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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그때, 이성일이 씁쓸하게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그만 말하고 앉아.”

이성일은 자기 아들의 체면을 더 깎기 싫었다. 하여 어쩔 수 없이 빨리 입을 다물고 자리에 앉도록 한 것이다.

이준호 역시 누가 봐도 승복하지 못한다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별다른 말도 할 수 없는지라 이민혁과 양은지를 데리고 아버지의 옆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성일이 먼저 노인에게 말을 건넸다.

“어르신, 저희 애가 아직 철이 없어서 막말했습니다. 부디 마음에 담아두지는 말아주십시오.”

이 노인은 다름 아닌 전에 대원시에서 강호 제일인자인 양승수이다.

이성일의 말에 양승수는 그저 싱긋 웃으며 답했다.

“괜찮네. 아직 아이일 뿐인데 뭘.”

이준호도 이제야 20살이니 그들의 눈에는 어린아이나 다름없었다.

이성일도 마음속으로 계속하여 한숨을 내쉬었다. 맨손으로 사업을 일으켜 세우며 여러 풍파를 모두 겪어본 사람으로서 이성일 역시 이번 일이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여 일부러 자기 아들은 휘말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오지 말라고 한 것인데 이 자식이 이토록 말을 안 듣고 멋대로 돌아온 것도 모자라 여기까지 쳐들어올 줄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한단 말인가?

그리고 아들이 고수라고 소개한 사람은 애초에 이성일의 안중에도 없었다.

이준호는 문화 수준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사기를 당했을지도 모를 정도이다. 이번에도 아마 누군가에게 매혹되어 적지 않은 돈을 사기 당했을 게 뻔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 이것들에 대해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다. 일단 눈앞에 들이닥친 관문부터 넘고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그때, 유성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어르신, 약속 시각이 이미 지났는데 왕씨 가문의 허세가 너무 큰 것 아닙니까?”

“서두르지 말게. 이제 십몇 분이 지난 거 아닌가. 조금 늦을 수도 있으니 우리가 조금 더 기다리면 그만이네.”

유성준도 콧방귀를 뀌며 더이상 별다른 말은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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