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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7화 슬픈 멜로디(75)

병실에서 준호는 짐을 정리해서 병원에서 나가려고 준비하는 중이었다. 준호는 이불을 개고 커튼을 열려고 하는데, 시선이 길 쪽에 고정이 되었다.

길옆에 한 여자가 모자를 쓰고 얼굴을 반 가렸으며 너른 후드티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 여자의 다리는 길고 가늘었다.

‘이 여자 왜 고은지랑 이렇게 닮았지?’

이때 준호는 여자의 손에 들고 있는 큰 주머니에 적혀 있는 시장의 표시를 보고 전에 간호사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이번 한 주간 큰 시장이 열려서 주변의 각 마을에서 사람들이 와 물건을 사 간다고 했었다. 그래서 준호는 이 여자도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고은지를 너무 찾아다녀서 헛것이 보이나? 근데 왜 이렇게 익숙하지?’

이때 차 경적이 들리고 여자가 고개를 돌리자, 준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고은지!”

머리가 채 반응하지 못했는데, 준호는 이미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준호는 자신의 거친 숨소리와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준호는 어렵게 찾은 은지를 다시 놓치고 싶지 않았다.

병실에서 거리까지 준호는 2분도 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준호가 은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을 때, 차가 이미 떠나버린 상태였다.

“고은지!”

준호의 소리는 뒤에서 오고 있던 버스의 경적에 뭍혀버렸고 준호는 차가 떠나가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긴박한 상황 속에 준호는 차 번호판을 찍었다.

차 번호를 수색하자, 그 차는 무진에 소속된 차였다.

‘고은지가 무진에 있어!’

준호는 한시도 기다리기 힘들어 병실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무진으로 가려고 했다.

병실에서 나오는데, 간호사와 마주쳤다. 준호는 갑자기 무엇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려 간호사에게 물었다.

“전에 무진 사람이라고 하셨던가요?”

간호사는 준호가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알아봐 준 줄 알고 대답했다.

“네, 제가 전에 드렸던 차가 저희 집 쪽에서 생산한 거예요. 사실 그 차...!”

“알아요, 간호사님께서 파는 게 집쪽에서 나온 거 맞죠? 전 그냥 요즘 무진에 새로온 사람 없는지 물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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