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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김민수의 등장

고청민은 손을 뻗어 안경을 벗더니 눈을 열심히 비비고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임시연을 쳐다보았다.

“실례지만... 누구세요?”

화가 치민 임시연은 바로 고청민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성연신 앞에서 이미지를 챙겨야 했기에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날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

“죄송합니다만 그런 뜻이 아니에요.”

고청민은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가리키더니 웃으며 얘기했다.

“얼굴이 너무 부어서 누구인지 알아볼 수가 없네요.”

“풉...”

심지안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내 웃어버렸다.

고청민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임시연의 자존심을 갉아버리고 있었다.

임시연은 원래도 얼굴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고청민의 말까지 듣고 나니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어제 누구를 때린 건지 기억도 안 나요?”

임시연은 이를 꽉 깨물고 고청민에게 물었다.

“다른 사람을 불러와서 알려줄까요? 어차피 어제 지나가는 행인이 다 봤어요. 증인을 불러와요?”

성연신을 찾아온 임시연은 준비성이 철저했다.

이제는 웃을 수가 없어 심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설마 임시연의 말이 진짜인가.

김슬비는 의기양양해져서 얘기했다.

“증인이 바로 아래에 있어요. 지금 당장 불러올 수 있어요.”

고청민은 당황하지 않고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

“성 대표님이 오늘 절 부른 이유가 임시연 씨의 복수를 해주기 위해서예요?”

그 말을 들은 심지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성연신은 심지안을 위한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사실은 고청민의 말이 맞았다.

고청민을 불러온 건 임시연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뜻이니까.

성연신은 손에 든 펜을 규칙적으로 돌리며 사회자처럼 중앙에 앉아있었다.

“이유는 궁금해할 것 없어요. 일단 해명부터 해요.”

“저는 해명할 게 없어요. 한 게 없으니까요. 증인을 불러요.”

임시연은 고청민이 이렇게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김슬비를 향해 눈짓했다.

김슬비는 바로 내려가서 사람을 데려오려고 했다.

김슬비가 떠나자마자 고청민은 코를 매만지더니 재채기를 하고 사람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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