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그는 기쁨을 금치 못하며 물었다. "이 공법의 신묘함은 정말 천고에 없던 것 같네, 정말 내가 수련해도 되겠는가?”"헛걸음시킬 수는 없잖아요?" 이민혁은 웃으며 대답했다. 이 공법은 비록 진용결과는 하늘 땅 차이이지만, 안요한에게는 마치 보물을 얻은 것과 같았다. 보아하니 그들 안가의 수행법문도 별로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듯싶었다.그러자 백오경도 다가와 돌계단을 바라보았지만 이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나의 공법을 수행하면서 개개인은 모두 부동한 성과를 얻게 되는 데 이는 근면과 타고난 높고 낮음에 달려있었다.그들이 배우기를 원한다면 하고 싶은 대로 놔둬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두 사람은 십여 분 동안 공법을 마음에 새겼지만, 그저 암기만 할 뿐 이해하려면 돌아가서 천천히 연구해야 했다.이민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유골을 향해 절을 행했다. "대부님, 저희가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와 많은 폐를 끼쳤습니다. 하지만 대부님의 공법도 물려받을 이가 생겼으니 이 또한 저희의 인연이라 할 수 있겠네요. 실례했습니다.”경례를 마치고 이민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초가집에서 나와 영액 앞으로 갔다."다른 것은 내가 갖도록 하죠.” 이민혁이 입을 열었다.두 사람은 당연히 의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민혁은 뇌인을 삽으로 삼아 이곳의 토양, 영액, 불나무, 그리고 기이한 화초들 모두 차례로 떠서 초공간으로 보냈다.이 모든 것을 끝내자 이미 새벽이었고, 이민혁은 벌거벗은 땅바닥을 바라보다가는 다시 그 초가집을 들여다보며 한동안 사색에 잠겼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유적 밖으로 나오자 이민혁은 돌아서서 절벽에 영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통로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이곳을 완전히 봉쇄해버렸다.유적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올라갈 수 없었다, 짐승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수행자들도 들어갈 수 없었다. 이 통로를 파괴함으로써 대부님께서 편히 눈감으시게 도우려는 이민혁의 마음에서였다.이때 안가의 모든
이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남자와 여자를 쳐다보았다. "이 식당이 너희들 꺼야?”“우리 집건 아닌데... 내가 밥 먹을 때 누가 밥맛 떨어지게 하는 건 용납 못 하지."남자는 쓸데없이 당당했다. 옆에 요염하게 차려입은 여자도 남자의 패기가 마음에 든다는 듯 웃고 있었다.이민혁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사장이 달려오더니 이민혁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냥 얼른 나가요. 그쪽이 건들 수 있는 사람이 아녜요.”"그래요? 그럼 한번 건들어 볼까요?” 이민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사장은 미간을 찌푸리고 몇 마디 더 설득하려 했지만 그 남자는 이미 소매를 걷어붙이고 험상궂은 모습으로 다가왔다.사장은 놀라서 재빨리 멀찍이 비켜섰고, 이때 이민혁은 백오경을 한번 쳐다보았다. 백오경은 금세 눈치를 채고 일어서서는 한걸음에 남자 앞에 섰다.남자는 눈앞이 아찔해지는 걸 느꼈고 순간 주먹 하나가 이미 그를 향해 다가왔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꼿꼿이 누워버렸고 옆에 있던 여자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멀찌감치 달아났다.백오경은 코웃음을 치며 이민혁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이민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주문을 했다. "사장님, 여기 국밥 두 그릇이요.”"아직도 밥 먹을 생각이 있어요?" 사장은 급히 발을 동동 구르며 이민혁의 곁으로 와서 귓속말했다: "이 사람은 부근의 깡패예요, 부하만 수십 명이죠. 당신이 그를 때렸으니 이 일은 끝이 없을 거예요.”"무서워 말고 국밥이나 가져다줘요." 백오경이 옆에서 소리쳤다.사장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국밥 세트를 가져왔고 이민혁과 백오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먹기 시작했다.그제야 남자는 어슬렁어슬렁 깨어났다. 그는 한참 후에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냈다. 코피를 한 번 닦고는 이민혁과 백오경 두 사람을 가리키며, 악랄하게 말했다. "두고 봐 이 새끼야, 내가 널 안 죽여버리면 남자도 아니다.”이민혁은 그의 말에 대꾸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백오경이 허허 웃
백오경은 콧방귀를 뀌며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었고 몇 분 후, 그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한 명씩 비명을 질렀다.남자는 얼빠진 눈으로 백오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그때 백오경은 이미 그에게 다가와서는 말했다. "밥 한 끼도 편히 못 먹고... 내가 여기서 널 패지 않으면 성이 풀리지 않을 것 같거든?”흉악한 표정을 하고 다가오는 백오경을 보던 남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서는 쏜살같이 뛰어가며 소리쳤다. "좀만 기다려, 사람을 불러 너희들을 혼내 주마!”백오경이 막 쫓아가려는데 이민혁이 그를 말렸다. "그냥 보내요?"“보아하니 도와줄 사람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이참에 다 해버리지 뭐. 아니면 사장님 맘 편히 장사도 못 하실 듯 하니.”백오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민혁 옆에 앉아 계속 식사를 했다.그런데 이때 사장이 놀라 백오경을 쳐다보았다. 한 사람이 20여 명을 맞서 싸웠는데 멀쩡하다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사장님 놀라지 마세요. 100명도 맞서 싸울 수 있는걸요?" 백오경이 자랑스레 말했다.이민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장님께 밥 한 공기 더 달라고 했고, 이번에는 사장님의 태도가 확연히 바뀌었다."두 분 천천히 드세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양건은 여전히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아요." 사장님이 말했다.그제야 두 사람은 방금 그 남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무서워하지 마시죠. 제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드린다고 말했잖아요. 해결되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좋아요, 좋아요." 사장님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두 사람은 국밥을 계속 먹었고, 바로 십여 분 후, 두 대의 무지막지하게 큰 차가 달려왔고, 대머리의 건장한 남자가 네다섯 명의 사내와 방금 그 양건을 데리고 국밥집을 향해 걸어왔다.사장님은 표정이 바뀌며 급히 이민혁과 백오경에게 말했다. "망했어요, 정 어르신이 오셨어요, 양건이 정 어르신을 모셔오다니 큰일이에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던 사장님은 갑자기 큰 재난이 닥친 것처럼 당황
"그건 아니고, 식당 안 물건들을 훼손시키기라도 할까 봐 그러지. 밖에 나가서 싸우든가.” 이민혁이 입가에 가볍게 미소를 지며 말했다."이 새끼가 진짜 뒤지려고." 수모를 느낀 정도하가 화가 나서 손을 흔들자 건장한 사나이들이 달려들었다.이 몇 사람은 분명히 양건 무리와는 다르게 동작에 힘이 있고 깔끔해 보였다.하지만 이때 백오경이 벌떡 일어나더니 이들 앞으로 달려와 번개처럼 빠른 몸놀림으로 몇 주먹에 이들을 벽에 받았고 그들은 피를 내뿜으며 쓰러졌다.정도하가 어리둥절해 하는 틈을 타 백오경이 그에게 다가와서는 그를 번쩍 들어 밖으로 내던졌다.정도하가 반응했을 때는 백오경이 이미 그의 십여 개의 뺨을 때린 상태였다.짝, 짝하는 따귀 소리에 정도하는 어지러워 한동안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 없었다.백오경은 뺨을 때린 뒤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이 정도 실력으로 무슨, 나 참 웃겨서.”이때 이민혁은 밖으로 나와서는 얼굴이 푸르스름한 정도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싸움 좀 한다고 감히 이렇게 날뛰다니, 참 세상 물정 모르는구나.”정도하는 머리를 흔들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는 원래 이렇게 조그마한 일에서 체면을 구기게 될 줄 몰랐다,.만약 이 자리에서 체면을 되찾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지낼 수 있겠는가?"우쭐대지 마! 좀만 기다려, 내가 더 센 사람을 데리고 올 테니까." 정도하가 이를 갈며 말했다.백오경은 욕설을 퍼부었다.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내가 매운맛을 한번 보여줘야 곱게 꺼질 테야?”백옥당 앞으로 나서면서 정도하한테 한 수 제대로 가르쳐주리라 마음먹었다.수준 미달의 쓰레기가 그와 같은 영경 수행자 앞에서 어찌 감히 이렇게 날뛰는 건지?그러나 이민혁은 손을 뻗어 그를 가로막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도 인산의 진짜 우두머리는 아닌 것 같은데, 가서 우두머리를 불러오시오, 기다리겠네.”"그래, 배짱도 큰 새끼." 정도하가 말하며 일어나자 부하들 몇 명도 허우적거리며 도망치듯
이 사람이 내리고 정도하도 나타나 그의 귀에 뭐라고 중얼거렸고, 양복남은 이를 듣고는 가게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우두머리가 왔네, 진기경... 백오경, 잘 해봐." 이민혁이 웃었다.백오경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진기경의 쓰레기도 처리하지 못할까 봐요.”백오경은 전혀 그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이민혁도 조금은 실망했다. 인산시의 싸움 대장이 고작 진기경의 실력밖에 없다니...양복남은 식당으로 가 이민혁과 백오경 맞은편에 바로 앉았다. 두 경호원이 뒤에 서 있고, 코와 얼굴이 멍이 들어 부은 정도하가 옆에 서서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두 분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양복남이 점잖게 물었다."백오경, 이쪽은 제 보스 이민혁입니다.”양복남은 천천히 말했다. ”아 그렇군요. 제 부하를 때렸다고 들었는데 혹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제가 사과드리라고 하죠.”이민혁이 들어보니 이 사람은 이치를 따지는 사람 같아 보였다. 하여 방금 일어난 일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이를 들은 양복남은 정도하를 보며 물었다. "정도하, 진짜야?”"그렇습니다." 이 사람은 명망이 두터운 분이라 정도하도 거짓말을 못 하고 바로 승인했다.양복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여기 두 분과 사장님께 사과해. 아, 그리고 돌아가서 양건의 다리를 부러뜨려.”"예."정도하는 감히 거역하지 못하고 이민혁과 백오경을 향해 사과했다.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사장님, 여기 있는 물건은 제가 배상하겠습니다."정도하가 이민혁과 백오경에게 사과를 하고 사장님을 향해 말했다.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이민혁도 양복남을 향해 한마디 했다. "부하들을 잘 가르쳐주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당신도 신분 있는 사람인데, 그들이 이렇게 제멋대로 날뛰는 것은 당신의 평판에도 좋지 않지 않겠어요?”"앞으로 엄하게 가르치겠습니다." 양복남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 사람의 태도
이민혁과 백오경이 멍하니 서 있는 걸 바라보던 정도하는 험상궂은 웃음을 지었다. "인제야 두려운 건가? 인산시의 안가는 너희들이 상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당신들은 분명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이민혁은 양복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안천성." 양복남이 대답하며 손가락 두 개를 내밀자, 뒤에 있던 경호원 두 명이 연신 고가의 담배를 건네고, 다른 한 명은 전용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이민혁은 웃으며 정도하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 성은 안씨고, 저 사람 성은 정씨인데, 당신네 안가 사람은 아니지 않나요?”"그건 그렇죠, 하지만 그는 제 사람이죠." 안천성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이때 이민혁은 다시 자리에 앉았고 백오경도 따라 앉았다. 하지만 백오경의 입가에는 이상한 웃음이 새여나 왔다."안가 사람들도 그쪽이 밖에서 이런 사람들을 키웠다는 걸 아십니까?" 이민혁이 물었다.안천성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무엇을 하든 족장님은 신경 쓰지 않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죠. 그게 가문의 의의 아니겠어요.”"잘 모르겠는데요." 이민혁은 껄껄 웃었다.안천성은 담배를 한 모금 피워물며 비웃었다. "너희들이 어찌 가문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 너희들에게 말해도 소용없다. 당신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만 잘 생각해 보아라.”"그럼 어떻게 해결할까요?" 이민혁이 되물었다.안천성은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그들에게 사과하고 한 사람이 손 하나씩만 남기면 넘어가 주지.”“손?" 이민혁이 웃었다. "싫다면?”안천성은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지며 차갑게 말했다. "그건 그쪽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거야.”이때 안천성이 손가락을 뻗어 책상 위를 가볍게 긁자 그의 진기에 책상이 반반씩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양쪽으로 넘어졌다.가게 사장님은 두 눈을 부릅떴다. 이게 무슨 신기한 능력이란 말인가, 백오경보다 훨씬 대단해 보였다.그는 한순간 너무 당황하였다. 이 두 사람은 오늘 큰코다칠 것이 뻔해 보였다. 그리고 그 또한 쉽게
이민혁은 콧방귀를 뀌며 백오경을 향해 말했다. “저놈의 손목을 쳐라.”안천성이 이렇게 포악하니, 그도 이제는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었다.백오경은 진작부터 이 순간을 기다렸다. 그는 천천히 일어섰고, 경호원 두 명이 고함을 지르며 그를 향해 돌진했다.백오경이 주먹으로 한 방씩 먹이자 두 사람은 끙끙거리며 쓰러졌고, 백오경은 곧장 안천성한테로 달려갔다.안천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의 몸에는 진기가 가득 찼고, 양손에 진기를 모아 백오경의 목덜미와 옆구리를 향해 공격했다.하지만 백오경은 한순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안천성은 자신이 고수를 만났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이때 백오경은 이미 그의 뒤에 나타나 안천성의 등을 한 대 때렸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안천성은 입에서 피를 뿜으며 비틀거렸다.백오경은 바싹 따라붙어 한쪽 팔을 잡고 다른 한쪽 손은 칼처럼 손바닥을 세워 강력한 영능으로 안천성의 팔을 모질게 베어버렸다.투둑 하는 소리와 함께 핏방울이 사방으로 튀었고, 안천성의 한 손은 이렇게 잘려져 백오경에 의해 바로 밖으로 던져졌다.안천성은 비명을 지르며 구석에 쓰러져 겁에 질려 백오경을 바라보았다.백오경은 냉소를 지으며 이민혁 옆으로 돌아와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정도하도 그의 두 눈을 의심했다. 그는 이미 입도한 수행자였는데 그가 손목을 잘렸다니.이민혁은 안천성을 보며 물었다. “아직도 자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나요?”“너, 너희들.” 안천성은 자신의 부러진 팔을 감싸며 소리쳤다. "우리 안가에는 영경에 오른 수행자도 있어. 우리 어르신은 이미 어젯밤에 출관하여 성역의 강자가 되셨거든. 감히 내 팔을 부러뜨리다니. 우리 가장과 어르신들이 반드시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당신들은 분명 비참하게 죽을 것이라고.”미친 듯이 울부짖는 안천성을 바라보던 이민혁은 바로 안승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전화에서 안승주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지시사항 있으십니까?”“안가에 혹시 안천성이라는 사람이 있습니까?”그러자
그 시각, 안천성은 이미 혼비백산한 상태이다. 그는 이민혁이 안씨 가문의 족장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족장이 이민혁을 선배님이라고 칭하며 이토록 공경하게 모실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족장이 이민혁을 대하는 말투만 들어도 안천성은 이민혁이 절대 일반인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적어도 안씨 가문의 족장은 그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인데 그게 아니라면 족장이 이민혁을 이토록 공손하게 모실 리는 없다.하지만 족장과 이민혁은 대체 어떻게 아는 사이란 말인가? 노조도 있지 않은가? 안씨 가문의 노조는 성역에 도달한 사람인데 가문의 족장이 이민혁을 존칭하는 것을 용납한단 말인가?족장의 등장에 안천성은 마음속에서 파도가 휘몰아치며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지만, 여전히 달갑지는 않았다.“족장님, 전 가문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돈을 벌어 왔습니다. 저를 이렇게 대하면 안 되죠. 노조 더러 당장 나오라고 하세요. 전 오늘 기필코 이민혁을 죽여버리고 말겠습니다.”“안천성, 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안천성의 목소리를 들은 안승주는 현재 무슨 상황인지 대충 파악이 되었다.틀림없이 안천성 저놈이 교만하고 횡포하게 다니다가 이민혁을 건드려 벌을 받고 있음이 틀림없었다.이민혁이 어떤 사람인데?이민혁은 노조조차 상대가 되지 않는 어마무시한 존재이고 그와 동시에 가문을 위해 신비한 공법을 얻어준 대은인이기도 했다. 그런데 안천성이 감히 그런 선배님을 건드렸다고?여기까지 생각하자 순간 화가 치밀어오른 안승주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안천성, 너 지금 감히 누구한테 건방지게 구는 거야? 선배님이 어떤 분인 줄 알아? 너 딱 기다려. 내가 지금 당장 인산시로 가서 혼쭐을 내줄 테니. 넌 뼈가 산산조각이 나서 선배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줄 알아.”안천성은 그 말을 듣자마자 그대로 넋이 나가고 말았다. 그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족장은 이미 영경 수행자인 데다가 노조도 이미 출관하여 공포의 성역 강자가 되었는데 그들 안씨 가문은 왜 이 사람을 이토록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