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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너무 높은 곳에 있어요

멈칫한 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뜩 도준이 보지 못할 거라는 것을 인지하자 다시 입을 열었다.

“잠이 안 와요. 혹시 나 때문에 깼어요? 방해되니 전 객실에서 잘게요.”

말을 마친 하윤이 막 일어서려고 할 때, 도준이 갑자기 팔을 뻗어 하윤을 제 품에 끌어안더니 그녀의 어깨에 턱을 기댔다.

“이미 깼는데, 늦었어.”

하윤은 움직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곧장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왜? 내일 어머니 만날 생각에 너무 설레어 잠이 안 와?”

조롱 섞인 한마디가 하윤은 왠지 불편했다.

“지금 제가 유치하다는 거예요?”

도준은 하윤의 고개를 제 쪽으로 돌려 장난치듯 말했다.

“그럴 리가. 나도 내일 장모님 만날 생각에 흥분돼. 만약 나 마음에 안 들어 곤란하게 하면 어떡해?”

도준과 가까이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게 무색하게도 이 말에 하윤은 끝내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그 웃음도 곧장 거두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감히 그러지는 못할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도준의 눈에 짜증이 드리우더니 목소리마저 가라앉았다.

“꼭 그렇게 말해야겠어?”

“사실을 말한 거잖아요. 우리 같은 일반인한테 도준 씨는 높은 곳에... 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도준은 하윤의 겨드랑이 밑에 손을 넣어 번쩍 들어 올렸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듯한 동작에 하윤은 순간 부끄러워졌다.

“당장 내려줘요.”

한참 동안 눈을 뜨고 있어 이미 어둠에 익숙해진 터라, 도준의 입고리가 미세하게 말려 올라간 것이 보였다.

“이제 자기가 나보다 더 높은 곳에 있지? 앞으로 내 머리 꼭대기에 있어.”

하윤은 그대로 멈춰 도준을 위에서부터 쭉 훑어봤다.

사실 도준이 요즘 저에게 맞춰주고 참아주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한 건 아니다. 솔직히 순종적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다른 모순이었다면 진작 도준에게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은 건 아버지다. 어릴 때부터 가르침을 주고 아껴주고 사랑하며 딸 행사라면 꼭 참석하던 아버지.

기억을 떠올리자 또다시 중력감이 가슴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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