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0화 미끼를 내던지다

그 뒤로 권하윤의 목소리는 모두 남자의 손에 갇혀 새오 나오지 못했다.

장소에 대한 불안함과 갑자기 민친 듯 달려드는 민도준에 대한 두려움이 한데 겹쳐 생리적인 눈물이 끝내 폭발했다.

작은 흐느낌 소리가 흔들리는 차체 때문에 흩어져 가련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오늘 민도준은 귀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밖을 힐끗거리더니 권하윤의 입을 막았던 손을 떼며 그녀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때 갑자기 멀리서 불빛이 구석을 비춰왔고 가뜩이나 잔뜩 긴장했던 권하윤은 마치 뭍에 꺼내진 물고기처럼 팔딱거리다가 끝내 힘이 빠져 의식을 잃었다.

다행히 주차 구역을 찾는 차였기에 주위를 대충 살피다가 자리가 없자 바로 떠나버렸다.

민도준은 눈물범벅이 된 권하윤을 힐끗 보더니 더 이상 계속하지 않고 옷을 입혔다. 그러고는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진 그녀를 차에서 안아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안.

민도준은 뭔가를 발견한 듯 한 곳을 힐끗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하, 역시나.’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서 그의 의미심장한 미소도 함께 문 사이로 사라졌다.

점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던 구석진 곳의 검은 그림자는 가죽장갑을 낀 손을 꽉 그러쥐었다.

-

정신을 차린 권하윤이 가장 먼저 한 건 자기 몸을 검사하는 거였다.

그리고 있지 말아야 할 것이 보이지 않자 그녀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무서워?”

장난기 섞인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권하윤은 그제야 자기가 누워있는 맞은 켠 소파에 앉은 민도준을 발견했다.

하지만 아까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그와 한마디도 섞고 싶지 않아 자기를 덮고 있던 외투를 걷어내고 아무 말 없이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런데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남자의 두 팔이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화났어?”

이윽고 남자는 그녀를 자기 쪽으로 돌리며 그녀의 코를 쥐고 흔들었다.

“아까는 장난친 거야. 화내지 마. 응?”

권하윤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에 반해 민도준은 사람 하나 괴롭혀 죽여야만 끝내려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