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성일도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민혁이 쉽게 김일우를 물리쳤고 광석도 돌려주겠다고 하고 양승수도 패배를 인정했지만 만약 이민혁이 떠나면 김씨 가문 사람들은 과연 그만두고만 있을까? 만약 그들이 다시 빼앗으러 온다면 이성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그래서 이성일은 이민혁의 태도는 떠보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 이민혁이 어느 정도까지 자기를 도와줄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아직은 남남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이성일이 다시 물었다.“대사님,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 일에 참여했으니 반드시 끝까지 책임질 것입니다. 김씨 가문 사람들이 곧 올 거라서 우리는 기다리면 됩니다.”이민혁인 이성일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금정석이 필요했기에 이성일을 안심시키면서 말했다.이 말을 듣자 이성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대사님, 만약 우리 가문을 도와 이 일을 철저하게 해결해 주신다면 대사님이 부르는 가격으로 드리겠습니다.”“허허, 그러면 그 대가로 광석을 주는 건 어때요?”이민혁이 웃으면서 말하자 이성일이 대답했다.“그것으로 모자라죠. 광석 외에도 400억을 더 드리겠습니다.”그 광석들은 이성일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화를 부르는 근원이었다. 이민혁이 광석을 가져간 것은 그의 번거로움을 덜어준 것이기에 전혀 보수가 되지 않아 돈을 더 주고 싶다고 말한 것이었다.400억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이는 이성일의 성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이민혁도 거절하려 하지 않았다.“먼저 일부터 해결합시다. 이건 나중에 말하죠.”“네네. 준호야. 얼른 주방장에게 최고급 연회를 준비하라고 말해. 오늘 대사님을 제대로 접대해야겠어.”이성일이 흥분하면서 말하자 이준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장에게 알렸다. 그러자 주방은 분주하게 준비를 시작했다.얼마 후, 요리들이 상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성일은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좋은 술을 꺼내 이민혁과 잔을 부딪쳤다.한편, 크게 다
“네.”김일우가 절을 하면서 대답했다. 김성훈은 일어나 자신의 침실로 돌아와 청색 도포를 갈아입고 허리춤에 띠를 매고 고풍스러운 옥패를 달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 이때 그는 예스러우면서 멋져 보였다.김일우는 이 모습을 보자마자 아첨하며 말했다. 하지만 김성훈은 차갑게 대답했다.“가자.”“가주님, 부하들 들은요?”김성훈은 김일우를 째려보면서 되물었다.“지금 내 실력을 의심하는 거야?”“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저는 그저 가주님의 기세를 돋구어주려고 한 말입니다.”김일우는 얼른 해석했다. 그러자 김성훈은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런 건다 필요 없어. 알겠어?”“네. 네.”김일우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저택을 떠나 김일우가 모는 차를 타고 이성일 집으로 향했다. 이때 이성일과 이민혁은 이미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마신 상태였다. 양은지와 김준호는 옆에서 시중들고 있었다.이성일은 이민혁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레 물었다.“그럼 한 병 더?”사실 이성일은 그를 더 마시게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에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만약 이민혁이 취하면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술을 반쯤 마시다 그만두기도 어색해서 조심스레 물어보았다.그러자 이민혁이 웃으면서 대답했다“가져만 오세요. 이 정도로 취하지는 않습니다. 취해도 괜찮아요.”이 술은 이성일이 거액을 주고 산 술이다. 모두 100년 이상 된 보물급 명주로서 맛이 진하고 풍부해서 이민혁도 좋아했다. 이성일은 어쩔 수 없이 한 병을 더 가져왔다.술을 여는 순간 하인이 당황하며 말했다.“사장님, 김씨 가문 가주와 김일우가 왔습니다.”이성일은 긴장한 표정으로 이민혁을 바라보자 그는 덤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들어오라고 하세요.”이민혁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인에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김성훈이 뚜벅뚜벅 걸어왔고 그 뒤에는 김일우가 따랐다.김성훈은 들어오자마자 술과 안주 한 상을 보더니 껄껄 웃으며 앉아 물었다.“이 사장, 손님이 왔
”푸하하학!”이민혁이 가소롭다는 듯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곧이어 얼굴에 남은 웃음기를 거둔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큰소리치긴... 당신이 대체 무슨 수로?”그 순간 김일우 잔뜩 성난 듯한 말투로 이민혁에게 따졌다.“이 자식이, 감히 우리 주인님 앞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굴어?”“왜, 참교육 한 번 더 해줘?”순식간에 살벌하게 변한 이민혁의 눈빛이 김일우에게로 향했다. 그런 이민혁의 시선을 느낀 김일우가 멈칫하더니 주춤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아마 조금 전 이민혁에게 크게 데인 듯했다.이민혁은 자신에게 잔뜩 겁을 먹은 김일우를 비웃었다. 그런 이민혁을 보고 화가 치밀어오른 김성훈이 언짢다는 듯 말했다.“이런 경우 없는 놈을 봤나, 살면서 너처럼 시건방진 놈은 또 처음 보네.”“그럼 오늘 만난 걸로 하죠?”이민혁이 여유롭게 웃으며 김성훈의 말을 받아쳤다.가볍게 코웃음을 친 김성훈이 뒷짐을 지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뭐든 직접 두 눈으로 보기 전까진 아무것도 못 믿는 법이지.”“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자리 좀 옮기죠, 여기서 얘기할 주제는 아닌 것 같은데.”이민혁이 간단하게 답했다.이민혁의 요구를 들은 김성훈이 동의한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지. 가급적이면 교외로 빠지는 게 어때? 쥐도 새도 모르게 너 죽여서 묻어버리게.”“글쎄요, 일단 가시죠.”이민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김성훈에게 앞장서라는 손짓을 했다.이곳은 시끄럽고도 번화한 시 중심지였다. 소란을 피우기엔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김성훈은 이민혁을 흘기며 차가운 냉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벗어나더니 자신의 차에 올라타 시가와는 멀리 떨어진 교외 쪽으로 운전을 시작했다.뒤이어 이민혁과 이성일도 차에 올라탔다. 이준호와 양은지도 뒤따라 차에 올라탔다. 둘을 발견한 이성일이 뒤늦게 말려보았지만, 곧 죽어도 따라가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통에 두손 두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네 명이 함께 올라탄
토계 마법 중 중급 법술에 속하는 토장벽을 사용한 것이다.이민혁에게 날아가던 ‘화염 장벽’이 토장벽이라는 기술로 생성된 방패에 막혀 엄청난 굉음을 냈다. 살벌하게 이글거리던 불덩어리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자 뒤이어 토장벽도 함께 자취를 감췄다.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한 김성훈이 이민혁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뗐다.“토계 마법도 하고, 능력 좋네.”한 분야의 마법만 숙달한 마법사도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 판국에 두 개 분야의 마법에 숙달했다는 건 천재가 아니고서야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별거 아닌데요, 뭐.”한 편, 그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이성일 일행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희열 어린 미소가 피었디. 김성훈의 법술도 강력한 것은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김성훈의 공격을 모두 막아낸 것으로 미루어보아 이민혁의 법술도 김성훈에게 꿀리지는 않는 듯했다. 그 믿음 하나로 이성일 일행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이민혁의 태연한 대답을 들은 김성훈이 비웃었다.“그렇다고 방심 하지는 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말을 이어나가는 중에도 김성훈은 끊임없이 손으로 주인을 맺고 있었다. 그의 몸을 타고 흐르던 영적 에너지가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강한 영적 에너지가 위압감을 풍기며 점차 널리 퍼졌다.그 순간, 이민혁이 서서히 손을 들며 얘기했다.“사상 뇌옥.”네 구의 뇌구가 김성훈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곧이어 나타난 뇌사슬들에 의해 한 데로 이어진 뇌구들이 김성훈을 옭아매기 위해 움직였다.하지만 그럼에도 김성훈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계속해서 열심히 두 손으로 주인을 맺고 있었다. 대단한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하는 듯 보였다.뇌사슬이 김성훈을 옭아매려 하는 순간 김성훈의 허리춤에 있던 옥패가 번쩍이며 빛나더니 김성훈을 옭아매려던 뇌사슬이 뇌구와 함께 사라졌다.“법술 면역인가?”이민혁이 놀란 기색을 보이며 외쳤다.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김성훈의 허리춤에 있던 옥패로 향했다.간악한 미소를 띤
김성훈이 차가운 냉소를 지으며 끊임없이 이민혁에게 화염 운석 공격을 퍼부었다. 이민혁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흥미로웠다.하지만 그 순간, 이민혁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영적 에너지가 그의 몸에서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는 게 보였다. 강력한 영적 능력에서 큰 위압감이 느껴졌다.그와 함께 이민혁의 방패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김성훈의 공격 범위까지 벗어나 모든 화염 운석들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그 광경을 목격한 김성훈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단순한 영경 수준의 마법사한테 어떻게 이런 끝없는 영적 능력이 있을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 없었던 김성훈이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김성훈을 본 이민혁이 비웃으며 얘기했다.“왜요, 이건 예상 못 하셨나 봐요?”“이게 말이 돼? 네가 대체 어떻게…. 설마 너, 성역 법사니?”김성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미친 듯이 소리쳤다.이민혁이 가볍게 살풋 웃으며 답했다.그러는 순간에도 김성훈의 화염 운석의 위력은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다.단순한 중급 법술이었지만 초반부터 영적 에너지는 지나치게 소모한 탓에 길어봐야 3분 정도밖에 버틸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김성훈의 화염 운석의 위력이 약해지는 것이 보였다.김성훈의 힘이 빠지는 것을 발견한 이민혁이 대놓고 김성훈을 조롱하듯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1분도 안 돼 점차 약해지던 화염 운석들이 아예 사라지자 이민혁도 번개 방패를 거두고 기진맥진해 그 자리에 놀란 눈으로 얼어붙어 있는 김성훈에게 천천히 걸어갔다.“너….”예상치 못한 패배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김성훈은 자신에게 천천히 걸어오는 이민혁을 노려보기만 할 뿐 말도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했다.김성훈의 앞까지 걸어간 이민혁이 두 손을 모았다. 번개 빛이 번쩍이며 엄청난 굉음과 웅장한 기세를 내뿜었다.“넌 내 털끝 하나도 못 건드려.”악에 받친 김성훈이 정신 나간 사람처럼 소리치며 두
그 순간, 화염에 휩싸인 거인이 등장했다. 화염에 휩싸인 거대한 체구 탓에 말도 안 되는 열기를 내뿜으며 이민혁에게 이성을 잃고 달려들기 시작했다.염마를 소환하는 데 성공한 김성훈은 그 자리에서 새빨간 피를 토하며 한참을 휘청이다 쓰러졌다.이미 영적 에너지를 다 소모해버린 김성훈은 자신의 모든 힘을 다 소진한 채 기진맥진해 있는 상태였다.그 순간, 이민혁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의 주먹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위압감을 풍기며 엄청난 힘을 품고 있는 불길이 솟았다.“하찮은 재주를 부려놨네.”이민혁의 엄청난 호통 소리와 함께 그는 순식간에 자신에게로 달려오던 염마의 앞으로 갔다. 불길을 내뿜고 있던 주먹을 힘껏 휘두르자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김성훈이 스스로 생명의 위협도 감수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소환해낸 염마는 이민혁의 주먹 한 방에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 김성훈의 영적 에너지로 변해 처참하게 사방으로 흩어졌다.이민혁은 이 기세를 몰아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김성훈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빠른 걸음으로 자신에게 걸어오는 이민혁을 보고 있던 김성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모든 기력을 소진해버린 그에게는 더이상 이민혁을 상대할 수 있는 이렇다 할 방도가 없었다.눈 깜빡할 사이에 김성훈의 앞으로 온 이민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김성훈에게 주먹을 내리꽂았다.옥패는 중급 법술 정도는 막아줄 수 있었지만 물리적인 공격에는 반응하지 못 하는 듯했다.이민혁의 주먹질은 온전히 육체적 힘으로만 내리꽂은 물리적인 공격이었다. 법술만 연마했지 이런 물리적인 기술은 겪어본 적 없던 김성훈이었기에 피할 생각도 못 하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곧바로 김성훈에게 또다시 주먹이 날아와 꽂혔다. 김성훈은 반격 한 번 못 해보고 외마디 비명만을 남긴 채 꽤 먼 거리까지 날아갔다. 피를 토하며 바닥에 내리꽂힌 김성훈은 그 자리에 쓰러져 생사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잔혹한 광경에 김일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도망치기 시작
이성일의 집에 도착한 이성일 일가족은 이민혁에게 달려가 그를 추대하기 시작했다. 이민혁이 앉아있던 소파를 빙 둘러싼 채 이것저것 갖다 바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그런 이성일 일가를 바라보던 이민혁이 모두를 불러세우고 자리에 앉히며 얘기했다.“얘기해보세요, 앞으로 다들 어떻게 할지.”“뭐든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사부님께서 내리신 결정이라면 뭐든 따를 겁니다.”이성일이 예의를 차리며 공손하게 대답했다.이민혁이 잠깐 헛기침을 하더니 사뭇 진중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이건 여러분 집안 문제인데, 여러분들이 직접 결정하셔야죠. 하지만 김씨 집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응징할 겁니다.”예전부터 김씨 집안의 행동이 지나치게 독단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이민혁은 그들에게 어떠한 수단을 쓰든 벌을 주고야 말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씨 집안을 응징함으로써 다른 세력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줄 심산이었다.하지만 용기가 없었던 이성일은 겁에 질려 이민혁의 말을 묵묵히 듣기만 할 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겁먹은 이성일의 모습을 보던 이민혁이 가볍게 웃으며 얘기했다.“이렇게 하죠, 400억으로 배상하라고 전해요. 이 정도면 많이 봐준 거니까.”“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이민혁의 명령에 이성일이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 순간, 문밖에서 누군가의 부름 소리가 들려왔다.“사장님, 사부님, 양승수 왔습니다.”“여기가 어디가 어디라고 찾아와?”이준호가 불만스러운 음성으로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주현산장의 양승수도 이성일의 집 앞까지 찾아온 자신에게 놀랐다. 기껏 찾아온 이성일의 집에 이민혁까지 있다는 사실에 더 놀라버렸다.잠시 생각하던 이민혁이 입을 열었다.“들어오라고 하세요.”“사부님, 아무래도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문 앞에서 무릎 꿇고 안 들어오겠다고 버티고 있는데요.”하인이 난감하다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여유롭게 웃음을 터뜨린 이민혁이 몸을 일으켜 현관 쪽을 향해 걸어갔다. 이민혁이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본 이성일 일가가 다급하게 이민혁의
배달 기사는 진작에 지령을 받은 듯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민혁의 명령에 응답했다.“김성훈한테 전해하세요, 400억 빨리 준비해서 이성일한테 배상해주는 게 좋을 거라고. 최대한 봐준 게 이거니까.”이민혁이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광석을 전하러 와준 배달 기사 역시 일말의 거부감도 내비치지 않고 이민혁의 모든 요구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확인한 이민혁이 그제야 손을 휘저으며 이제 그만 가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이성일의 집 앞에 모인 인파들이 돌아가는 것을 확인한 이민혁 역시 이성일의 별장을 떠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 낌새를 알아챈 이성일과 그의 아들 이준호가 기를 쓰고 이민혁을 자신들의 집에 남겨두려 애썼다.어쩔 수 없이 이민혁은 이성일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러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날이 밝는 대로 방문을 활짝 연 이민혁의 눈에 방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이준호가 눈에 들어왔다.“이게 지금 뭐 하는 겁니까?”방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광경에 당황한 이민혁이 다급하게 이준호를 일으켜 세웠다.옆에서 이준호를 바라보고 있던 이성일이 둘에게로 걸어와 입을 열었다.“사부님, 제 아들 준호를 사부님의 수양아들로 거두어주십시오. 고집불통에 비열해 보일지는 몰라도 심성은 착한 아입니다. 데려가서 시종으로 쓰시면서 저희가 사부님께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이성일의 뜻을 알아들은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성일의 뜻을 받아들였다. 앞으로 그들에게 이민혁이라는 인물은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것이다.‘근데 수양아들이라니, 이제 대체 무슨 뜻이지? 나이가 이제 몇 살인데 벌써 집 밖으로 내보내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냐고.’이민혁이 어색하게 웃으며 얘기했다.“뜻은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서경시에 있을 때 저와 준호는 이미 얘기 다 끝냈습니다. 제가 당신 가문의 문제를 해결 해주는 대신, 저에게 이 광석들을 보내달라고요. 그렇게만 해준다면 바로 제가 여러분들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드릴 겁니다.”“그게… 정말입니까?”이민혁의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