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0화 선수 성연신

성연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매력적인 목소리로 차갑게 얘기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송준은 기분 나쁘게 웃으며 얘기했다.

“다른 뜻이 아니라 그냥 귀띔해 주는 거야. 오늘 오후에 네 아내를 찾아온 남자가 하는 얘기를 들었거든. ‘우리’의 아이를 위한 옷을 준비했다던데, ‘우리’라는 단어가 너무 잘 들려서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성연신은 바로 통화를 끊었다.

그리고 차갑게 회사 문 앞의 쓰레기통을 쳐다보았다.

심지안은 성연신의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멈춰서서 몸을 돌렸다.

노을 아래서, 성연신의 몸에는 주황색 빛이 쏟아졌다. 곧게 뻗은 코에는 그늘이 졌고 깊은 눈은 감정을 알 수 없었으며 얇은 입술을 꽉 다물고 있었다.

옆에서 보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심지안이 물었다.

“무슨 생각 해요?”

진현수의 선물을 던져버린 것으로 풀리지 않은 건가? 다시 곱씹는 건가?

성연신이 드디어 시선을 심지안에게로 돌렸다. 빛을 등지고 선 성연신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진현수랑 마지막으로 언제 만났어요?”

고개를 갸웃거리던 심지안이 대답했다.

“아마도 4, 5개월 전에요. 갑자기 그건 왜요?”

성연신은 말을 하지 않더니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와 얘기했다.

“아니에요. 얼른 가요. 저녁에 뭐 먹을래요? 요리사한테 얘기해 놓을게요.”

“연어 먹고 싶어요.”

“알겠어요.”

돌아가는 길, 심지안은 연습할 겸 운전을 하겠다고 했다.

신호등 앞에 멈춰서니 오픈카를 탄 한 노란 머리 남자가 성연신을 향해 중지를 내밀며 얘기했다.

“호스트바 놈.”

성연신은 바로 차갑게 물었다.

“뭐라고?”

“여자한테 빌붙는 놈!”

남자는 여전히 성연신을 보며 멸시했다. 하지만 심지안을 보며 부드러운 시선을 보냈다.

“돈 많은 누나. 이런 자식 스폰하지마요. 관상을 딱 보니까 누나 돈 때문에 빌붙는 놈이에요.”

심지안은 재미있어서 웃음을 터뜨렸다.

“왜 이 사람이 빌붙는다고 생각해요?”

“누나가 돈이 많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비싼 차를 몰 수 없죠.”

노란 머리 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