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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아버님, 화내지 마세요. 제가 준호 씨를 잘 타일러 볼게요.”

이성일이 버럭 화를 내자 양은지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리기 시작했다.

미래의 며느리 앞에서 더이상 화를 내며 추태를 보일 수도 없는지라 이성일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푹 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준호야, 너 은지에게 잘해라. 은지가 너보다 훨씬 똑똑하고 학력이 높아. 앞으로 은지가 널 도우니 나도 마음이 놓이는구나.”

이준호도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민혁은 이 말속에서 조금 다른 뜻을 느꼈다. 이성일이 이준호에게 하는 말들은 마치 뒷일을 맡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 며느리는 이성일이 못난 아들을 보필하기 위해 성심성의껏 고르고 또 고르며 선택한 사람이기에 양은지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듯하다.

그때 이민혁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

“이 사장님, 너무 비관하지 마시고 궁지에 몰릴 때까지 몸을 바르게 하고 자연히 흘러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허허, 그런 말도 할 줄 알아?”

양승수가 고개를 돌려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난 이성일의 얼굴을 봐서 자네를 여기에 앉게 내버려 둔걸세. 그러니 내 앞에서 쓸데없이 입 놀리지 말아. 주현산장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아둬야 할 거야.”

이민혁은 그저 피식 웃으며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양승수가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네 이놈, 지금 이게 무슨 뜻이냐?”

이민혁이 입을 열려던 찰나, 문밖에서 하인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왕씨 가문 총지배인 김일우 님을 모십니다.”

모두 입구를 향해 시선을 돌리자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선한 인상을 지닌 중년 남성이 두 사람을 데리고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김일우는 건물 안에 들어서자마자 선한 웃음을 지니며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정말 죄송합니다. 차가 막혀서 조금 늦었는데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

김일우는 말투가 매우 정중하고 예의가 있어 마치 선하고 돈이 많은 상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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