내고 있고 옹성주 이장은 연임을 원해서 올해 이 대회로 누가 이장이 될지 결정할 거래요.”“두 사람은 각각 남양시 재벌 조씨 가문과 주씨 가문을 데려왔어요. 두 사람 다 이장 자리를 위해 외력을 빌리기 시작한 거죠.”“세상에, 그러면 올해 대회는 예전보다 훨씬 더 재밌겠네요.”“그렇죠. 조씨 가문과 주씨 가문 모두 고수를 데려왔다고 들었어요. 이건 전백만과 옹성주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조씨 가문과 주씨 가문이 우리 흑운리에서 원한을 풀려는 하는 거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죠.”“어머나, 조씨 가문과 주씨 가문을 제외하고 남양시의 다른 재벌들도 왔네요. 도씨 집안, 김씨 집안, 손씨 집안...”사람들 사이에서 사정을 아는 한 사람이 설
최서준은 당황했다. 그는 강태우가 갑자기 자기를 거론할 줄은 몰랐다.“최 대사님?”오직 오민욱만 안색이 달라져서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설마 최근 소문 속의 주먹 한 방에 무도 고수를 때려죽이고 천둥을 조종할 수 있다는 최 대사님 말이에요?”그의 아버지는 천성 레스토랑의 사장으로서 남양시의 거물들을 자주 접대했기에 당연히 최서준에 관한 소문을 알고 있었다.“맞아요.”강태우는 경멸에 차서 웃으며 말했다.“우리 스승님은 이번에 주씨 일가의 최 대사님을 상대하러 온 겁니다.”“태우 씨, 그 최 대사님은 천둥도 조종할 수 있다고 하던데 마 대사님이 그의 상대가 될까요?”오민욱은 믿기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천둥을 조종할 수 있다고요?”강태우는 같잖다는 얼굴로 말했다.“그건 그저 과장된 것뿐이에요. 사람이 어떻게 천둥을 조종할 수 있겠어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오민욱은 무척 긍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말했다.“태우 씨, 잠시 뒤에 마 대사님의 멋진 모습을 잘 봐야겠어요.”“그래요. 저희 스승님의 실력을 볼 수 있다는 건 여러분들에게도 엄청난 행운이니까 눈 크게 뜨고 잘 보세요.”강태우는 점점 더 자신만만해졌다.그가 흥이 나서 말하고 있을 때 최서준이 차갑게 코웃음쳤다.“이 자식, 뭘 웃는 거야?”강태우는 곧바로 화를 내며 그를 바라보았다.최서준은 냉소했다.“당신 스승님이 무공을 전혀 못 한다고 한다면 믿을래요? 조금이라도 실력이 있는 사람은 당신 스승님을 반쯤 죽일 수 있을 거예요.”“헛소리하지 말아!”강태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감히 우리 스승님을 얕보는 거야?”“그러니까요. 최서준 씨, 당신은 우리 형님의 도전도 감히 받아들이지 못했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마 대사님의 실력을 의심하는 거예요?”오민욱은 경멸에 찬 표정이었다.최서준은 고개를 젓더니 천천히 손가락 세 개를 내밀었다.“세 번. 세 번 공격하면 당신 스승님은 바닥에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할 겁니다.”“당신!”강태우는 화가 나서 눈까지
마보국은 서서히 두 눈을 뜨면서 덤덤히 말했다.“조 가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나선다면 반드시 이길 겁니다.”“알겠습니다. 올라가시죠.”조훈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마보국이 멋지게 무대 위로 올라갈 거라고 기대하는 와중에 마보국은 뒷짐을 진 채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링 위로 올라갔다. 기교라고는 전혀 없었다.사람들 사이에서 실망한 듯 탄식이 이어졌고 오민욱 등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강태우는 그 모습을 보고 머쓱한 얼굴로 변명했다.“콜록콜록, 제 스승님은 겸손한 편이에요.”“이해합니다. 마 대사님은 고수니까요. 고수들은 오히려 담백한 편이죠.”오민욱이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죠. 이럴수록 마 대사님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죠. 저 도사는 마 대사님의 발끝에도 못미칠 거예요.”곽정원과 진아영도 서둘러 맞장구를 쳤고 강태우는 그제야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최서준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자식, 잠시 뒤에 눈 크게 뜨고 잘 봐. 우리 스승님께서 얼마나 대단하신지 말이야!”“보고 있는데.”최서준은 우습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강태우는 코웃음치더니 고개를 돌려 다시 링을 바라보았다.“지금부터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옹성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장의 분위기가 고조되었다.오장부는 자신에게서 열 걸음 정도 떨어진 마보국을 바라보면서 예를 갖춘 후 입을 열려고 했는데 마보국이 먼저 선수를 쳤다.“당신은 내 상대가 되지 않아. 어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좋을 거야.”오장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우리는 아직 맞붙지도 않았는데 내가 당신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안 거지?”“당신들 같은 도사들은 매일 도관에서 죽을힘을 다해 연습만 하지. 그런 건 소용이 없어. 그러니 인정하는 게 좋을 거야.”마보국은 한 손을 등 뒤로 가져가면서 고수인 척했다.“난 당신들과는 달라. 난 세 살 때 무공을 배우기 시작해 이미 60여 년간 실력을 쌓아와서 무공이 뛰어나지.”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